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무화과 핸드 아웃 - majimag muhwagwa haendeu aus

스포일러가 있으니 열람에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초~중반부는 대부분 공포 영화 BGM을 선정했습니다. 불쾌감과 긴장감을 조성하는 BGM이나 사람의 곡소리나 불쾌한 사운드를 포함한 BGM 등 불쾌한 요소가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사용한 BGM 작품 목록 :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 퍼펙트 블루 / 미드소마 / 덩케르크/ 데드 스페이스 / 다크 나이트 / 어스 / 리틀 나이트메어 / 니어 / 메이플스토리 / 환원 -디보션- /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안전 안내 문자 핸드아웃 (구버전 / 개정판 아님)

https://i.imgur.com/uQvW58E.png

https://i.imgur.com/obg9ff1.png


1. 들으라!

Puella Magi Madoka Magica Rebellion OST – Doubt #2

https://youtu.be/ujM6guF36-U   

바깥에는......

Perfect Blue - 03 Mima's Theme

https://youtu.be/yyaI-OGhfKE 

뚝,

Gassed | Midsommar Soundtrack - Bobby Krlic

https://youtu.be/EaRmow1Dpjg(썸네일 주의 : 3D 유혈)

2. 그 날 환난 후에

Dunkirk - The Tide - Hans Zimmer

https://youtu.be/0l19RfQyqrA 

ㄱ매혹 성공

Perfect Blue - 05 Virtua Mima

https://youtu.be/3iGGP_v31uk 

그리고...... (심리학 성공) or 치열해서라기보단

I was waiting for this moment

https://youtu.be/kvg5C7antFM 

병원

Dead Space 3 - Graffiti Speaks

https://youtu.be/SiRtzEHaWS4

휴대폰 영상

Why so Serious?

https://youtu.be/s2Lo047gK0U

3:27에 BGM이 조용해지는데 처절한 비명과 함께 영상이 끝납니다.

or 적막이 찾아옵니다. 지문에 맞춰서 출력 속도를 조절했습니다~

식당

Pas De Deux

https://youtu.be/v1jVVW0XaPI

지하철역

Little Nightmares OST "Six´s Theme Part 1"

https://youtu.be/ZiTfyvmRLb0 

아기 인형을 발견하거나, 혹은 안아준다면 곧 공기를 찢던 요란한 울음소리가 잦아듭니다.

NIER OST - Emil ~ Sacrifice

https://youtu.be/EDhPsYeK-jU 

목소리가 채 흩어지기 전에, 쿵.

Puella Magi Madoka Magica OST - I Shall Always Rise (Surgam Identidem)

https://youtu.be/CZkmnC_q4l8

5. 무화과나무의 때를 보리라

PMMM Rebellion - This is the Truth

https://youtu.be/hWQ347LKj-c

성당 안으로 들어갈 경우

ASTERIA - Lost Space - Phase 4

https://youtu.be/fCkQhg2gfxc

6. 비유를 배우라

NIER OST - Shadowlord's Castle ~ Memory

https://youtu.be/Z9L0snyd_uw 

다시 예배당으로 나가면,

NIER OST - Snow in Summer

https://youtu.be/t6kXb0NL1PE 

이것은 나의 이야기라고.

NIER OST - Shadowlord

https://youtu.be/PqXPW0oBKgg

무화과.

flame of despair

https://youtu.be/FVQJFJArbWI

END

Lady of the pier

https://youtu.be/sPniL31emjI

END / 같이 다녀와주신 PL분의 추천

Komm Süsser Tod

https://youtu.be/zc6KUlXP--M

시나리오 원본 링크 : https://dear-heresy.postype.com/post/2938797

행운의 초상 아테나와 프레첼로 다녀왔어요!

플레이타임 7시간 30분


"……님."

"용사님! 눈을 뜨세요. 세상을 구하셔야죠!"

요란스럽게 구는 낯선 목소리가 성가시기 짝이 없습니다. 흔들흔들, 몸이 좌우로 사정없이 흔들리는 탓에 멀미가 일 지경입니다. 이건 또, 무슨 개꿈이람…….

잠자리에 들었던 프레첼은 아침 햇살을 맞으며 눈을 뜹니다. 가장 먼저 눈이 마주친 상대는 잔뜩 겁에 질린 아테나입니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 문장은 퍽 익숙한 목소리였던 것 같아요. 여태 PC를 깨우던 건, 아테나였던 걸까요?

그런데, 왜 그런 얼굴이야? 무어라 물을 새도 없이, 창문의 커튼을 쥔 아테나가 천천히 입을 엽니다.

“프레첼, 밖을 봐.”

바깥에는……

오, 이런. 어젯밤 세계가 멸망했던가요?


마다린 용사님! 눈을 뜨세요. 세상을 구하셔야죠!

요란스럽게 구는 낯선 목소리가 성가시기 짝이 없습니다.

흔들흔들, 몸이 좌우로 사정없이 흔들리는 탓에 멀미가 일 지경입니다.

워낙에 강경한 모닝콜이라 더는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요.

티타니아:아... 음? (느릿하게 일어남...) 마다린?

잠자리에 들었던 티타니아는 아침 햇살을 맞으며 눈을 뜹니다.

가장 먼저 눈이 마주친 상대는 잔뜩 겁에 질린 마다린입니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 문장은 퍽 익숙한 목소리였던 것 같아요.

여태 티타니아를 깨우던 건, 마다린이었던 걸까요?

그런데, 왜 그런 얼굴이야? 무어라 물을 새도 없이,

창문의 커튼을 쥔 마다린이 천천히 입을 엽니다.

마다린:티티이~...(약간의 걱정이 서린 목소리로) 밖을 봐봐.

티타니아:무슨 일이길래... (고개를 기울이며 밖을 바라본다.)

마다린의 시야를 따라가면 창밖의 풍경이 보입니다.

검게 죽은 나뭇가지가 축 늘어진 시체의 팔처럼 바닥으로 휘어지고,

어딘가의 건물 위로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아스팔트 도로 위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무언가를 피해 도망칩니다.

공들여 쌓은 도미노를 한 번에 무너뜨리는 것처럼 우르르 쏟아집니다.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바깥의 하늘은 어둡기 짝이 없습니다.

온당 해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검은 구덩이가 텅 비어 있고,

구름은 갈가리 찢겼으며, 주위는 시시각각 창백한 청동, 푸르스름한 시체의 색으로 물듭니다.

그 외에는 어떤 단어로도 이 광경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갑작스럽고 참담한 눈앞의 광경에 시선을 빼앗겼을 때,

티타니아:

행운

기준치: 45/22/9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불꽃놀이가 만개하는 밤이면 종종 들 어보았던 요란한 소리.

무언가 팽창하고, 터지며, 부서지는 선명한 비명.

그러나 지금의 하늘은 칙칙할지언정 어둡지 않으니,

죽음이 칼을 휘두르며 애곡과 비명이 들끓는 세계.

지옥이나 다를 바 없는 광경을 목격한 티타니아, SAN 0/1

티타니아:

SAN Roll

기준치: 45/22/9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마다린과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사소한 볼일을 보고,

혹은 어떠한 문제를 해결 하느라 골머리를 앓던……

하루아침에 바스러진 일상을 발치에 두고 티타니아는 집안을 둘러봅니다.

집안의 풍경은 평소와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마다린 또한 작금의 상황에 휘둘리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티타니아:(지끈이는 머리를 꾹꾹 누르다가, 다시 창 밖을 본다. 채 시선을 오래 두지 못하고 네게로 옮겨.) ...이게 무슨 일이지? 갑, 갑자기...

마다린:그,그렇게 말한다고 해도~(머리를 긁적거리며 난감한듯 군다) 그야 나도 방금 일어났으니까 말이지? 하루 아침에..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가는건 마찬가지거든.. .. ..꿈인가?!(괜히 제 볼을 꼬집어봐요)

티타니아:(같이 마다린 볼을 꼬집어봐요.......)(....)

(꼬집던 손으로 티티 볼도 꼬집어버림)

마다린:나,나가면 큰일나겠지...?(괜히 조마조마...)

티타니아:지금 상황에서 나가는 건 안 될 것 같고.... (아픈 자기 볼도 문댕문댕함) 음, 집..은 와중에 평소랑 같은 것 같은데. ...아까 깨울 때 용사님이라고 부른 건 뭐야? (마다린이라면 충분히 그런 농담을 할 수도? 싶...지만 아냐아냐 그래도 지금 마다린도 당황한 것 같아)

마다린:(아냐아냐 그래도 지금 마다린은 당황했습니다) 요,용사님이라구?(어리둥절하게 바라봐요) 아,안 그랬는데...? 꿈꾼거 아니야?(그러곤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래도 당장은 무리겠지만...

티타니아가 기억하는 한,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평범한 풍경입니다.

반듯하게 정리된 책상, 익숙한 책들이 가득 꽂혀있는 [책장], 방금까지 누워 있던 침대,

티타니아:꿈, 인가...? (갸웃티티...) 잠이 덜 깼었나. (중얼이며 느릿하게 책장으로 향해봅니다.)

티타니아:

자료조사

기준치: 65/32/13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두께가 얼마 되지 않는 책에는 재난의 종류에 따라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내용은 알차긴 한데, 지금의 상황을 알 수 없으니

티타니아:(으음... 아니 하지만? 이런 건 보통 지진이나 쓰나미나 태풍이나 그런 것에 대하지 않나? 중얼중얼 거리며 한 번 펼쳐서 읽어봅니다.)

보통 지진이나 쓰나미나.. 태풍이나. 그런 것들을 대하긴하죠.

그 어떤 재난대비 책에도 종말에 대한 요령은 없을 것 같지만...

정작 현실로 닥치니 이런 얄팍한 책이라도 놓기가 어렵습니다.

가스와 전깃불을 차단하고 문을 열어 출구를 확보한다. 겨울철에는 추위로 몸 상 태가 나빠질 수 있으니, 두꺼운 옷이나 휴대용 난로 등을 준비하여 추위에 대비한 후 대피한다. 재난이 발생한 경우 안내 방소(방송시설, 앰프 등)를 경청하고, 지정된 대피 장소로 신속히 대피한다.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안전취약계층이 우선 피난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 폭발물이 폭발하는 경우, 폭발음이 들리면 즉시 바닥에 엎드리 고, 양팔과 팔꿈치를 붙여 가슴을 보호하고, 귀와 머리를 손으로 감싸 두개골 보호한다. (참고 : 국민 안전 재난 포털)

마다린:(옆에와서 뭐하는가 싶어 어깨에 턱을 괸 채 같이 살펴봐요) 왜, 이런 상황에 대한 거라도 쓰여있대?

