마이리얼트립 디자인 - mailieolteulib dijain

마이리얼트립이 디자인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방법

이 아티클은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덕트 디자인> 시리즈 2화입니다.

과거에는 프로덕트라고 하면 하드웨어적인 부분만 해당되었지만 소프트웨어 시장이 발달하면서 프로덕트의 의미가 소프트웨어까지 확장됐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이러한 의미의 확장으로 새롭게 생겨난 직업이다.

박종민 마이리얼트립 디자인 팀장은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디지털 프로덕트를 설계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을 지칭한다"고 말했다. 즉, 사용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사람이라는 의미. 모바일 앱을 사용하는데, 어딘지 모르게 어색함을 느낀다면 그때가 바로 프로덕트 디자인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것. 사용자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일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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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민 | 마이리얼트립 디자인 팀장

현) 마이리얼트립 디자인 팀장
전) 마이리얼트립 프로덕트 디자이너
전) 아내의 식탁 UI/UX 디자이너 
전) 리니어블 UI/UX 디자이너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디자이너 박종민이라고 합니다. 학생 시절에는 일러스트레이션과 순수 예술을 공부했어요. 졸업 후에 프리랜서 활동도 하고, 대기업에서도 짧게 재직했는데 고객의 목소리를 가까운 곳에서 듣고 싶어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게 됐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는 <디자인 나침반>이라는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UX디자이너, UI디자이너, 프로덕트 디자이너 등 그 분류가 조금 어려운 거 같아요. 
보통은 프로덕트 디자인은 보통 ①현상을 파악하고(탐색 Discover) ②문제가 무엇인지 정의한 뒤(정의 Define), ③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설계하고(설계 Design) ④사용자에게 제품을 전달하는(전달 Deliver) 단계를 거쳐 디자인이 완성됩니다. 이때 담당하는 범위에 따라 디자이너의 분야가 나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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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디자이너는 제품 설계의 1단계인 탐색을 담당합니다. 사용자를 이해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연구하는 직군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UI 디자이너는 시각화에 집중하는 직군으로, 3단계인 설계를 담당합니다. UX 단계에서 도출한 워크플로우나 프로토타입을 바탕으로 프로덕트를 기획하고, 타이포그래피, 아이콘 등의 시각 기법을 이용해 레이아웃을 제작합니다.

UX/UI 디자이너는 UX와 UI가 결합한 직군으로, 2단계 정의를 담당합니다. 과거에는 UX, UI가 나뉘어있었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두 가지를 함께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요.

전 과정에 관여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도 있습니다. UI/UX에 대한 이해를 넘어 제품 그 자체를 관리하는 매니저 역할을 맡는 직군입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라고 해도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꽤 차이가 있네요.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은 어떠한 역량이 요구되나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겠지만, 보통 ①생각법 ②UX 설계 ③UI 설계 역량이 필요해요.

생각법이라고 하니, 다소 모호하게 느껴지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할 수 있나요?

먼저 결과물에 대한 타당한 이유를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논리력이 필요해요. 그리고 본인이 선택한 디자인이 최선의 답인지 판단하는 비판적 사고도 중요하죠. 여기에 아이디어의 구체적인 디자인을 상상하는 능력은 타 직업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를 읽고 해석하는 데이터 리터러시가 필요한데, 디자인 설계를 위해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 알아내 수집하는 능력까지 포함할 수 있죠.

UX설계에서는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먼저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사용자가 특정한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인지, 행동 심리학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해요. 또한 설문조사나 프로덕트 사용 기록 등의 행동 결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행동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해요. 즉, 정량조사가 필요한 것이죠. 여기에 사용자 인터뷰나 사용성 테스트 등을 통해 사용자의 사고방식을 파악할 수 있는 정성조사도 요구돼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험 설계가 중요합니다. 사용자가 서비스를 경험하는 단계를 가시적인 형태로 가공할 수 있어야 하죠. 페르소나, 카드소팅, 유저 저니맵, 와이어 프레이밍 등의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UI설계는 또 다른 요소가 중요할 거 같아요.

UI 설계 시에는 먼저 도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사용자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물리적인 도구부터 IOS, 안드로이드 등 무형의 도구까지 다양하게 사용합니다. 디자이너는 이런 도구의 차이에 대해 깊이 알아둬야 합니다. 두 번째는 시각 디자인이에요. 매끄럽게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색, 아이콘, 레이아웃 등 다양한 시각 기법의 효과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해요. 세 번째는 프로토타이핑이에요. 개발에 비용을 투입하기 전, 최적의 디자인인지 검증할 프로토타이핑 제작 능력이 중요해요. 네 번째는 디자인 시스템입니다. 반복 사용하는 요소를 규격화하는 디자인 시스템 구축 능력이 필요하죠.

그렇다면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나요. 앞서 말씀하신 능력과 관련 있을 것 같아요.

