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집’ 그림상담 1편에 이어 오늘은 ‘지붕’과 ‘굴뚝’ 그리고 집을 바라보는 시선에 담긴 심리를 해석해보고자 합니다. 전에 그렸던 그림을 다시 꺼내거나, 아니면 새로 다시 집을 그려보세요. 참고로 ‘창문’과 ‘문’에 대한 설명은 지난 기사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집’ 그림으로 알아보는 심리테스트 ①
지붕을 지나치게 크게 그렸다면 몸 보다 머리가 큰 사람은 자아가 몹시 강한 사람으로 대단한 자기 고집의 소유자입니다. 드라마 ‘프로듀사’의 변대표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자기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해 본인 고집대로 밀어붙입니다. 자기 주장이 틀렸다고 할지라도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이에요. 집주인은 비 맞을 이웃들을 위해 긴 처마를 가진 집을 장만했을지도 모르죠. 내 집 옆에 머무르면서 비를 피해 가라는 고운 마음을 가졌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하늘에서 떨어질 자연재해에 대해 몹시 예민한 사람일 수도 있어요. 지붕이 집에 비해 작은 경우는 해당 해석을 반대로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선을 짙게 그리거나 덧칠하는 등 지붕이 다른 집의 구조에 비해 강조되어 있다면 공상에 많이 몰두하고 있을 수 있어요. 우울하거나 심한 경우 자폐적 공상일 수도 있으니 정신과 상담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지붕을 정교하게 그렸다면 강박적인 경향이 있으며, 강박적인 방식을 통해 통제하려는 대상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것이라 추정할 수 있어요. 비슷한 캐릭터로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장재열이 있어요. 자신의 과거를 무의식적으로 잊기 위해 여러가지 강박증상을 보이는데, 한 예로 잠금장치가 있는 욕조에서만 잠을 잘 수 있는 특이한 증상을 보이죠. 2. 굴뚝 굴뚝은 사실 외국 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집의 형태로 한국인이 굴뚝을 그렸다면 동화책이나 그림책에서 봤던 굴뚝을 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한국인이 집의 굴뚝을 그리지 않았다고 해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진 않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굴뚝을 그렸다면 가족과의 관계와 분위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굴뚝 자체가 남성의 성기를 대변해 표현된 것으로 해석 되기도 하는데요. 굴뚝의 높이 및 크기가 집 전체의 비율보다 크고 작음에 따라 성적 욕구의 강도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장면을 그렸군요. 적당한 양의 연기는 일반적이지만, 그 양이 많고 색깔이 짙다면 애정이나 따뜻함에 대한 과도한 욕구와 관심의 결핍감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연기 자체가 남성성에 대한 자신의 욕구를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드라마 후아유 공태광의 환경과 비슷합니다. 고등학교 이사장 아들로 경제적으론 부유하지만 정신병원을 들락거리는 시한폭탄같은 존재죠. 하지만 이런 행동의 이면엔 가족의 관심과 사랑에 목말라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굴뚝에 벽돌 무늬를 그렸네요. 굴뚝 무늬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무늬를 너무 자세히 그렸다면 강박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가족간의 따뜻한 교류와 애정 관계에 대한 집착이 있을 수 있어요. 울타리를 그리셨나요? 우리는 항상 울타리가 있고 넓은 정원이 있는 멋진 집을 원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림 분석에서의 울타리란 ‘장애물’을 의미합니다. 상대의 접근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장애물이죠. 해당 그림의 울타리는 뾰족한 울타리 모양이 위협적이게 보이기도 하지만 울타리 사이의 간격이 생각보다 넓어 통행이 가능하죠. 접근을 차단은 하고 있지만 소통에 대해 갈망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3. 집을 보는 관점 다음은 집을 여러 각도로 바라보고 그린 듯한 그림을 설명해드릴게요. 먼저 위에서 아래를 바라본 듯한 그림입니다. 마치 새가 집을 바라본 것처럼 그린 그림입니다. 이 그림의 경우, 본인의 가정형편이나 상황에 대하 불만을 가지고 있고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나타냅니다. 가족과 나는 차별된 존재로 집에 속해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의 그림과 반대의 경우인데요,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모습으로 본인의 가정형편이나 상황에 대하 불만을 가지고 있고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나타냅니다. 가족과 나는 차별된 존재로 집에 속해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무 사이에 집을 그린 그림이네요. 내가 바라는 이상과 느낌이 가족이 바라는 것과 다름을 표현한 그림으로, 좌측과 우측 나무의 차이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데요, 우측은 예술적인 측면을, 좌측은 지적인 측면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나무 위에 집을 그렸다면 주로 가족 안에 소속되지 싫어하는 가출하기 직전의 청소년들이 많이 그리는 그림이에요. 어떤가요? 