티타니아:종말에 대처하는 방식, ...은 아니고, 그냥 재난 대비 행동 요령이 있네. 우선 전기랑 가스부터 차단하자. (한숨 푹 쉬고는 가스랑 전기불 끄러 갑니다... 그리고 무서우니 마다린 팔짱을 꼭 껴요 티티는 약해요)

(응응 마다린은 절대 짱이니까, 티티 옆에 팔짱 꼭 끼고 늠름한 얼굴해요. 어깨를 으쓱여) 하긴, 뭐라도 해두는게 좋겠지. 건물이라도 무너지면 곤란하니까!

그러나 일상이 뚝뚝 묻어나는 자신의 방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티타니아는 현실을 인지하기가 퍽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티타니아를 현실로 끌어당기는 것은 창밖에서 펼쳐지는 끔찍한 소리입니다.

반복 재생이 예약된 것처럼 BGM은 끊이지 않고 비명과 비명이,

티타니아는 거실로 나가 전기와 가스를 차단합니다.

바깥이 아직 훤해 그리 어둡지는 않지만, 실내가 어둑해집니다.

티타니아: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머리 굴리기 ON)

전기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죠, 방금 티타니아가 꺼버렸지만.

티타니아:그, 그래! 재난 문자라도 오지 않았을까? (꺼버려서 어둑한 공간에서 휴대폰을 켜봅니다. 턱 아래에서 불빛 촤악...)

마다린:(불빛 촤악... 단어 습득 몬스터아닙니다)

핸드폰에는 쓰다만 문자가 도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무화과 핸드 아웃 - majimag muhwagwa haendeu aus

[소방 재난 본부청] 테러 ㅂㅏㄹ생, 원인 화긴 불가. 생존ㅈ……

행정안전부라던가, 시청 따위에서도 문자가 우르르 도착했지만,

티타니아:.............................. (창백해진 얼굴로 문자 봄)

마다린:엣, 이정도면 생각보다 심각한거려나?(재난문자에서까지 오타가 나다니!)

티타니아:아... 아주 심각하지 않을까? (울상..)(와중에 와이파이도 터지고 배터리도 71%나 있네... 폰으로 TV 뉴스라도 찾아봅니다...) ...우린 어떻게 살아있는 거지?

마다린:(확실히 지금은 정오가 조금 넘었으니까.. 이시간까지 자고있는사람은 아무래도 없겠죠.) 혹시 집 안이라서 괜찮다던가..(조금 어이없기도 하지만요. 그러다 들리는 비명소리에 으스스 소름이 돋아선) 우리도 꽤 위험할지도 모르겠어...!

조사:휴대폰을 통해 뉴스를 찾아보면 익숙한 아나운서가 뉴스데스크 앞에서 긴급하게 속보를 전합니다.

“영국에 거주 중이신 모든 국민 여러분께 알립니다. 비상사태입니다. 현 시각 12시 41분,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의 등장과 함께 곳곳의 붕괴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 기관과 대다수 언론이 마비되고, 도시의 건물이 일제히 무너 지기 시작했으며……"

다급한 와중에도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지문을 읽던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흰 테이블 위에서 펄떡이는 모양새가 도마 위 횟감과 비슷합니다.

누가 자르지도, 비틀지도, 당기지도 않았는데……

어째서? 채 상황을 파악하기 전에 누군가 큰 비명을 내지르는 것이

한 박자 늦게, 아나운서가 천천히 자신의 입가를 매만지고,

곧 빈 자리를 깨닫는 것과 동시에 둥근 뺨의 곡선 또한 무너집니다.

중력에 이끌리는 것처럼 무디게 떨어져 내리기 시작합니다.

점토를 뜯어내는 것처럼, 오래된 음식이 부패하는 것처럼,

이윽고 원래의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게 된 아나운서는

흐느적거리는 걸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카메라를 향해 다가옵니다.

걸을 때마다 진물과 같은, 피도 무엇도 아닌 진득한 액체가 스튜디오의 바닥을 적십니다.

온갖 비명은 액정 너머의 것이 더 생생합니다.

마지막으로 들린 목소리는 매우 뭉개진 탓에 발음이 부정확했습니다.

뚝, 케이블이 끊긴 것처럼 방송이 종료 되고 대기 화면이 뜬 것은 그 순간입니다.

휴대폰 영상 화면에는 새순이 돋아나는 봄철의 들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현재 방송 송출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눈알이 구멍 안에서 썩고, 혀가 입안에서 떨어지고,

아나운서의 설명 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 이었어요.

끔찍한 괴물을 목격한 티타니아, SAN 0/1D8

티타니아:

SAN Roll

기준치: 45/22/9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8

?

티타니아: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방금, 그러니까.. 티타니의 휴대폰에서 무엇을 보았죠?

혼란스러운 티타니아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이후, 채널을 어디로 돌리더라도 방송은 정상 연결되지 않습니다.

마다린:... ...티티...~ 괜찮아?(거북한 영상을 보곤 네 안색을 살피듯 잘게 흔들어)

티타니아:(안온한 현실과 휴대폰 내에서 나오는 기이한 형상의 이질감에 표정이 파리해진다. 흔들리는 대로 맥없이 시선이 허공에 흩뿌려지고, 목 끝에서는 어떤 소리조차 나오지 못해. 툭, 휴대폰이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지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것인지 헉, 하고 숨을 들이켠다.) ...역, 역시... 진짜는 아니겠지? ...설마, ...설마. (입술을 잘근이며 연신 불안한 손끝을 만지작인다. 몇 번이고 불안한 숨을 내뱉고서야 작게 끄덕여.) ... 응, 괜찮아. 아마, 아마도?

마다린:(비단 저라고 면역이 있는 영상은 아니었으나, 분명히 저보다 비위가 약했던 너를 생각하다보면 툭 떨어지는 휴대폰소리에 저도 모르게 움찔 떨어선) 그,그야.. 확신을 할 순 없지만..(우선 티티 휴대폰에 온 그 문자도 그렇고... ... 점점 목소리가 줄어들다가) ... ..여전히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도리가 없어서, 곤란하네..

정부에서 새로운 지침이 내려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때마침 창 너머로 저 멀리에 선 건물들이 하나씩,

티타니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모든 것이 무너져, 폐허가 된 도시가 보입니다. 티타니아가 살던 곳이에요.

무너지는 건물을 보고 있노라면, 직감을 닮은 어떤 확신이 듭니다.

살육이 벌어지고, 재난이 시작된 가운데 땅을 파고 음부로 들어갈지언정,

하늘로 올라갈지언정, 갈멜산 꼭대기에 숨을지언정,

바다 밑에 숨거나 그 누구의 도움을 구할지언정!

티타니아:마, ...다린. (허어, 그제야 참았던 숨을 다시 내뱉는다. 지금 제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감이 오질 않았다. 나는 두려운가? 혹은 살고자 하는가. 희망 없는 순간에 저들과 같이 죽어버리고 싶단 생각과 동시에, 지독히도 살고 싶어선. 떨리는 손을 옮겨 네 손을 붙잡는다. 둘이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너와 같이 살고 싶었으니.)

마다린:(떨리는 손을 강하게 붙든다. 가만 손등을 문질러 안심시키듯 굴기도하고) 응, 걱정하지 마..~ 우선 우리는 가,같이 있기도 하고..~(눈을 가만히 굴리며 상황을 타개할 무언가를 떠올리는가 싶기도하다 반복적으로 네 등을 천천히 두드려) ..어제 우리가 함께 자기로 해서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우리, 여기서 버틸만한 식량이 있을까? 아니, 그것보다 우리같은 사람이 또 어딘가에는 있을까?

참담한 현실을 앞에 두고 티타니아는 절망했을까요? 두려움에 떨까요?

그도 아니라면 이 상황을 헤쳐나갈 방법을 찾고자 필사적일까요?

티타니아가 어떠한 이건 간에, 이 목소리는 분명히 티타니아에게 닿았을 것입니다.

티타니아: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이 감정을 어떤 무언가 하나로 정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리로 오세요…….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선 ■■야 해요…….

그럼에도 들리는 것은 흐느끼는 것도 같고 웃는 것 같기도 한 기묘한 목소리.

난생처음 듣는 낯선 소리가 귓속을 파고듭니다.

전기는 꺼진 지 오래, 집안에는 마다린과 티타니아 단 둘.

안에서 들린다기엔 정확한 위치를 가늠할 수 없습니다.

티타니아:함께여서 다행이야. ...나한테서 떨어지면 안 돼, 마다린. (어설피 웃으며 그리 답한다.) 여기에 있는 게... 가장 안전할까? 어딘가 피난처 같은 곳이 있을지도- (순간 놀라 시선을 휙, 돌린다. 와중에도 불안 때문인지 네 손은 꼭 붙잡고 있었고. 두어 번 두리번거리다 입술을 잘근거려. 불안한지 손끝을 계속해 톡톡, 두드리기 시작했다.) ...방금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어?

마다린:(불안에 떠는 목소리에 눈을 잘게 깜빡거리며 너를 바라보다가) 아, 그러게! 분명 이 정도 재난이라면 그럴 지도 모르겠다. 가장 피난처로 꼽히는 게..(눈썹을 모으며 골똘이 잠기는듯 하다. ..학교...? 작은 소리를 내다가) 무슨 소리 말하는거야?

나는.. ...아무말도 안했는데?(그야, 우리는 계속 함께 있어야지! 이런 상황에 혼자면 엄청 무서울 거야. 네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딴소리로 대답한다)

이것은 오직 티타니아에게만 닿는 목소리입니다.

어디로 부르는 것인지도 알 수 없는 불친절한 호출.

어쩌면 티타니아가 미쳐가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천천히, 정체 모를 목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인 순간, 띵동.

티타니아:방금 분명,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 (뭐라 했지? 표정이 애매해졌다가, 들려오는 소리에 순간 놀라 현관문을 바라본다. 아주 계속 깜짝깜짝 놀라는중)

마다린:(깜짝깜짝놀라는 티티따라 같이 움찔움찔 몸이 떨리는 중)

떨어트린 휴대폰을 다시 주워 문자를 확인합니다.

마지막 무화과 핸드 아웃 - majimag muhwagwa haendeu aus

[행정안전부] 긴급 대피 요망. 가까운 성당, 교회로 집합할 것.

