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6. 12. - gyeong-gi jonglyo, 6. 12.

이제는 롤드컵, LCK 대표 4팀인벤 Team LoL

LCK 1번 시드는 젠지다.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할 때마다 '이번엔 다르다'를 외쳤던 젠지였는데, 이번엔 진짜 달랐다. 체급 면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던 젠지인데, 이제는 유동적인 부분까지 겸비하며 T1을 3:0으로 잡고 LCK 1번 시드 타이틀을 따냈다. 실력과 별개로 '우승'이라는 경험이 부족했던 선수들에게도 T1이라는 큰 산을 넘은 값진 우승은 앞으로 있을 롤드컵에도 든든한 재산이 될 것이다. 서머를 기점으로 T1과 교차되기 시작했던 젠지의 우상향은 꺾이지 않고 쭉 뻗었다. 무관의 제왕이라 불렸던 '쵸비' 정지훈도 우승을 통해 알게 모르게 자신을 막고 있던 보이지 않던 껍질을 깨버렸고, 이는 더 큰 무대인 롤드컵에서 더 미쳐 날뛸 수 있는 기폭제가 되기 충분하다. 매 시즌 지표가 좋아지는 특이점을 가지고 있는 '쵸비'의 파괴력은 여전한데, 좋은 팀원들을 만나 유기적인 플레이도 가능해져 더욱 무서운 선수가 됐다. 승리의 옵션이 반드시 '쵸비' 중심이 아니어도 된다는 건 엄청난 차이다. '도란' 최현준은 잘하는 선수지만, 은근히 기복이 있었고, '쵸비'와 마찬가지로 '우승'에 목말랐다. 그래서 LCK 결승에 있어 불안한 구석이 있다면 탑이 아닐까 했는데, 초반 괴롭힘을 당하고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해줘야 할 픽을 가져갔을 땐 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리고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피넛' 한왕호 등, 자신의 흥분을 제어해 줄 팀원과 함께라면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도 큰 선수다. 바텀은 젠지의 자랑이다. '룰러' 박재혁이야 서머 스플릿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의심할 여지가 없는 최고의 선수이며, 우승을 이끈 장본인에 가깝다. 상대방에 '룰러'가 있으면, 아무리 유리해도 시간이 끌릴 때마다 '이거 모른다'는 생각이 정신을 지배할 정도로 원거리 딜러 캐리 메타에 최적인 선수다. '리헨즈' 역시 본인만의 장점이 뚜력한 선수다. 정석적인 서포터 스타일은 아니지만, 자신만의 독특함과 유틸형, 탱커형 서포터에 특화된 점이 제대로 발휘된 서머였다. 유미, 탐 켄치, 레나타 글라스크, 그리고 신지드라는 조커 픽을 통해 상대방에게 혼란을 야기한 점도 톡톡한 효과를 냈다. 이는 롤드컵에서도 젠지를 상대할 팀들에게 큰 과제이며, 더 무서운 점은 신지드 외에 또 어떤 조커 카드를 꺼낼지 모른다는 상상의 효과가 제법 골치 아픈 요소다. 이런 선수들을 유기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드는 완성점이 바로 '피넛' 한왕호의 존재감이다. 결승전 MVP를 차지했던 '피넛'은 젠지에서 유일한 LCK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인데, 아마도 '피넛'이라는 맏형이 존재가 아직 경험이 부족한 몇몇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게임 내적으로도 초반 '피넛'만의 짜임새 있는 설계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베테랑스럽다는 평가를 받았고, 상체, 하체 가릴 것 없이 젠지의 게임으로 만들 초반 준비를 가장 활발하고 열심히 잘 해내는 정글러다. 올해 시작을 가장 기분 좋게 시작했던 T1인데, 지금은 큰 고민에 빠졌다. 스프링 당시 보여줬던 엄청난 포스, 최다 세트 연승 등, 무적의 포스를 내뿜었는데, MSI 준우승 이후 서머로 들어서면서 약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서머 메타의 변화도 있고, 상수였던 '제우스' 최우제 픽의 변화, 스프링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졌던 '오너' 문현준과 '케리아' 류민석. 후반으로 갈수록 폼 저하의 의문을 샀던 '페이커' 등, 젠지와 양대산맥에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젠지 1황 타이틀을 내줬던 T1이다. 그래도 서머 후반부와 PO에서 T1스러움을 맛보여줬지만, 결승전에서 젠지에게 0:3 완패를 당하며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LCK 2번 시드에게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롤드컵에 앞서 난관이라는 표현이 과할 수 있겠지만, T1이 이어온 흐름이나 분위기를 보면 결코 틀린 말도 아니다. T1은 분명 지금도 잘하고, 훌륭한 팀은 맞다. 하지만 현재 분명한 문제가 있고, 이를 롤드컵 시작 전까지 어떤 방향으로 해결할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예를 들면, 최근 정글 메타와 '오너' 활용이 찰떡같은 느낌은 아니다. 언제나 강력한 모습으로 초반 정글 및 맵 전체에 영향을 끼쳤던 '오너'인데, 요즘은 오공을 제외하면 대부분 탱커, 희생이 강요되는 정글 픽이 많다. 