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하우스 아이돌 - dib hauseu aidol

아이돌로지는 삼성뮤직과 함께 아이돌 음악을 조금만 더 파보는 “아이돌 딥리스닝” 시리즈를 진행한다. 플레이리스트는 갤럭시 전용 서비스인 삼성뮤직에서 들으며 즐길 수 있다. 본 원고는 2017년 12월 게재되었다.

2017년 한 해 동안 수많은 아이돌이 하우스라는 큰 장르 아래의 세부 장르를 타이틀 곡으로 내밀었다. 수없이 언급된 트로피컬 하우스(Tropical House)가 대표적이다. 하우스는 1980년대에 미국, 시카고의 클럽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개러지로, 디트로이트로 넘어가서는 디트로이트 테크노로 변모했다.

하우스의 가장 큰 음악적 특징은 역시 리듬이다. 드럼 머신을 애용하고, 반복적으로 포 온 더 플로어(Four on the Floor) 리듬을 사용하며, 오프 비트 하이햇과 신시사이저로 베이스라인을 만든다. 그런 점에서 디스코와 비슷하다 할 수 있겠지만, 디스코가 퍼포머의 노래에 중점을 둔 반면, 하우스는 전적으로 리듬을 중요하게 여겼다.

포 온 더 플로어 리듬

사실 케이팝 속 하우스를 이야기할 때, 어떤 곡이 어떤 장르라고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대부분 곡이 여러 장르에서 듣기 좋은 부분만을 가져와 만들기 때문이다. 1997년에 발매된 H.O.T.의 ‘We Are The Future’는 인트로에서는 시카고 하우스의 피아노 리듬을, 버스로 진입하면서는 UK 훵키(UK Funky)의 색을 띤다. 그래도 본격적인 장르 색 역시 조금씩 엿볼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샤이니(SHINee)의 ‘View’는 딥 하우스(Deep House)를 케이팝에 완벽히 녹여낸 예다. f(x)의 ‘4 Walls’는 딥 하우스를 표방했지만, 사용되는 리듬은 UK 개러지에 가깝다. 비슷하게 샤이니의 ‘SHIFT’ 또한 UK 개러지의 색이 잔뜩 묻은 곡이다.

시카고 하우스 스타일 믹스

딥하우스 스타일 믹스

올해 여름 케이팝에서 가장 뜨거웠던 장르는 단연 트로피컬 하우스다. 밝은 풍의 멜로디와 강한 베이스, 시원함을 주는 마림바에 케이팝 특유의 발랄함 혹은 애절함이 들어간 음악은 상당히 매력적이었고, 그만큼 많은 곡이 나왔다. 유행에 힘입어 뭄바톤 또한 대세였던 것도 사실. 그러면서도 에이스(A.C.E)처럼 대놓고 하드스타일을 추구하는 곡도 있었고, 루나의 ‘Free Somebody’나 f(x)의 ‘Rude Love’와 같이, 시카고 하우스의 요소를 차용한 곡도 찾아볼 수 있다.

UK 훵키 스타일 믹스

UK 개러지 스타일 믹스

물론, 약 4~5년 전 유행한 일렉트로 하우스, EDM 스타일도 즐비하다.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꼭 꼽아야 하는 곡은 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다. 반복적인 포 온더 플로어 리듬과 귀에 쏙 들어오는 신시사이저 리드에 오토튠까지, 일렉트로 하우스가 지녀야 할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그 외에도 레드벨벳의 ‘You Better Know’처럼 데이비드 게타(David Guetta)를 연상케 하는 곡도 존재한다.

여러 곡을 꼽았지만, 실제로 ‘하우스의 요소를 사용한 음악’이라면 더욱 많은 곡을 찾을 수 있다. 하우스라는 장르가 댄스 음악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이기 때문이다. 댄스가 절대 빠질 수 없는 한국의 아이돌 그룹들이 댄스 음악인 하우스를 선택한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하우스의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2018년에도 하우스를 사용한 케이팝은 더욱 늘어날 듯하다.