티타니아:(휴대폰이었잖아ㅡ! 바닥이었군... 문자를 보곤 조금이나마 표정이 나아진다. 뭔가 해결 방안은 있는 듯해서.) -교회! 교회로 오라는데? 우리도 우선 갈까?

oO(2분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군)

마다린:(안심한건가? 네 얼굴을 바라보다 문자를 바라보고는 너를 따라 표정이 밝아진다) 교회...?(갸우뚱 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아마 가면 우리랑 같은 생존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둘이라서 좋지만.. 여럿이서 있으면 더 안심되니까...

서,서두르는게 좋겠다. 지금보다 더 상황이 안좋아지면 어떡해..!

티타니아:(끄덕끄덕...) 혹, 혹시 모르니까... 집 안에 있는 거 전부 다 털어서 가자. (이거 누구집이지? 마다린 집임? 미안)

티타니아:(아아 OK)(익숙하게 욜.라 큰 가방 안에 먹을 거 마실 거 담요 보조 배터리 손전등 다 챙겨요 양심상 무기는 안 챙기겠어요)

.. ... ..재난 준비 해뒀어?

티타니아:... .... ... 원래 가방은 손바닥보다 작은 것부터 내 몸보다 큰 것까지 사둬야지. (...)

티티보다 큰 건 왜....?(의미심장하다)

(예쁘잖.)

마다린:.....(예쁘고 큰 가방. 좋지....)

티타니아:(읏차, 하고 등에 큰 가방 매고 비틀거림...) 가, 갈까?

마다린:...(왠지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하게 된다...)우리 당분간은 걱정없겠다...(?)

티타니아:내가 마다린 어떻게든 살릴 테니까...! (그런 발언)

마다린:(웃,) 티티이..... (그런 발언 coc에서 위험해) 걱정 안해도 돼~ 내가 맷집이 얼마나 튼튼한데~(이리구르고 저리 굴러서)

거리에 나서면 매캐한 냄새가 제일 먼저 티타니아를 반깁니다.

불타는, 썩는 것 특유의 냄새는 보이지 않지만 강렬하게 남아 머릿속을 들쑤십니다.

아스팔트는 금이 가고, 무너진 건물의 잔해와 찌그러진 차체의 파편,

티타니아:(으으... 두려움에 맞닿은 이가 덜덜 떨린다. 괴물에서 시선을 돌리면 자연스레 시체에게 시선이 간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 탓에 두개골은 완전히 박살나고,

사지의 뼈 또한 이상한 방향으로 꺾여 있습니다.

꽉 끌어안은 채 죽어있으므로 어우러진 피가 유난히 붉고 짙습니다.

시선을 흘리고 지나가려는데, 이상한 구석이 눈에 띕니다.

지금까지는 두 시체가 나란히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고 생각했건만……

끌어안긴 시체는 자신을 둘러싼 팔을 벗어나려는 것처럼,

티타니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목덜미는 여러 번 물어뜯긴 것처럼 너덜너덜하기 짝이 없고,

티타니아: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무딘 이 사이에 끼어있는 힘줄과 근육, 혹은 피부의 조직.

그 모든 광경을 본 후에야, 비로소 깨닫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는 광경임을 알아챈 티타니아, SAN 1/1D3

티타니아:

SAN Roll

기준치: 37/18/7
굴림: 47
판정결과: 실패

2

티타니아:

광기의 발작 - 실시간

기억상실:
마지막으로 안전했던 장소에서 떠난 후로 일어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 증상은 1D10 라운드 동안 계속됩니다.
For 1 rounds.

티타니아가 눈을 깜빡이고나면, 자신이 보았던 것을 잊어버립니다.

그저 눈 앞에서 걱정하는듯 티타니아를 쳐다보는 마다린을 보자면...

우리는 이제 막 집을 나섰고, 집보다 더 안전한 곳을 찾으러 가는 거잖아요?

마다린:..(눈썹이 축 늘어진채 너를 바라보다가) 티티.. 괜찮아? 역시 조금 더 집에서 상황을 지켜보다가 나오는게 좋았으려나...

티타니아:(눈을 깜빡인다. 여기까지... 어떻게 걸어왔더라? 잠시간 멍하니 하늘과 너를 번갈아본다. 하늘을 바라보면 종말이 다가오는 순간이 그제야 눈에 밟힌다. 그러나 그뿐이다. 집에서 아주 먼 거리는 아니었으니, 그 사이에 엄청난 일이 있지도 않았겠지. 멍한 눈은 생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만, 그럼에도 완전히 미친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적어도 멀쩡한 척은 해낼 수 있다는 거다. 손을 뻗어 네 손을 붙잡는다. 고개를 느릿하게 저어.) ...아, ...냐. 계속 이동할까? 교회, ...교회로 가는 길이었지?

마다린:(묘하게 생기없는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 상황에 대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금방일 거다. 지금의 상황을 완전히 파악한 건 아니었으니 이 상황또한 금방 괜찮아질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하고서는 작게 토닥인다) 괜찮으면 다행이고.. (네 물음에 고개를 끄덕여) 응, 여기서 가장 가까운 교회는 하나 뿐이니까... 우리도 괜히 화를 입기 전에 얼른 이동하는게 좋겠다!

잠깐의 상황을 굳이 더듬어 볼 필요는 없겠죠.

마다린의 대답을 끝으로 교회를 향하는 발걸음을 옮기면,

채 완벽한 발음을 구성하지 못해 문 드러지는 소리.

사람의 것이라기엔 무디고 짐승의 것이라기엔 애매한 소리.

그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면, 도로를 배회하는 [괴물]과 눈이 마주칩니다.

티타니아: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괴물의 울음소리가 끈질기게 머릿속을 긁습니다.

티타니아:(다독여짐에 기운을 차리는 것도 찰나다. 이런 상황에서 안도는 사치라는 걸까. 들려오는 묘한 소리에 이를 아득이고, 괜히 네 손을 꼭 붙잡고는 괴물을 노려본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는 것이 전부. 그 외엔 몸이 쉬이 움직이지 않았다. 본능적인 공포가 등을 타고 흘렀기 때문이리라.)

엄밀히 따지자면 눈이 마주쳤다는 표현은 틀리겠지요.

왜냐면 괴물에겐 눈알이라고 부를 만한 부위가 남지 않았거든요.

아침이 분명한데도 어두운 하늘 탓에 제대로 된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괴물들의 팔이나 다리, 혹은 다른 어딘가가 이상하다는 것은

머리통은 종종 뚜껑이 열려 내용물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눈이 마주쳐도 괴물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습니다.

티타니아를 쫓아오지도, 팔을 휘젓지도 않아요.

지나치게 가까이 가지 않는다면 안전할 것 같습니다.

거리에는 산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괴물, 혹은 시체뿐.

티타니아:(토악질이 나올 것 같아 입을 틀어막는다. 이곳으로 오지 않을 거란 사실을 알고 나면, 겨우 후들거리는 다리가 움직인다. 손을 이끌어 괴물과의 거리에서 멀어진다.) ...좀비, 같은 걸까?

마다린:(주변을 둘러보면 아무리 저라도 비위가 상하는지 눈살을 찌푸린채 입가를 가린다. 불쾌한 소음, 불쾌한 냄새. 그런 것들에 진절머리나듯 몸을 움츠러 떨고는 네 목소리에 돌다보면) 아,아마도... (흠 소리를 낸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것에 가장 가깝기는 하지..

음.. 우리를 눈치채지 못하는게 좀 다르다고 해야하나, 소리를 내도 알아보는 기색은 없으니까 말이야.

티타니아:그럼, ...어떻게 공격하는 거지? 어쩌다 저런 괴물이 되는 거지? (파리한 표정으로 그리 중얼인다. 호기심은 인간의 악과 같은 재주라,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꼬리를 물고 질문들이 이어진다.) ...우리도 저렇게 변하는 걸까? (-그런 생각까지 이어지면, 차마 너와 시선을 맞추지 못한다.)

마다린:(네 말에 대답을 찾지못하고 손을 엮어 꼼지락거린다. 그야 저도 너와 같은 시간에 깨어났으며, 조금 더 일찍 일어났을 뿐 가지고 있는 정보는 비등했다) 그.글쎄.. 우선 아까보던 영상에서도 아나운서가 갑자기 녹아내렸잖아.(무언가를 섭취했다고 하기엔 범위가 넓고, 공기중에 감염이 된다면, 아무리 집이었어도 안전하지 않았을테고..) ...

..~설마! 우린 아직까지 안전하잖아. 저 괴물에게 물리기 전이라면.. ..괜찮지 않을까..?(자신있게 말해놓고는 조금씩 목소리가 작아져)

티타니아와 마다린은 집을 떠나 거리를 걷습니다.

바로 성당으로 가도 좋습니다. 그 전에 다른 곳을 둘러보며 다른 목적을 가져도 좋습니다.

티타니아:(들릴 만한 곳이 있을까요? 주변을 둘러볼래요....)

고개를 들어올려 거리를 바라보면 가장 가까운 성당이 도보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 앞으로 지하철 역과 더불어 병원이 있네요. 약품을 챙겨가도 좋겠습니다.

음식점을 들르면 또다른 식품을 챙길 수 있을지도 모르죠.

티타니아:...! 약이라도 좀 챙겨갈까? 우리 음식은 꽤 챙겨와도, 약은 하나도 안 챙긴 것 같아서.

마다린:약?(네 물음에 주변을 둘러보다 크게 청십자가 박힌 건물을 바라본다. 약간의 반가운 기색과 함께) 그러게, 약을 챙겨오는걸 깜빡했네.. 사람이 없다면 빨리 들렀다 나오면 되겠다.

티타니아:(끄덕끄덕... 잡은 손 풀고 이젠 팔짱 껴요. 종말 오는 것 치곤 우린 꽤 핫하게 입었지만 뭐 어때요 더운데... 여튼 병원으로 향합니다!)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려면 반드시 괴물의 사이를 지나야 합니다.

하나 같이 무언가를 찾는지, 어딘가로 향하는지 거리를 서성이고 있거든요.

청동색의 하늘은 상당히 불길한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곳곳에 쓰러진 철골과 부서진 것들의 잔해가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티타니아와 마다린이 병원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티타니아:

매혹

기준치: 70/35/14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마다린:

매혹

기준치: 50/25/10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분명하게 눈이 마주쳐도, 선명하게 걸음 소리가 들려도,

극명하게 짙은 시체의 피 냄새에도 반응하지 않던 괴물이 고개를 돌립니다.

마치 홀린 것처럼, 기고, 기고, 기어서 티타니아에게 다가옵니다.