본인의 집 그림에 만족하시나요? 지금까지 다양한 집 그림들을 살펴봤는데요, 이론적으로 해석하기에 앞서 제일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왜 이렇게 그렸는지’ 먼저 의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본인이 해석하는 입장이라면 상대방이 왜 이렇게 그렸는지 질문을 던져야겠지요. 의도를 파악하지 않은 채 이론대로 해석한다면 자칫 오해 하거나 잘못 판정할 수 있습니다. 현재 내가 그린 집 그림에 의문점이 생기거나 더 해석이 필요하다면,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 전문가에게 문의해 보세요. 가장 정확하고 명확한 방법입니다. 그림상담에 대한 유의사항 해당 그림상담은 기본적인 내용만을 담고 있으며 간단한 그림을 통해 사람의 심리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그림을 그린 사람의 환경이나 현재의 심리상태에 따라 분석 내용은 달라질 수 있으며, 그림에 대한 보다 정확한 해석은 정신의학이나 심리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가진 전문가가 직접 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글=인천우리병원 최성환 진료부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료=" 하이닥, ⓒ(주)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온전히 내 소유인 ‘내 집’을 마련하는 것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망하는 꿈입니다. 그러나 주변엔 집이 없는 사람들도 많으며, 심지어는 아예 집 갖기를 포기하고 노숙을 선택한 사람들도 있죠. 비록 집을 얻었다고 할지라도 상상과는 달리 콘크리트 숲 속의 삭막하고 좁은 공간이 겨우 마련한 집인 경우도 많습니다. 나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집’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집 그림은 그린 사람의 가정사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어떤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서 어떤 삶을 살았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보여주죠. 또한 집은 일차적으로 ‘사람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 본인의 자아개념, 현실과 관계를 맺는 정도와 양상 등에 대해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마치 House와 Home의 미묘한 의미의 차이라고 할까요? 그린 것은 단순한 건물인 House이지만, 집 그림이 말하는 것은 사람이 어울려 사는 문화적 공간인 Home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럼 먼저 본인이 생각하는 ‘집’을 자유롭게 그려보세요. 기본적인 집의 구성요소는 집을 지을 때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됩니다. 먼저 집을 지을 공간이 있어야 하고, 집을 지탱하는 벽과 지붕이 있으며, 바깥을 내다볼 수 있는 창문과 출입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문이 있어야 합니다. 1. 문 일반적인 집의 문 그림은 크기가 적당하고 손잡이가 있으며 장식을 너무 많이 그리지 않습니다. 또한 집의 바닥선과 문의 높이가 같으며 집에서 가장 큰 벽면에 그립니다. 문이 화분 등 다른 물건으로 가려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손잡이 외 초인종이나 우편함과 같은 것이 그렸다면 타인과의 관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을 의미하며, 매우 디테일하게 그렸다면 대인관계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문 옆에 또 다른 문을 그렸다면 세상과의 접촉을 불편해하거나 다른 길로 세상과 접촉하고 싶은 소망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문을 다른 물건으로 가리거나 제일 마지막에 그렸다면 세상이나 타인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마지막에 그린 경우 대인관계를 유지는 하되 자체를 불편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 창문 아주 극단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창문의 개수가 성적 욕구를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만약 남성의 그림이라면 아내가 창문의 개수만큼 있어야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수 있으며, 별도의 창문으로 표현된 이유는 각 아내를 프라이버시를 배려하기 위해서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비슷한 캐릭터로는 ‘프로듀사’의 얼음공주 신디를 들 수 있어요.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지만 연예인이라는 직업과 숨기고 싶은 과거로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감추며 살아가는 스스로 자신을 외롭게 만드는 인물이죠.
문과 창문만 살펴봐도 사람마다 생각하는 집에 대한 이미지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다음편에서는 지붕과 굴뚝 그리고 집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리 그려진 집 그림을 해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인천우리병원 최성환 진료부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자료=" 하이닥, ⓒ(주)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