보통 ①디자인 사고 ②린(Lean) ③애자일(Agile) 이렇게 3가지 방식을 사용해요. 이 3가지의 장점을 섞은 고객 기반 개발법이 가장 널리 쓰이고 있고요. 능력이 좀 더 미시적인 이야기였다면 문제해결 방식은 거시적인 이야기입니다. 셋 모두 최소한의 비용으로 가설을 검증하고 목표 달성 확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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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디자인 사고란, 고객에게 공감하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논리적인 연관성을 뛰어넘어서 직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통합적 사고가 바로 디자인 사고입니다. 공감 - 정의 - 구현 - 검증 과정을 거치며 제한 없이 발상을 떠올린 뒤, 현실성을 고려해 수정하는 방식입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단 만들고 사람들에게 보여준 뒤 고치는 전통적인 디자인 방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린은 빠르게 프로덕트를 만들어 데이터를 측정하고 배운 것을 반영하는 방법을 말해요. 서비스 방향 조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시장과 고객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완벽한 계획이 불가능해졌고, 빠른 피드백 반영을 중시한 린이 탄생했습니다. 린은 만들기 – 측정 – 학습을 반복하는 사이클로, 가장 중요한 개념은 학습입니다. 배운 내용과 기존 계획과 다르다면 과감히 계획을 수정하는 ‘피벗’이라는 말이 있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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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방식인 애자일은 최소 단위로 핵심가치를 전하자는 철학입니다. 린과 애자일 모두 빠르기에 초점을 맞췄지만 린은 학습하고 반영하는 데에, 애자일은 서비스 단위를 작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둔 방식입니다. 제조업의 시대에서는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가 중요해 단계별로 정해진 일만 수행하는 워터폴 방식이 사용됐어요. 하지만 스타트업은 같은 방식으로는 이길 수 없었죠. 그래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문제해결 방식을 바탕으로 마이리얼트립의 디자인 원칙을 소개 부탁드려요.

① Empathy 사용자에게 공감하는
② Simple 꼭 필요한 것들로만 만드는
③ Clarity 오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④ Consistency 한 번 학습하면 다시 학습할 필요 없는
저희는 이 4가지 디자인 원칙에 기반해 제품을 설계합니다.

이런 원칙을 적용하여 마이리얼트립은 문제 정의 - 제품 설계 - 결과 측정 과정을 거쳐 서비스가 개선됩니다. 디자인 원칙은 제품 설계 단계에서 특히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프로덕트 디자인의 시작은 고객의 문제를 정의하는 것부터입니다.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고객 인터뷰와 유저 테스트를 진행한 뒤, 고객 경험을 상상해 프로덕트를 설계합니다. 디자인 원칙에 기반해 제품을 설계하고, 문제가 해결됐는지 지표로 확인해요. 이렇게 학습된 결과를 반영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말씀하신 과정이 잘 드러나는 사례를 소개해주시겠어요?

혜택을 한눈에 보이게 개선한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호텔 메타 개선 프로젝트라고 부르는데요. 한정된 리소스로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마이리얼트립에서는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등 여러 예약 서비스를 통합 검색할 수 있는데, 서비스별 혜택이 보이는 데까지가 복잡했습니다. 그래서 문제를 정의하는 것부터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 고객: 숙소를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하고 싶다
  • 회사: 한정된 리소스로 예약 전환율을 높여야 한다
  • 문제: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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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선택 요소를 배제하고 저렴한 가격이란 단 하나의 요소에만 집중했어요. 다른 요소까지 고려하면 많은 리소스가 투입돼야 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UI로 해결하기 위해서 메인, 리스트페이지, 객실 비교 상세페이지를 개선했습니다. 예약 서비스에 따라서 어떤 혜택이 있는지 알려주고, 궁금하면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게요. 빠른 해결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이었습니다. 한 달간 모니터링한 결과, 다른 변수 없이 평균 2배 정도 전환율이 증가한 걸 확인했습니다.

다른 사례 하나만 더 부탁드려요.

탐색 기능 개선 프로젝트도 소개할만합니다. 고객 여정의 막다른 벽을 개선해, 뒤로 가기의 사용을 줄인 프로젝트입니다. 기존 메인 페이지는 모든 정보를 최대한 알려주자는 목표 아래, 다양한 컨셉의 상품 묶음을 테마 형태로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이 형태는 고객이 몇몇 상품 문구만 보고 상품이 이것밖에 없다는 오해를 살 수 있었습니다.

  • 고객: 제주도에서 할만한 것을 찾고 싶다
  • 회사: 제주도 체험&입장권 예약률 증가가 필요하다
  • 문제: 닫힌 경로가 많아 고객이 길게 탐색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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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최종 목표를 제주도만의 독특한 체험, 입장권을 발견하는 것으로 설정했고, 고객이 몇 개의 상품을 둘러보다가 이탈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탐색을 위해선 메인으로 계속 돌아가야 하는 불필요한 과정 때문이었습니다. 문제를 UI로 해결하기 위해서 상품이 없다고 오해할 수 있을 만한 테마 진입점을 제거했고, 탭과 필터를 이용해서 상품을 지속해서 탐색할 수 있는 진입점을 추가했습니다. 도시 페이지로 이동하는 경로도 만들었습니다. 출시 후 약 두 달간 모니터링했고, 결제 전환율이 약 2.5배 정도 상승했습니다.

* 본 아티클의 영상은 원티드 플러스를 통해 시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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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이성경ㅣ원티드 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