그것들, 아니, 그들은 꼭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티타니아:(아놔 마다린 붙잡고 튈래요 엑시트처럼)

티타니아:

민첩

기준치: 75/37/15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좀비:

좀비 rolling DEX

기준치: 45/22/9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혀가 녹아내린 것들은 음울한 울음소리를 내며.

거리를 배회하던 괴물들은 마치 하나의 구심점을 얻은 것처럼 이쪽을 향합니다.

붉고 축축한 너머의 근육 따위를 내보입니다만,

통증 따윈 조금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다행이라면, 괴물의 속도가 느리기 짝이 없다는 걸까요.

아니, 조금 서둘러 걷는 것만으로도 괴물의 손아귀에서 멀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멀어진다고 해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울음소리가 매달리는 것처럼

티타니아의 귓속을 파고들고, 어깨를 짓누릅니다.

그리고 티타니아는 그 사이로 낯선 목소리를 듣습니다.

티타니아: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티타니아는 쪼금 불행해졌습니다. 행운 -1 감소.

그날에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체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

낯선 목소리가 속삭인 것은 절로 몸서리쳐 지는 불길한 문장입니다. SAN 0/1

티타니아:

SAN Roll

기준치: 35/17/7
굴림: 42
판정결과: 실패

시선은 못 박힌 것처럼 괴물을 향합니다. 대체 왜, 이렇게…….

무섭긴커녕, 불쌍하고 안타깝게 느껴진단 말인가요.

문득, 휴대폰 액정 너머로 녹아내리던 아나운서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영문을 알 지 못한 채, 고통과 공포에 젖어 들던 그 눈동자를.

충격으로 벌어지던 입술과 바닥으로 추락해 펄떡이던 혓바닥을.

거리를 배회하는 괴물은 난데없이 쳐들어온 외계의 것들도 아니고

티타니아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그들 또한 산 사람이었음을.

티타니아:(울렁이는 감정에 결국, 다시 시선을 피한다. 불현듯 깨닫는 진실이 한데 얽혀 불필요한 감정을 재생산한다. 그러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기에. 계속해 한 가지 생각으로 나머지를 덮어내려 했다. 난 너와 둘이서 살아나갈 것이다. 적어도 너와 나만큼의 노력만 해낼 것이다. 비록 그가 제 도의를 망가트린다고 해도. ...누가 알겠는가?)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다, 다시 네 팔을 이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도 저들을 동정하고 있을까?) ...교, ...교회로 가자. 마다린.

(어어 교회 말고 병원이라고 쳤다고 봐주십쇼 나중에 백업할땐 오타 수정 해주세요)

저들도 우리처럼 숨 쉬고, 웃고, 떠들며, 또는 사랑하고 이별하는

평범한 일상을 치열하게 살아왔을 뿐인 사람들이었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티타니아가 신경쓸 일이 아닙니다.

살아서 앞으로 나아갈 나와 당신을 위해. 그들을 위한 안타까운 감상을 접어두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마다린:(안타까운가, 불쌍한가? 당장은 내가 저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존욕구만이 지배한다. 저를 이끄는 힘이 느껴지면 곧바로 고개를 돌려 시선이 네게로 향한다. 두어번의 끄덕임과 함께 발걸음을 옮기면, 걸음에서 미련이나 동정은 떼어낸 후였다) 그렇지, 여기서 한눈 팔고 있을 시간은 없으니까!

괴물은 티타니아의 존재를 인지한 이상, 떨쳐내더라도 끝까지 쫓아옵니다.

사냥 방법을 알 수 없으니 어떻게 피해야 할지 영, 감이 오지 않습니다.

이대로 거리를 배회하다가는 티타니아와 마다린이 먼저 닳아 자빠질 거예요.

거리에 선 건물은 대부분 무너지고, 폐허가 된 지 오래입니다만,

그나마 몇 가지의 멀쩡한 건물들이 남아있습니다.

마다린과 티타니아는 그 건물들 중 하나인 병원으로 향합니다.

병원의 외벽은 새하얀 페인트칠로 완벽한 마무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오늘 본 병원은 무너지고 쓰러진 건물의 여파로 검게 그을리고,

그래도 확실히, 주위의 건물 에 비하면 온건한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난리 통에 단단히 고장 난 탓에 딱 한 사람이 드나들 정도의 틈을 벌린 채로 멈춰섰습니다.

티타니아:한 명씩 들어갈까? ....... (침 꼴깍)

마다린:(쓰읍, 같이 긴장해서 침을 삼키고 고개를 끄덕여요) 응.. 조심해서 들어가야해..!

크기

기준치: 45/22/9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다행이 사람 한 명이 들어갈 너비만큼 벌려져 있네요.

티타니아를 뒤로 마다린도 따라 병원 안으로 들어갑니다.

티타니아:(다행이다! ^^)(쏙 들어가서 주변을 살펴봅니다.)

병원 안으로 들어가면 시체 썩는 냄새와 싸늘한 소독약 냄새가 뒤섞여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불쾌한 냄새가 스밉니다.

대신 다 녹아내린 시체가 대기 [의자]나 [접수대], 혹은 [휴게실]의 자판기 앞에 늘려 있을 뿐입니다.

녹아내린 시체는 거리를 배회하는 괴물과 매우 흡사합니다.

아니, 오히려…… 괴물보다 상태가 심각합니다.

뼈가 마디마디 드러나고, 근육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티타니아: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로비 가운데에 서,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여도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지천에 이토록 시체가 늘렸건만 산 사람은 하나도 없는 걸까요?

깜빡, 깜빡. 불길하게 점멸하는 형광등 탓에 더 스산하게 느껴집니다.

티타니아:... (입에 손가락을 가져다 댄다... 유독 조용한 공간이 무섭다... 입 조용히 하고 발끝으로 살금살금 걸어서 의자 봐요...)

조사:상아색이었던 의자는 이미 더러워진 지 오래입니다. 무엇으로 더러워졌는지는 굳이 생각하지 맙시다. 입을 벌린 시체의 허리는 의자 끄트머리에 간신히 걸려 있습니다.

티타니아: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팟 ㅡ 칭 ㅡ !)

시체가 입은 것은 인근 고등학교의 교복입니다.

길목에서 몇 번 본 적 있거든요. 명찰의 이름은 낯설기 짝이 없습니다.

환자복을 입고 있지 않으니, 적어도 병에 걸린 환자는 아니었겠죠.

물론 진료를 받기 위해 들렸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이렇게 갑자기 녹아내릴 정도로 중병은 아니었을 거예요.

다 녹아내린 시체는 사지의 구분이 불분명하고,

말을 걸 수 없으니 이 상황의 영문을 물어볼 수도 없겠죠.

티타니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컬트 판정 해봐도 되나요)

티타니아:

오컬트

기준치: 5/2/1
굴림: 37
판정결과: 실패

(갸웃?-0

뭐.. 적어도 귀신이 난장판을 부리고 간 꼴은 아니겠죠.

티타니아:(갸웃거리다가 고개를 돌립니다. 마다린한테 손짓으로 익숙한 교복!!! 이런 느낌을 풍기곤... 접수대로 가봐요.)

마다린:(익숙한 교복!!!이런 느낌을 받고서는 헉, 입가를 손으로 가려) 호,혹시 아는 사람이야...?

애도하거나, 혹은 징그러워하던 티타니아가 그를 지나치려 하는 순간,

티타니아:

행운

기준치: 44/22/8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의자 아래에 떨어진 작은 수첩이 눈에 띕니다.

티타니아:어... (라.... 입을 꾹 다물곤 수첩을 들어 읽어봅니다!)

조사:다이어리처럼 보이는 주황색 수첩. 시체의 명찰과 같은 이름이 앞표지에 적혀 있습니다. 가벼운 일기와 메모 따위가 남아 있습니다.

동생의 볼이 잔뜩 부풀어 올랐다. 몇 군데 병원을 들렀는데, 다들 볼거리라기에 으레 그런 줄 알았더니……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동생은 시도 때도 없이 울고, 엄마도 아빠도 영문을 몰라 발을 동동 구르기만 했다. 동네의 큰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별일 아니어야 할 텐데…….

6월 4일

볼거리가 아니라 물혹이래.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제 겨우 두 살짜리가.

부모님은 입원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제발, 아무 일도 없기를.

6월 12일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동생의 수술이 잘 되게 해주세요. 그것만 바랐다.

6월 12일

수술이 무사히 끝났다. 동생 때문에 마음 졸이다 보니 내일이 내 생일인 것도 까맣게 잊어버렸지 뭐야. 그래도 수술이 무사히 끝났으니까, 그게 제일 큰 선물이지.

문서:동생의 병문안을 다녀온 다음엔, 성당에 기도를 드리러 가야지.

단정한 글씨로 적은 일기는 선하고, 상냥하기 짝이 없습니다.

티타니아는 본능적으로 오늘의 날짜를 알아차립니다.

시체란 그 자체만으로도 보는 이를 괴롭게 합니다만,

일기를 읽고 나면 더욱 괴로워질지도 모릅니다.

오늘이 생일인 시체를 보고, 티타니아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티타니아:(머리 싸맴... 우웃... 수첩을 꾹 쥐고는 챙겨둔다. 왜인지는 모르겠다만, 그냥 버려둘 순 없어서.)

티타니아는 알지 못할 학생의 수첩을 챙깁니다.

안쪽의 티타니아 앞에서 엎드러진 [간호사], 그리고 접수대 아래에 쓰러진 [의사].

시체는 모두 역겨운 냄새를 풍기고, 이목구비를 알아보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티타니아:........................................... oO(비켜주세요 거기 아래 약이 있을 지도 몰라요)

(우 우선 ㅋ 간호사를 살펴봅니다...)

조사:[컴퓨터]앞에 앉은 채로 손에 [진단서]를 들고 있는 시체는 연녹색의 간호사복이 아니라면 신원을 알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부패했습니다.

단정했을 머리카락은 희게 세고, 움푹 팬 뺨 아래로 드러난 흰 뼈 사이엔 뱉지 못한 비명이 고였습니다. 산 채로 피부가 녹아내리는 고통이란 어떤 것일까요. 눈꺼풀이 엉겨 붙은 탓에 눈동자를 볼 순 없지만, 어렴풋이 상상할 수 있습 니다.

티타니아:(으아앙 티티는 매우 괴로워요. 하지만 꾹 참기로 합니다. 사실 이젠 시체에 조금씩 익숙해졌어요.)(인상 찡그린 채로 컴퓨터부터 살펴봅니다.)

조사:오래도록 작동하지 않은 탓에 익숙한 화면 보호기만 뱅글뱅글 돌아갑니다.