우려가 많았던 바텀의 경우도 '구마유시' 이민형이 본인은 그게 아니라고 말해도, 리치가 짧은 챔피언에 대한 숙련도 문제를 경기로 보여줘야 한다. 이는 결국, 대회에서 증명하는 수밖에 없으며 그럴 확률을 올리기 위해선 반복 숙달, 연습 또 연습뿐이다. 적어도 T1은 서머 스플릿에서 걱정했던 대부분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완패했다. 한달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는데, T1은 여러 타개책 중 어떤 스타일로 이를 극복할지가 큰 관심사다. LCK의 3번 시드 담원 기아 역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팀이다. 선수 교체부터 감독까지 젠지나 T1에 못지않은 이슈와 관심을 끌고 다녔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담원 기아는 느낌표보다는 물음표 쪽에 더 가깝다. 언제나 강력한 상체를 자랑했던 담원 기아만의 스타일에서 20, 21 시즌보다 약해진 상체. 이를 만회하기 위한 '너구리'의 영입도 100% 만족이라 말하긴 힘들었으니까. 언제나 최고의 플레이만 보여줄 것 같았던 '캐니언' 김건부도 존재감이 떨어졌던 시기도 있고, '쇼메이커' 허 수도 마찬가지다. 거기에 바텀도 다른 강팀들 바텀에 비해 월등히 앞서냐고 물으면 그것도 아니다. 분명 강하긴 한데, 뭔가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담원 기아다.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었을까. 강, 중, 약으로 나누면 사족이야 어쨌든 담원 기아는 강팀에 속한다. 롤드컵 우승까지 경험한 선수들도 여전히 남아 있고, 아슬아슬했던 바텀의 폼, 경험치도 많이 먹었다. 또한, 롤드컵에 맞춰 메타가 바뀐다면 젠지나 T1보다는 담원 기아에게 더 웃어줄 일이 많을 거다. '캐니언' 김건부나 '쇼메이커' 허 수는 그런 점에서 항상 강점을 보여왔던 선수다. 결국, 담원 기아가 롤드컵에서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선 탑과 바텀의 기량이 더욱 올라와야 한다. 탑의 경우 '너구리', '버돌'을 적극 교체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는 양대인 감독 인터뷰에서 나왔듯, 레드, 블루에 따른 주문이 있었다. 담원 기아가 롤드컵에서도 이런 식의 교체 출전을 활용할 수 있을지도 포인트다. 장점이라고 하면, 이미 PO를 통해 선보인 바 있어, 롤드컵에서 만날 상대 팀들의 골치는 꽤 아플 수 있다. 마지막 4번 시드로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시작하는 DRX는 그야말로 기적 같은 행보로 최후의 티켓을 거머쥐었다. 스프링, 서머 모두 뭔가를 보여줄 것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다가도 급격하게 무너진다거나 기복이 굉장히 심했던 팀이다. 서머 스플릿 PO까지만 해도 불안함이 눈에 보였다. 그나마 가장 안정적인 라인은 '제카' 김건우의 미드. '킹겐' 황성훈이 버티고 있는 탑의 경우, 서머 초반 날카로운 모습과 오른을 활용했을 때 안정감이 시간이 흐를수록 눈에 띄지 않았고, '표식' 홍창현 역시 갈피를 잡지 못하던 게 눈에 선했다. 말 그대로 '제카'의 고군분투가 빛났고, 베테랑 바텀 듀오 '데프트' 김혁규와 '베릴' 조건희 역시 강점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선발전을 굉장히 힘들게 통과하면서 DRX의 강점이 나타났다. DRX가 롤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통하기 위해서 필수 조건인 '바텀의 폼'이 올라오기 시작했으며, '표식'의 부진을 '주한'이라는 카드를 통해 완벽히 극복했다. '주한'은 평소 LCK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롤드컵 선발전이라는 큰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내며 팀의 롤드컵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주한'이 롤드컵에서도 주전 정글러로 활약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표식'이 부진할 때 든든하게 백업을 해 줄 또 다른 주전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LCK 중 유일하게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시작하는 DRX는 이를 오히려 적극 활용해야 한다. 최고의 무대인 롤드컵이긴 하나 플레이-인 스테이지는 LCK 팀들에게 있어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이며, 롤드컵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보다 잘 적응할 하나의 무대로 삼는다면, 기세와 폼을 올린 채 지금보다 훨씬 강해진 DRX의 상태로 그룹 스테이지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김홍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