아이돌 딥리스닝: 아이돌 백 인 더 하우스 / 총 49곡
  • 하이라이트 – Celebrate
  • f(x) – 4 Walls
  • 샤이니 – Shift
  • 샤이니 – View
  • 태연 – Why
  • 태연 – Cover Up
  • 레드벨벳 – Zoo
  • 레드벨벳 – Some Love
  • 종현 – White T-Shirt
  • f(x) – Deja Vu
  • f(x) – Rude Love
  • f(x) – Papi
  • f(x) – Cash Me Out
  • f(x) – Step
  • f(x) – 12시 25분
  • f(x) – All Mine
  • 루나 – Free Somebody
  • 여자친구 – 바람의 노래
  • 태연 – Fashion
  • 레드벨벳 – You Better Know
  • 트와이스 – I’m Gonna Be a Star
  • NCT 127 – Switch
  • 다이아 – 굿밤
  • 엑소 – Monster
  • 승리 – 할 말 있어요
  • 빅뱅 – Monster
  • 빅뱅 – Fantastic Baby
  • 2NE1 – 내가 제일 잘 나가
  • 2NE1 – I Love You
  • 지소울 – 미쳐있어 나
  • H.O.T. – We Are The Future
  • 빅뱅 – 하루하루
  • 빅뱅 – 마지막 인사
  • 빅뱅 – Tonight
  • 빅뱅 – 거짓말
  • 브라운아이드걸스 – L.O.V.E
  • 브라운아이드걸스 – Sign
  • 브라운아이드걸스 – Abracadabra
  • 베리굿 – 안 믿을래
  • 위너 – Really Really
  • 악동뮤지션 – Dinosaur
  • 더보이즈 – Boy
  • 세븐틴 – Swimming Fool
  • 엑소 – Artificial Love
  • NCT 127 – Summer 127
  • NCT 드림 – My Page
  • 유리 x 서현 – Secret
  • EXID – Alice
  • A.C.E – Ca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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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하우스 아이돌 - dib hauseu aidol

Special아이돌 팝의 대세를 넘은 표준, 딥 하우스

하우스(House)는 1980년대 초반부터 오랫동안 댄스 음악의 가장 기본적인 장르로써 굳건히 발전해왔다. 미국 시카고 일대의 클럽에서 DJ로 활동하던 Frankie Knuckles를 필두로 디스코의 포 온 더 플로어(four on the floor) 박자 같은 특징들에 소울, 재즈, 펑크(Funk) 등의 흑인 음악을 결합하고 턴테이블이나 드럼 머신 등의 전자 음악 장비를 곁들이며 본격적으로 형성된 하우스는 이후 여러 갈래로 분화하며 현재까지에 이른다. 이후 프로그레시브/일렉트로 하우스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EDM"이 유행하기 시작한 2000년대로 들어오며, 하우스라는 장르 자체가 주류 댄스 음악부터 인디 전자 음악까지 넓은 영역에서 재조명을 받고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화되기 시작했다.

글 | 나원영 (웹진웨이브 에디터)

딥 하우스 아이돌 - dib hauseu aidol

그 과정에서 다시금 주목받은 딥 하우스는 사실 Frankie Knuckles와 더불어 시카고 신에서 활동하던 DJ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시카고 하우스 때부터 지금까지도 유지되는 여러 특징들을 띄고 있다. 기존의 하우스나 여타의 댄스 음악들보다는 훨씬 더 느린 100 BPM 정도의 비트를 바탕으로 삼은 덕에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고, 여러 신스음과 잘게 구성된 킥과 스네어, 하이햇으로 이뤄진 비트들을 주요 요소로 사용하는 게 딥 하우스의 주된 특징이다. 이렇게 1980년대 중후반에 형성된 이후의 딥 하우스는 하우스의 인접 장르들과 더불어 발전하며 DJ Sprinkles나 Luomo 같은 2000년대의 음악인들에 의해 이어졌고, 개러지 하우스에서 UK 개러지까지의 인디 전자 음악에서의 흐름과도 교차되며 진행되었다. 최근의 훌륭한 사례로는 Nicholas Jaar와 그의 프로젝트인 Against All Logic의 음반들을 들 수 있다.