마우스를 툭 건드리면 화면이 열립니다. 병원의 근무 일지라던가, 약 처방 따위 의 자료가 담겨 있습니다만 백신의 ㅂ도 쓰여있지 않습니다.

티타니아:(눈으로 빠르게 살피곤 진단서도 한 번 봅시다1)

조사:얇은 종이 몇 장을 쥔 채로 죽어버린 탓에, 손가락뼈는 단단히 그 모양대로 굳어 있습니다. 썩어가고 있으니 떼어내는 것은 별로 어렵지도 않을 것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종이가 얼룩덜룩 번졌단 걸까요.

티타니아:

언어(모국어)

기준치: 65/32/13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어버버)

(어버버버버)

다양한 환자의 진단과 처방 따위가 적혀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 용어가 많고, 번진 글씨로 가득해서 제대로 읽기가 어렵습니다.

진단서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딱히 이 사태에 관한 내용은 보이지 않습니다.

티타니아:.................(그래 나는 의사 역을 연기 해봤지만 찐 의사는 아니니까... 훌쩍)

(그렇다면 찐 의사를 뒤적거려봅시다.)

어떠한 징조라던가, 증세가 있었을 법도 한데요.

하루아침에 이 모든 재앙이 들이닥치는 게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요?

재앙의 진상이 병마가 아니라면…… 무어라 불러야 할까요.

조사:엎드러진 시체는 흰 가운을 입고 있습니다.

물론 피와 녹아내린 무언가의 흔적으로 인해 끔찍한 몰골인 것은 마찬가지입니다만,

특이한 점이라면…… 입에 자신의 팔을 물고 있다는 걸까요.

입가를 살피면 다 빠진 잇새로 너덜너덜한 살가죽이 걸려 있습니다.

꼭 스스로 잡아먹는 꼴처럼요.

무딘 이로 질겅질겅 씹었을 테지만 피부 또한 무르기 짝이 없었으므로 다 녹은 케이크처럼 진득진득하게 늘어났습니다.

티타니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의사의 시체 아래 깔린 [검은 파일철]의 모서리가 보입니다.

조사:파일철을 꺼내보면 진료를 보거나, 보아야 할 내용을 정리되어있습니다. 내용은 간호사의 진단서와 별다르지 않습니다. 이상 증세를 보이던 환자라던가, 갑자기 녹아내리는 병에 걸린, 사람을 잡아먹는 전염병 환자는 없어 보입니다.

평소와 같은 환자의 증세 따위를 눈으로 훑는데, 첫 장 끄트머리에 쓰다만, 거칠게 휘갈긴 [메모]가 눈에 띕니다.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처럼 엉망진창인 글씨 입니다. 하지만 눈에 띄는 글자들이 보이네요.

티타니아:(글씨 개발새발이네... 메모를 봅시다.)

조사:갑자기 녹음, 비명, 공격, 잡아먹음, 아비규환, 보고 ㅅㅣㅍ어 읽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읽는다고 무언가 명확해지는 것은 아니라 무척 유감이지만요. 다만 의사의 메모를 보며 대략 추측할 수 있습니다.

1. 어제, 혹은 오늘, 그 사이쯤 사람들이 갑자기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2. 녹아내리는 인간들은 서로, 혹은 스스로 잡아먹는다.

여기까지 떠올린 티타니아는, 어쩌면 그전부터 가져왔던 가설에 확신을 얻을 것입니다.

이 모든 정황이 꼭…… 사람들이 부르던, 좀비와 같다고.

티타니아:(인상이 파리해진다. 정말? ...이런 미친 상황이 진짜라고? 불안함에 손톱을 뜯으려 입가에 손을 가져다 대다, 문득 그 아래 선명히 묻은 여러 핏자국에 그를 무른다. 몸에 시체 냄새가 배는 것 같았다. 그리 생각하면 죽어 움직이는 이들과 자신이 무엇이 다를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움직여야만 해서.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휴게실로 향했다.)

이 종말이 병으로, 전염으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면

백신을 찾는 것은 쓸모없는 짓인 것 같습니다.

애당초 백신을 만들 시간도 없었을 거고(고작 해야 이틀이니까),

약으로 고칠 수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고……

티타니아:

행운

기준치: 44/22/8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쨍그랑, 흰 가운의 [주머니]에서 무언가 떨어집니다. 500원이군요.

티타니아:(돈을 500원만 챙겨다니는 거냐. 잠시 꼬라보다가 주머니 더 뒤져봐요.)

흰 가운 주머니를 뒤적거리면 [검은 지갑]이 손에 잡힙니다.

티타니아:.............. (역시 사자 직업인가... 검은 지갑을 뒤적뒤적 살펴봅니다.)

조사:평범한 가죽 지갑. 안에는 10만원 가량의 현금과 카드, 신분증이 들어있 습니다.

사진을 넣을 수 있는 곳에는 [가족사진]이 끼워져 있습니다.

티타니아:(음 이 지갑은 이제 내 거가 되는 거군. 500원은 따로 줍지 않겠어요.)(가족사진...도 한 번 봅시다.)

조사:가족사진을 살펴보면 아주 어린 아기를 안은 부부의 사진입니다.

카메라 앞에서 능숙하게 웃는 부모와 달리 아기의 시선은 엇비슷하게 다른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참 단란한 풍경이에요. 아마 의사의 가족이고, 아이일 테죠. 입맛이 씁니다.

티타니아: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메모의 마지막 문장…… 역시 가족들에게 하는 말이었겠죠.

젖살이 포동포동하게 부푼 뺨은 매끄러운 분홍색입니다.

사진 속 아기와 시선이 마주쳤다고, 그런 착각에 빠졌을 때,

티타니아: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 날에는 아이 밴 자들과 젖먹이는 자들에게 화가 있으리니……

고개를 휘젓거나 눈을 깜빡이면 목소리는 금세 흩어집니다.

티타니아:(손등으로 귀 탁탁탁 친다... 표정을 찡그리고는 지갑을 챙깁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쓸모 없겠지만, 10만원 꽁돈이 생겼어.

마다린:뭐(어깨를 으쓱인다) 이런 상황이니까 더욱 쓸모가 있을지 모른다구? 카드도 챙기자.(?)

티타니아:당연히 지갑 통째로 챙겨야지... (끄덕이며 주머니에 잘 넣어둬요 ㅎㅎ)

티타니아:(헤헤)(두둑한 주머니 끌고 이제 휴게실로 다시 가봅시다)

자판기와 원탁 테이블 몇 개가 놓여있는 단출한 휴게실입니다.

걸음을 디디면 발아래 고인 웅덩이가 끈적하게 걸음을 붙잡습니다.

웅덩이는 검고, 희고, 붉고, 아무튼 이런저런 색이 뒤섞여 혼미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것의 정체를 오래 고민할 필요도 없이, 희고 둥근 무언가가 발끝에 걸립니다.

웅덩이 사이로 솟아있는 작은 것들은 대부분 사람의 어딘가입니다.

코, 귀, 혹은 손가락. 드러난 탓에 채 녹지 못한 것인 듯합니 다.

티타니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티타니아:(집게손으로 살짝 들어올려 화면을 켜봅니다.)

마다린:으.....(왠지 피에 젖은 휴대폰을 으..........)

조사:카메라가 켜져 있습니다. [영상]을 찍고 있던 것 같습니다.

티타니아:(이제... 티티 손은 이미 피에 더러워졌을 거란 생각이 있기에... 톡톡 영상을 확인해봐요...)

조사:최근 파일을 열자, 익숙한 병원 로비가 보입니다.

사람이 바삐 돌아다니는 로비. 하나같이 멀쩡한 모습으로 의사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순번을 기다리거나, 약을 처방받기 위해 드나듭니다.

그리고 북적이는 가운데……

“아아악―――!”

영상의 초점은 병원 한가운데 선 어떤 이를 겨냥합니다.

따라서 휘청거리는 팔이 퍽 불안해 보입니다.

휴대폰의 주인이었을 앳된 목소리가 교활하게 키득거립니다.

“취했나 봐.”

야, 그러다 걸리면 어쩌려고 그래?”

“떡이 돼서 모른다니까. 아, 진짜 진상. 고개 좀 들어보지……”

얄팍한 정의감인지, 혹은 이야깃거리를 놓치지 않는 치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초점은 집요하게 그를 쫓아가고, 고개를 들어보라는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연달아 터집니다.

영상 속의 그는 이쪽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피부 가죽이 녹아내리기 시작합니다.

뉴스 속 아나운서처럼, 이마가 무너지고 코가 뭉개지고, 피눈물이 흐릅니다.

처음 보는 끔찍한 광경에 주위에 선 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물러나지만……

곧 꽃망울이 터지듯 비슷한 증상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영상에 담긴 모든 이들이 아래로, 아래로 흐릅니다.

그와 가까운 이도, 먼 이도, 닿은 이도, 닿지 않은 이도.

최초의 발원지인 그는 옆 사람의 목덜미를 깨물고, 다른 이들도 덩달아 서로의 살점을 삼키려 기를 씁니다.

아우성이 들리고, 유리문을 향해 뛰어가던 이도 다리가 문드러져 쓰러지고,

휴대폰이 떨어졌는지 요란한 소리와 함께 화면이 몇 차례나 뒤집히더니 천장을 비춥니다.

지금 티타니아가 머리 위에 지고 있는 바로 그 천장입니다.

누구랄 것 없이 죽음을 질겁하고 삶을 구걸했으므로 목소리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죽음이 휩쓸고 간 병원은 시간이 멈춘 것처럼 고요하기 짝이 없습니다.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하던 지옥이 바로 이곳에 있었습니다.

너덜너덜한 시체를 보자니, 그것들이 단순히 녹아내려서가 아니라……

티타니아가 무엇을 살피고, 들추더라도 바꾸거나 돌이킬 수 없습니다.

티타니아:(피에 젖은 휴대폰을 툭, 떨군다. 다리 위로 피가 튀기는 모습을 눈에 담았고. 새삼스레 든 생각은 이곳엔 참 붉은색이 너무 많다는 것... 제 손도, 머리카락도, 다리 아래도, 이 공간도... 다시 끔 정신을 놓기 전에 시선을 든다. 푸른빛을 찾아 제가 먼저 손을 뻗었다. 자신은 혼자가 아니었기에.) ...이곳이 시작이었나 봐. 나, ...가자. 약을 찾는 것보단 그냥 나가는 게 낫겠어.

마다린:(휴대폰을 붙잡는 손에 호기심에 함께 본 순간을 후회했던가. 힘없이 떨어지는 휴대폰을 보고선 본능적으로 너를 살핀다. 그러다 네 손이 제게 뻗어오면 붙잡고서 제 뺨에 대고 손을 문지른다. 괜찮아, 나 여기 있어.) ..그럴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여기서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말이야.(그래도 남아있는 영상에 이 사단의 원인을 알 수 있었으니 어떻게든 후회는 하지 않지만..) 그,그래 얼른 나가자. 다른 층에는 또 괴물이 있을 지 모르니까.

티타니아:(제 뺨에 다른 온기가 닿으면 일순, 찰나처럼 눈에 생기가 돈다. 막연히 생각하던 것과 피부에 닿는 것은 다르기에. 잠시 고개를 숙여 네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응, 우린 이곳에 같이 있어. 그리 생각하며 가벼이 널 안으면, 기억에도 없는 장면이 스치곤 했다. 알 수 없는 두 시체가 끌어안은... 잠깐, 내가 그런 것을 본 적이 있던가? 깊게 생각하기도 전에 기억은 다시 흩어져 사라진다. 천천히 몸을 떼어내곤 어설피 미소 짓는다.)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응, 떠나자. 또, ...여긴 피가 너무 많기도 하고... (중얼이며 제게 뻗어진 손을 맞잡아 밖으로 향한다. 찰팍 거리는 소리와 함께 다시 다리에 핏물이 튀긴다. 그러나 걸음을 멈추진 않았다.)

마다린:(제 품에 닿는 몸을 끌어안아 토닥인다. 저라고 이 상황에 의연한 것은 아니었으나 이 상황에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버티고 서 있을 수 있는 힘이 된다. 지금의 일도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며, 우리가 성당에 도착하기만 하면 생존자들을 만날 수 있을 거고, 당장의 백신은 없지만 여태까지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그치? 내가 있어서 다행이지? 나 없으면 안되겠다~ 티티!(장난스레 대답하고는 네 손을 잡는걸로 대답을 대신한다. 네 걸음에 맞춰 병원을 나서)

병원을 나서면 또다시 이 곳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괴물들이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이 병원을 나서기라도 하는 것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 마냥,

티타니아:

민첩

기준치: 75/37/15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좀비:

좀비 rolling DEX

기준치: 45/22/9
굴림: 50
판정결과: 실패

조금만 빨리 걷는 것으로도 괴물의 움직임을 피할 수 있었지만,

이전에 남은 동정심이 괴물에게 시선을 던집니다.

몇 걸음 뒤에서 쫒아오던 괴물과 눈이 마주쳤나요?

마침 운이 좋게도 눈동자가 남아있는 녀석입니다.

희게 막이 서리고, 녹아내리던 눈동자는, 어째서인지 순간 청명함을 되찾습니다.

티타니아:

심리학

기준치: 45/22/9
굴림: 98
판정결과: 대실패

형태를 유지하던 동공은 물에 푼 것처럼 주르륵 녹아내립니다.

눈물 대신 눈동자를 이루던 점액이 흘러내립니다.

어떤 감정도, 생각도 읽을 새 없이 벌어진 참사에 티타니아, SAN 0/1

티타니아:

SAN Roll

기준치: 34/17/6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도망치는 일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으나, 긴장된 마음에 숨이 차오릅니다.

마다린과 티타니아는 많은 품을 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괴물은 떼어내도, 떼어내도, 도망쳐도, 도망쳐도 마다린과 티타니아를 뒤쫓습니다.

알에서 갓 태어난 새 새끼를 보는 것 같습니다.

분명 처음에는 존재를 인식하지도 못하는 것 같았는데,

종잡을 수 없는 공포가 다리 아래 주렁주렁 매달립니다.

정말 공포 였던가요? 이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괴물이 티타니아를 쫓는 것은, 그저 티타니아가 살아있기 때문인가요?

티타니아를 먹어치우고, 마다린을 먹어치우려는 이유란 무엇인가요?

배가 고팠기 때문에? 혹은 미쳐버렸기 때문에?

어지러운 머릿속을 매캐한 흙냄새가 헤집고 지나갑니다.

불확실하고, 이상하고, 믿을 수 없는 일투성이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티타니아가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 따윈 아무것도 없다는 거예요.

바쁘게 걸음을 옮기다보면 어느새 음식점 앞에 다다릅니다.

괴물을 피해 도망치건, 혹은 허기를 달래기 위해 들리건

마다린:(긴장된 채로 바쁘게 움직여서 그런지 약간은 지친 얼굴이에요) .. ..조금만 쉬다 갈까..?(쫒아오는걸 계속 피해 도망칠 순 없으니까.... 종알종알 쉬자고 칭얼칭얼)

티타니아:(마다린 꼬옥 붙잡고 다독다독... 이쪽도 꽤나 지친 얼굴이다.) ...여기까지 왔는데, 들러서 조금만 쉬자. (끄덕이며 안으로 향해요.)

마다린:(휴! 안도의 안숨을 쉬곤 쫄래쫄래 식당 안으로 들어간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고풍스러운 샹들리에가 걸려 있고

식당이 본디 얼마나 좋은 곳인지 곳곳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흰 테이블보 위며 아래에는 시체가 쌓여 있습니다.

정작 음식이 담긴 그릇은 바닥에 떨어져 산산이 조각난 채……

티타니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으, 세상에. 제아무리 잘 가꾸어진 식당이라고 이사단이 난 이상 아무런 쓸모가 없죠.

티타니아:

SAN Roll

기준치: 33/16/6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왜 시체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건지 모르겠군요.

그 꼴이 그저, 위태롭게 쌓아 올린 크레이프 케이크처럼 보여 우스울 뿐입니다.

산 사람이 없으니, 주문을 받거나 요리할 사람이 있을 턱이 없습니다.

음식 냄새 대신 음식물 쓰레기에 가까운 악취가 가득합니다.

티타니아:(싫다... 시체고 음식물 쓰레기고... 역겨움에 입을 잠시 틀어막았다가, 식당 안을 살펴봅니다.)

역겨움에 입을 틀어막고, 올라오는 속을 겨우 진정시킵니다.

테이블에 매달리다시피 엎드린 그는 멀쩡한 꼴은 아닐지언정

마다린과 티타니아를 발견했는지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팔이 앞으로, 앞으로 뻗어 나옵니다.

티타니아:(당황해서는 눈을 크게 뜬다. 그러나 더 다가가지 않았고, 마다린을 꾹 붙잡을 뿐이었다. 동정에 실천하는 타입은 아니었기에. 잠시간 그를 지켜볼 뿐이다.)

나이가 있어 보이는 얼굴은 주름이 졌지만, 꽤 양호한 상태입니다.

입술이 문드러져 내용물이 흘러넘치는 것을 제외하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자면 손가락도 그렇습니다

흰 셔츠는 딱히 다른 색으로 물들지도 않았고,

테이블을 긁느라 손가락 끝에 피가 고이긴 했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테이블을 긁으면서 두 사람을 부릅니다.

: 살려, 살려줘... ... 제발, 나 좀...

티타니아:... ...어떻게, 요? 저흰도 해결 방법 같은 건 몰라요. (여전히 다가가진 않았다.)

마다린:(상당히 방어적인 pc군.) 저,저희가 뭘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역시나 다가가진 않았습니다)

테이블보만 조금 구겨질 뿐 테이블은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티타니아와 마다린이 그저 엎드린 사람을 바라보고 있자면,

애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상반신은 기울어지고

무거운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진 사람의 머리가 문드러지고,

흘러나온 것들은 바닥을 적시고…… 티타니아의 발끝에 닿습니다.

의자 아래로 떨어지고서야 깨닫습니다. 시체는 반 토막밖에 남지 않았다고.

허리 아래로 다 녹아내렸는지 뼈도 보이지 않습니다.

끊어진 허리 아래로 천천히 녹아가던 살점이 테이블의 다리와 의자를 더럽히고 있었군요.

왜 그토록 그가 절실하게 매달리고 있던 건지 알 것 같습니다.

뭉개진 살점이, 드러난 단면이 붉고 질척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딘가엔 구멍이 있고, 어딘가엔 부스럼이 있고……

티타니아:(혹시나, 했던 것은 역시나, 로 다가왔고. 일순 죄책감이 들었던가...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기에, 그저 초점 흐린 눈으로 그를 지켜본다. 피와 뇌수가 섞여 질척이는 걸음을 시체 근처로 옮긴다. 이젠 코끝이 흘러오는 탁한 향에 마비될 지경이었다.)

그의 몸이, 머리가, 아까 말을 건 사람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녹아내립니다.

아마도 우리가 이 곳을 떠나고나면 완전히 녹아 그 형상을 알아보기 힘들겠죠.

그에게 닿았던 시선을 뒤로하고나면 테이블 위의 접시에 타르트가 담겨있는 것이 눈에 밟힙니다.

아직 손을 대지 않았는지 스푼과 포크, 접시 모두 깨끗합니다.

타르트 위를 장식하는 것은 무화과로, 설탕을 발라 반지르르하게 빛나고 있지만……

사람의 파헤친 살점 같아 도저히 삼킬 기분이 들지 않습니다.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하다던데 그저 구역질이 치밉니다.

티타니아:(손끝으로 테이블 위를 톡톡 친다. 반지르르한 모양새가 꽤 예쁘다만, 이젠 제 머릿결만 봐도 역겨운 것이 붉음이라. 인상을 찡그린 채 시선을 돌린다.) ...먹기엔 좀, ...그렇겠지? -비위 상도 그렇고, 묘하게 얘만 멀쩡한게 이상하기도 하고...

마다린:....(멍하니 녹고 있는 사람과 타르트를 번갈아바라보다가) 아, 역시... 좀 그러려나? 하지만 우리.. 오늘 일어나서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꼬르르륵. 민망하게도 허기진 소리가 들리기도 해서 헤헤 웃어요..) .. ..피만 안튀었으면 괜찮지 않을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곤 이것이 유일해 보입니다.

무화과의 다디단 향기가 감미롭게 시체 사이를 떠다닙니다. 침이 고이는, 좋은 향기입니다.

티타니아:.................(진심??? 놀란 눈으로 마다린 봄)

마다린:... ... ...왜,왜...?(역시 바다에서 날고기는 것들을 먹은 마다린 웨이스티는 별론가요)

티타니아:(아무래도 비위약한 티타니아는 무화과는 별로...........)(마다린 웨이스티는 좋아.)

으음, .....................먹.....을 거야?

마다린:(마다린 웨이스티는 좋다면 다행) ... ... ... ....