#SM의 2015년, 딥 하우스의 도입

딥 하우스 아이돌 - dib hauseu aidol

영미권의 팝에서는 한두 해 전부터 Jamie XX와 Disclosure가 UK 개러지와 딥 하우스를 깔끔하게 결합하던 와중인 2015년, SM에서 낸 두 장의 음반이 국내 아이돌 팝 음악에 딥 하우스를 끌어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음반들이 바로 SHINee의 [Odd]와 f(x)의 [4 Walls / COWBOY]다. 데뷔부터 일종의 남매 그룹 같았던 두 팀은 영미권의 UK 개러지와 결합된 딥 하우스 사운드를 선보였다. 영국의 작곡가 팀인 LDN Noise와의 본격적인 협연으로 탄생한 'View'와 '4 Walls'을 비롯한 여러 곡들은 기본적인 딥 하우스에 UK 개러지 특유의 몽환적이고 흐릿한 질감과 빽빽한 퍼커션을 통한 비트 운용을 더했다. 이후 LDN Noise가 SM을 중심으로 작업한 다양한 노래들은 아이돌 팝에서 딥 하우스/UK 개러지가 적용되는 방식을 확실히 잡아놓았다.

딥 하우스 아이돌 - dib hauseu aidol

물론 런던 노이즈와 SM만이 딥 하우스를 국내의 팝적 성향과 결합한 것만은 아니다. [Odd]와 [4 Walls]의 발매일 사이에 나온 G.Soul의 EP [Dirty]는 G.Soul이 오랫동안 탐구하고 연마해온 얼터너티브 R&B에 딥 하우스를 비트로써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동시대의 R&B 보컬과 딥 하우스/UK 개러지가 결합되어 만들 수 있는 개성 있는 사운드를 정착했다. 이렇게 2015년에 SM을 중심으로 나온 일련의 시도들은 이후 딥 하우스가 본격적으로 국내 아이돌 팝에 있어서 일종의 "대세"를 넘어 기본적인 장르로 나아갈 수 있는 시초가 되었다.

이 표는 리스트로 체크박스, 번호, 곡명, 아티스트, 앨범, 좋아요, 뮤직비디오, 다운로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표 하단에 제공하는 전체선택, 듣기, 다운로드, 담기,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NO

곡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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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비

다운

1

4 Walls (Japanese Ver.) 4 Walls (Japanese Ver.)

f(x)

4 Walls / COWBOY

2

View View

SHINee (샤이니)

Odd - The 4th Album

3

미쳐있어 나 미쳐있어 나

지소울 (GSoul)

Dirty

#결합되는 장르, 갱신되는 개성

딥 하우스 아이돌 - dib hauseu aidol

이후 SM은 현재까지도 딥 하우스를 주된 장르로 삼아 지속적으로 그들만의 아이돌 팝을 만들고 있다. 물론 이것이 단순 반복이 되지 않는 건, UK 개러지뿐만 아니라 딥 하우스 주위에 있는 다른 여러 장르들과도 합쳐냈기 때문이다. 상징적인 두 음반이 나온 바로 다음 해인 2016년에 솔로 음반을 낸 루나와 태민은 "퓨처"한 여러 베이스 뮤직이나 얼터너티브 R&B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를 합치며 그룹 활동으로 이룩한 이전의 성과를 확실히 변주해냈다. 이 중에서도 딥 하우스의 하위 장르인 퓨처 하우스를 주되게 사용한 루나의 'Free Somebody'와 이전에 소개했던 퓨처 베이스 식의 신스음을 더하고, 이를 감각적인 안무를 통해 시각적으로 선보인 태민의 'Drip Drop'이 특히나 빛난다.

딥 하우스 아이돌 - dib hauseu aidol

이러한 장르적인 발전은 단순히 SHINee와 f(x)의 것만도 아니었다. 2015년 이후 SM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기획과 작업에서 일종의 디폴트 값처럼 딥 하우스/UK 개러지 사운드가 들어가게 되었다. 이후 등장한 SM의 여러 그룹들이 이를 자유롭게 활용해냈지만, 오래전부터 SM식 아이돌 팝을 들려줬던 선대 뮤지션들이 이 장르를 활용하는 방법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중 2018년의 근작들인 동방신기(TVXQ!)의 'Puzzle'과 보아(BoA)의 'ONE SHOT, TWO SHOT'은 특히나 주목할 만하다. 'Puzzle'은 솔로 곡으로서 유노윤호의 출중한 보컬에 맞는 변주와 장르적 문법 사이에서 균형을 맞췄고, 'ONE SHOT, TWO SHOT'는 독특한 신스음과 비트를 위주로 보아에게 딱 맞는 감각적인 편곡을 시도한다. 이 경우, 딥 하우스라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장르가 이미 중견 뮤지션으로써 차근차근 형성해 놓은 이들의 고유한 스타일에 성공적으로 이식되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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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ree Somebody Free Somebody