아니.. 티티 두고 혼자 먹을 순 없으니까.....

티타니아: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L2129, L2129, L2129, L2129……

부드럽고 유순한 목소리가 티타니아의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입니다.

그러나 무화과타르트를 보고 있으면 달콤하기 짝이 없어서,

어서 나를 먹으라고, 무화과가 스스로 속삭이는 것도 같습니다.

배가 고프잖아요. 제대로 된 음식이라곤 보이지 않잖아요.

앞으로 얼마나 더 험난한 일을 겪어야 할지 모르잖아요.

공복인 채로 하염없이 뛰고, 걷고, 괴물을 상대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일입니다.

단 것은 열량이 높으니 분명히 도움이 될 거고요.

먹을까요? 아니면 유혹을 뿌리치고 식당을 나설까요?

티타니아:(정신력 판정 성공하면 유혹 뿌리치게 해주세요)

티타니아:

정신

기준치: 45/22/9
굴림: 97
판정결과: 대실패

(어라 맛있을 지도?)

역시 공복의 상태로 도망다니며 움직이는 것은 힘들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원래 운동하고 나서 먹는 음식이 꿀맛인건 티타니아도 잘 알잖아요.

티타니아:(잠시 망설이다가... 대충 옷자락에 손을 닦아낸다. 접시를 들어 무화과 타르트를 제 앞에 끌어와. 당장이라도 이걸 뿌리치고 가고 싶은데, 아 엄마야 이게 뭐야 어케 거절함?)

(여튼... 마다린을 한 번, 타르트를 한 번 봐요...) ...조금만 먹을까?

마다린:....조금만 먹을까? 배고프단 말이야.. 나 어제 밤부터 아무것도 못먹었다구..(물론 티티와 마다린이 만나면 뭐 엄청 먹고 걸즈토크하느라 시간이 다 갔을 거 같지만 아무튼 말이라도 그렇게 해봅니다) 쪼오금만... 먹자...(헤헤...)

티타니아:(어쩌겠어요... 펌블도 났고... 무화과도 절 매혹하고... 귀염깜찍마다린도 이렇게 배가 고프다는데...)

................그래, 조금만...... (노나 먹읍시다..)

펌블도 났고.. 무화과도 씨게 매혹하고... 아무튼마다린도 배가 고프다는데...

티타니아는 깨끗한 포크를 들어 타르트를 베어듭니다.

포크로 표면을 터트리자 단내가 한층 짙어집니다.

단단한 과자가 부서지면서 퍽 훌륭한 맛이 납니다. 맛이 좋네요.

생김새가 어떻든 간에, 분명히 잘 만든 타르트예요.

순식간에 혀 위에서 녹습니다. SAN +1d3

티타니아:(웬걸? 먹을 만해. 아니? 맛있어.)(1

(이런씨)

티타니아:..........맛있네, ...음, 맛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 참 이상한데... (맛있어서 냠냠 먹음...)

마다린:(마다린도 마다린도. 남은 하나뿐인 포크로 얼른 떠먹여주길 바라는 마다린)

티타니아:(우리는 시체를 밟고 서서 데이트를 하는 중인가? 하지만 데이트가 더 중요한 거 아닐까?)

티타니아:(마다린 입에 아~ 하고 타르트 쏚 넣어줘요)

(아무래도 그런 편이지)

마다린:(악법도 법이듯이 시체데이트도 데이트입니다)

마다린:(아~ 타르트 쏙 넣고 우물우물 오늘 본 마다린 중에 제일 행복한 얼굴로 무화과 타르트를 씹어요) 행복해...(지금 상황 다 잊어먹고서는) 좀더 멀쩡한 요리가 많았으면 좋았을 걸~~

티타니아:(행복해보이는 마다린을 보고 있는 티티. 산치 회복을 시켜주세요. 좀 정당한듯)(헛소리)

티타니아:(아 ㅋ)(마다린이 행복하면 티티도 행복해~ 1)

(ㅋㅋ)

티타니아:(하..............존심상해)

하..... 티타니아는 존심은 상했지만 이성은 회복했습니다....

티타니아:(좋아요...사랑으로 이겨냄)(마다린 마구 뽀담뽀담 예뻐해줘요) 맛있으니 다행이다. 그런데 왜 하필 무화과지? (으쓱...) 음, ...하여튼 여긴 이제 나갈까?

마다린:(사랑으로 이겨낸거 보기 좋다...) 으음, 원래 디저트 전문점이었다던가?(무화과로는 디저트를 많이 해먹으니까~ 작게 중얼거리며 어느새 무화과타르트를 다 먹어치워버렸다.) 우웅조하(우물우물우물)

무화과타르트를 다 먹어치우고는 식당을 나섭니다.

티타니아:(에구 귀여워 완전 뽀담뽀담 하면서 나왔음)

식당을 나서, 길목에 서면 괴물의 수가 퍽 많이 줄었습니다.

익숙한 골목을 걷는데, 주위의 풍경이 이상합니다.

보도블록 사이에 피었던 이름 모를 풀꽃도, 도로 근처에 아름드리 드리웠던 나무도,

주택가의 담벼락을 타고 자라던 장미와 담쟁이덩굴도…… 모조리 시들었습니다.

티타니아:

행운

기준치: 43/21/8
굴림: 99
판정결과: 대실패

시들어서, 회색으로 변색한 이파리들이 잿가루처럼 흩날립니다.

죽음이 둘러싼 길을 계속해서 걷다 보면, 아기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주위의 건물은 모두 무너져 산 사람이 그 아래에 깔려 있으리라곤 생각할 수 없습니다.

괴물들의 귀에는 닿지 않는 것처럼 반응하지 않는군요.

티타니아:...아기 울음 소리 들리지 않아? (잠시 눈을 깜빡인다. 뭔가... 다 무시해도 아이까지 무시할 정도의 도덕을 내려놓진 못해서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댄다.)

마다린:(으.. 무서운듯 움츠러든 채 네게 착 달라붙어선) 그,그렇지..? 그치만.. 아기 목소리는 들리는데 보호자의 목소리는 안들리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마다린 또한 함께 울음소리를 듣고, 인식하고, 반응하니까요

꼭 마다린과 티타니아를 자신이 있는 곳으로 불러들이는 것처럼 선명합니다.

티타니아:...음, ... ...그래도 아기는... ...아무래도 아기는... (구해야지... 아이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해봅니다.)

마다린:음... 그래도... 역시...(아기는 구해야겠지... 같은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함께 아기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아 두리번거린다)

소리를 따라 홀연히 걷다 보면 지하철역에 도착합니다.

아래로 뻗은 계단을 두고 커다랗게 아가리를 벌린 입구가 스산합니다.

티타니아는 손전등을 챙겨왔지만, 그냥 지나가도 상관없습니다.

지하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데 이 계단을 내려가는 건 너무 위험하고…….

티타니아:................. (하 무서워! 하지만....)

티타니아:.... (가방에서 주섬주섬 손전등을 꺼냅니다. 나는 용기의 그리핀도르.) ...죽어가는 아저씨랑은 다른 문제잖아, 그치? (달달 떨며 들어가자는 듯 고갯짓 합니다...)

마다린:(용기의 그리핀도르와 지혜의 래번클로가 만나서 무섭지 않아) 아,아무래도... 아저씨랑은 다르지.....(아기잖아.. 작게 중얼거리고 손전등 빛에 의지한 채 천천히 내려간다)

몇 칸을 밟아도 우려한 것처럼 괴물이 갑자기 등장하거나 위험한 일이 벌어지진 않았습니다.

대신, 지하에 가까워질수록 시시각각 불길함을 느낍니다.

어둠 속에서 얕은 빛만에 의존한 채 깊은 곳으로 내려 가는 것은 더욱 음산한 일입니다.

지하의 바닥에 다다르면 불길함의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발을 디딜 곳도 없을 만큼 역사를 꽉 채운 시체들이 시야에 가득 들어왔으니까요.

종말을 피해 바닥으로 파고든 그들은 결국 지상의 괴물과 똑같은 꼴입니다.

티타니아: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중에서 하나도 도망하지 못하며 그중에서 하나도 피하지 못하리라.

저희가 파고 음부로 들어갈지라도 내 손이 거기서 취하여 낼 것이요…….

아기 울음소리와 뒤섞인 낯선 목소리가 신경을 가느다랗게 긁습니다.

시체를 피해 걸음을 옮기려 해도 워낙 빼곡하게 쌓여 있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족히 마을 하나의 분량일 것이라고 쉽게 예감할 수 있습니다.

티타니아:(익숙해졌더라도, 또 경악을 금치 못할 관경이다. 입을 틀어막아 간신히 공포 어린 신음을 참는다.) ...아가야, ...아가야... (-그러면서도 죽음 사이에 살아있을 지도 모르는 생명을 찾아 헤맨다. 차오르는 거부감을 이겨내려 하며, 계속해 안으로 들어간다.)

티타니아는 이 시체더미 깊숙한 어딘가에 파묻혀있을 아기를 찾아 헤맵니다.

설령 이 도시의 모두가 죽었다고 한들, 그 모두가 티타니아를 찾아 쫒아온다 한들,

하나가 된 듯 뒤섞인 그것들 사이에서 아기를 찾아내는 건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울음소리가 이정표가 되어주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아기는 아주 앳된 티가 나고, 스스로 목을 가누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보호자의 품에 안겨 있습니다만 그럼 무엇하겠어요.

보호자는 이미 차가운 시체가 된 지 오래인걸요.

눈물처럼 뜨거운 살점이 어린 아기의 뺨이며 이마에 묻어 있습니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앙앙거리며 목소리를 높입니다.

인상을 와락 쓴 탓에 얼굴은 잔뜩 붉어져 있고, 사정없이 구겨졌습니다.

아기조차 이토록 치열해야만 하는 세계라니, 무언가 단단히 잘못됐어요.

티타니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마트, 문구점 따위에서 흔히 팔 던 아기 모양의 인형이라고.

곧 공기를 찢던 요란한 울음소리가 잦아듭니다.

살아있는 것처럼 어깨와 가슴을 새근새근 들썩이다가……

한여름의 눈사람처럼 뼈대도 남기지 않고 녹아내린 아기 인형은 그저 뜨겁고 축축합니다.

가득히 텁텁한 플라스틱과 고무 냄새 따위가 뱄습니다.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것을 털어내는 데, 요란한 안내 방송이 시작됩니다.