루나 (LUNA)

Free Somebody - The 1st Mini Album

2

Drip Drop Drip Drop

태민 (TAEMIN)

Press It - The 1st Album

3

퍼즐 (Puzzle) (Sung By U-KNOW) 퍼즐 (Puzzle) (Sung By U-KNOW)

동방신기 (TVXQ!)

New Chapter #1 : The Chance of Love - The 8th Album

4

ONE SHOT, TWO SHOT ONE SHOT, TWO SHOT

보아 (BoA)

ONE SHOT, TWO SHOT - The 1st Mini Album

#다양한 표준이 되어가는 딥 하우스

딥 하우스 아이돌 - dib hauseu aidol

아이돌 팝에서 훌륭한 딥 하우스 사운드를 추구하는 건 당연히 SM만은 아니다. 2015~2016년을 기점으로 딥 하우스는 기획사와 스타일을 막론하고 아이돌 팝에 넓게 퍼져나갔다. 많은 시도들 중에서도 이를 가장 깔끔하게 접목해낸 팀은 의외로 EXID였다. 첫 정규 음반 [Street]에 수록된 'Cream'은 LE의 프로듀싱 덕에 확실한 보컬과 실력 있는 랩이 중심인 EXID 특유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조금 더 팝적으로 변주된 딥 하우스를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딥 하우스 아이돌 - dib hauseu aidol

한편, 뉴이스트 또한 그들의 개성에 딥 하우스를 더하는 시도를 해왔다. 주로 작사/작곡을 맡은 범주(BUMZU)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R.L.T.L'이나 이후 뉴이스트W로써 낸 'Shadow' 같은 곡들은 딥 하우스라고 해서 무조건 SM적인 특징이 드러나는 것만은 아니며, 기존의 보이 그룹들이 추구해온 팝의 방식과도 적절히 들어맞을 수 있다는 점을 잘 들려준다.

딥 하우스 아이돌 - dib hauseu aidol

한편, UK 개러지/딥 하우스를 결합한 SM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곡으로는 당연히 공원소녀의 'Puzzle Moon'이 있다. 공원소녀가 들려주는 UK 개러지와 결합된 딥 하우스 사운드는 [4 Walls]의 'Rude Love'나 'Papi' 등의 영향이 짙게 드러난다. 하지만 'Puzzle Moon'은 f(x)가 그랬던 것처럼 장르적으로 훨씬 더 마니악하게 나아가기보다는, 조금 더 가벼운 베이스와 몽환적인 신스음을 이용하며 나름의 차별점을 두는 동시에 SM식 딥 하우스/UK 개러지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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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곡명

아티스트

앨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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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1

Cream Cream

EXID

STREET

2

R.L.T.L (Real Love True Love) (one morning) R.L.T.L (Real Love True Love) (one morning)

뉴이스트

The 5th Mini Album 'CANVAS'

3

Shadow Shadow

뉴이스트 W

WHO, YOU

4

Puzzle Moon (퍼즐문) Puzzle Moon (퍼즐문)

공원소녀 (Girls in the Park)

밤의 공원 (THE PARK IN THE NIGHT) Part one

딥 하우스 아이돌 - dib hauseu aidol

이렇게 f(x)에서 공원소녀까지 다양한 행로를 거치며 내려온 딥 하우스의 짧지만은 않은 역사를 훑어보면, 장르가 탄탄하게 만들어진 기반을 바탕으로 UK 개러지 등 다른 영역과도 결합되고, 그렇게 국내의 아이돌 팝에서도 마찬가지로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를 보면 딥 하우스는 아이돌 팝에서 단순한 대세가 아니라, 아이돌 팝에서 차지한 그 주요한 위치를 한동안 이어가며 하나의 장르적 표준형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딥 하우스 아이돌 - dib hauseu aidol

웨이브

대중음악과 문화를 '다른 관점'으로 살펴보자는 취지로 창간된 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