“다음에 도착할 열차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탑승객을 태울 수 없사오니 기다리는 분들은 그저 종말을 바라보며 마지막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천장에 걸린 커다란 화면에는 열차가 없다고 쓰인 글씨가 요란하게 깜빡입니다.

열차가 정상 가동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겠죠.

이전 정거장에도 열차는 멈춰 서지 못할 것입니다.

망자를 태우는 열차가 아닌 이상에야 탈 수 있는 이도 없겠지만요.

죽음은…… 천지에 도래했습니다. 완벽한 종말이 임박했음을 알리며.

티타니아:...하, ...하하! ...하하하! (다 녹아내린 인형, 아니, 아기... 아니, 형태 모를 덩어리를 끌어안았다. 귓가에 박히는 안내 방송이 원망스러웠다. 그제야 뒤늦게 눈물이 밀려온다. 언제 묻었는지 모를 핏자국과 눈물이 섞여 분홍빛 눈물이 흐른다. 울면서도, 소리내며 웃는 꼴이 영 미친 사람 같았다. 스스로도 자각했으나, 제 입을 틀어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

마다린:(고약한 고무냄새를 내며 녹아내린 인형을 바라본다. 이제와서야 형체도 남지 않았지만. 의미없는 안내방송이 반복되며 정신을 어지럽힌다. 네 반응에도 다급히 달래줄 겨를 없이 혼란스러운 눈으로 상황을 내다보기만 한다. 그렇지. 이런 곳에 아기가 살아있을 리가 없는데. 굳이 이런 장면을 보이며 현실을 깨닫고 싶진 않았어서, 녹아내린 덩어리를 네 품에서 내려놓으려 손을 가져가면) .... 꼭 우리만 살아있는 것 같지이..(반쯤은 농담이었으나) .. ..그래도 노력하려고 여기까지 왔잖아?

티타니아:우리 둘만 살아남은 것... 같기도 하네. (팔에 끈적하게 내려 붙은 것을 바라본다. 서로를 달래주기엔 들이닥친 현실이 한참 가혹한데도. ...고개를 들어 널 바라본다. -끝내 희망을 품는 너는 저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과도 같아서. 둘이 아닌 하나만 살아남는다면 어쩌면 네가 맞겠다, 같은 생각도 들었다. 자신은 이렇게나 나약하니까. 끈적이는 것들을 털어낸다. 마냥 울고만 있을 순 없었다. 혼자가 아니니까. 네가 있으니까. 제가 무너지는 것이 네게 영향을 미치면 안 되니까... 입술을 꾹, 깨물면 피가 터져 나왔고. 그럼에도 어설피 웃어낸다.) ... ...그래도, 살아가야겠지? ...둘이니까. 혼자는 아니니까...

마다린:(네 생각을 알지못하고 내려놓은 아기인형이었던 플라스틱 덩어리를 내려다본다. 저것도 곧 다 녹아 바닥에 늘러 붙어버리겠지. 차라리 모형이었으니 다행인가, 그럼에도 그 모형이 이루고 있는 존재가 작지 않아서 미련이 남는듯 시선이 간다. 힘들게 떼어내듯 네게 시선을 돌리고 애써 입모양을 웃어보이면) 응. 우리는 혼자가 아니니까. 어떻게든 상황을 헤쳐나가야지. 그러지 못하면 조금 쉬다가 움직여도 좋지.(여기서 쉬는건 무리겠지만 말이야.)

티타니아:(느릿하게 네 손을 붙잡는다. 이젠 어설픈 웃음 위로 눈물이 흐르지 못했다. 그저, 그 손을 꼭 잡고 있다가...) 응, ...그렇게 하자. 괜한 곳으로 돌아왔네. ...이만 올라가자. (차분한 목소리는 전보다 힘을 가지고 있었다. 목표가 분명하게 뒤바뀐다. 둘에서 하나로. 분명한 건, 그 하나가 자신은 아니었다. 그제야 맑은 웃음을 지으며 널 살짝 끌었다. 이 지겨운 곳을 벗어나야만 했다.)

마다린:(찌푸러진 인상을 펴듯 네 양 뺨을 쥐고 몇 번 문지른다. 흘렀던 눈물자국을 닦아내듯, 묻었던 핏자국을 닦아내듯 손을 움직이고 다시 손을 붙잡는다) 그래도,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모른 체 지나갔다면 계속 마음에 걸렸을 거야, 그러니까.. 나는 여기에 온 걸 후회하지 않아, 티티.(차분해진 안색을 살피고 나서야 안심하듯 긴 숨을 내쉬고는 끄는대로 저항없이 이끌린다) 여기서 성당은 멀지 않으니까, 조금만 더 힘내자!

마지막 건물에서 나와 도로에 발을 디디면, 하늘은 한층 어두워졌습니다.

여전히 텅 빈 구멍으로 남은 태양 탓에 시간을 헤아리기가 어렵습니다.

꼭 시간이 멈춘 듯 기나긴 정적이 드리우는군요.

썩은 시체처럼 푸르스름한 하늘에는 곰팡이가 핀 것처럼 희고 붉은 별들이 촘촘히 박혀있습니다.

티타니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으스스한 풍경이 익숙하게 느껴질 정도군요. 거리가 아주 조용합니다.

갈라진 아스팔트 도로의 균열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고 깊어서,

나무는 시들고, 새는 떨어지고, 물고기는 떠오르며,

무너지는 건물 사이로 녹아내리는 인간의 지성과 육신이 참담합니다.

바람이 지나며 죽음이 채 거두지 못한 얄팍한 껍질을 흔들 때마다 울부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티타니아: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큰 지진이 나며 해가 총담 같이 검어지고, 달이 피같이 되며

하늘의 별들 이 무화과나무가 대풍에 흔들려 선 과실이 떨어지는 것 같이……

낯설던 목소리는 끊임없이 티타니아를 부르고, 말을 겁니다.

이제는 귀에 익은 소리라고 여겨질 정도로 집요하게 티타니아의 어깨에 매달려 있어요.

의미를 알 수 없는 목소리에 시달리자니, 시시각각 미쳐가고 있다고 실감할지도 모릅니다.

티타니아:(무의식적으로 문장을 곱씹는다. 멍한 눈은 어딘가 정신을 잃은 사람과 같았고. 발이 땅에 닿는 촉감이 새삼스러워 시선을 바닥으로 내린다. 몇 번의 걸음이 이어지고서야 아, 하는 소리를 낸다. 현실과 꿈의 경계가 영 흐릿했다.) ...성당까진 얼마나 남았을까?

마다린:(이제는 익숙해져야할 적막에 별다른 소음을 끼우지 않은 채 묵묵하게 걷는다. 여전히 손은 잡은 채였고, 그저 발맞춰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다. 그러다 작은 탄식같은 소리에 고개를 들어 너를 바라보면 가볍게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그래도 얼마 안남았지,(저기 봐. 그런 말과 함께 남은 손으로 두 골목을 지난 곳의 성당을 가리킨다)

티타니아의 귓가를 울리던 목소리가 채 흩어지기 전에,

커다란 소리와 함께 저 멀리에서부터 하늘이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붉은 불꽃과 연기에 휩싸여 화려하게 치장했습니다.

노을이라기엔 불길하고, 석양이라기엔 끔찍한 색깔에 시선을 사로잡히면,

그와 동시에 한 번 더 쿵! 커다란 소리가 떨어집니다.

굉음과 함께 긴 꼬리를 그리며 바닥으로 떨어진 것은 별입니다.

촘촘히 박혀 있던 별들은 검은 구멍을 남기고 아래로, 아래로 추락합니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장면은 다시 볼 수 없을 장관입니다만,

애석하게도, 저 멀리에서 그려지는 별의 궤도 따위가 아니라

별들이 떨어진 곳곳마다 불이 붙고, 화마가 치솟습니다.

저 멀리에서부터 간신히 형태를 유지하던 건물이 차례차례 부서집니다.

지각 아래에서 용이 깨어나기라도 할 것처럼 땅이 요란하게 흔들립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떨어지는 별 중에는……

티타니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온통 이름 모를 별투성이에요. 서둘러 도망가는 게 좋겠어요.

하늘을 가로질러 티타니아와 마다린의 머리 위로 가까워집니다.

이대로라면 그 별에 짓눌려 쥐포 구이가 되거나,

혹은 폭파의 여파에 휩쓸려 뼈도 추리지 못할 것이 분명합니다.

티타니아:

민첩

기준치: 75/37/15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쾅!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발아래 스산한 흙먼지가 휘감깁니다.

목이 따끔거리고 귀가 얼얼할 정도로 난장판이 벌어졌지만……

왜냐하면, 별의 파편에 한쪽을 내어주고 말았거든요.

붉은 별 아래로 피가 흘러넘칩니다. 끔찍한 광경에 티타니아, SAN 0/1D2

티타니아:

SAN Roll

기준치: 35/17/7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2

눈만이 아니라 팔등이라던가 목덜미, 혹은 뺨같이 드러난 부위에 긴 생채기들이 보입니다.

날카로운, 부서진 것들이 스치고 지나가며 만든 상처입니다.

마다린:...(헉, 소리를 낼 찰나도 없이 고통을 동반한 상처에 인상이 확 찌푸러든다. 여지껏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감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타오르는듯한 고통, 몸에 난 잘은 상처들에 아픈 소리를 지르며 본능적으로 몸이 움츠러든다. 피가 흐르는 얼굴 한쪽을 손으로 감싸쥐며 내뱉는 소리는) 티,티티. 얼른.. 위험할지도 몰라!! 서둘러서 먼저 가!

티타니아:(일순 두려움에 발이 멈춘다. 주춤, 했던 것은 자신 역시 그처럼 다칠까 봐. 몇 초간의 망설임이 있었다면 결국 네게로 다시 다가간다. 네 팔을 끌어 부축해서는 느릿하게 일어선다. 몸이 파고드는 공포에 숨이 턱 막히고, 이가 소리 내 딱딱, 부딪힐 정도로 떨려온다. 그럼에도 너를 포기할 순 없었다. 가라니, 혼자 가버리라니. 이리 다친 널 두고, 왜인지 모르게 멀쩡한 내가 떠나버리라니. 그 잔인한 풍경을 네게 안길 수는 없었다.) ...시, 싫어. 너, 널, ...두고 어, 어떻게 혼자, ...가. 근, ...근처니까... (고개를 저으며 맹목적으로 교회로 걸음을 옮긴다. 무서워, 마다린. 두려워, 죽지 마. 같이 살아가자. 그런 속 마음이 머릿속에서 계속 울려왔다.)

마다린:(제아무리 날고 기어 다치는 일에 익숙하다고 한들 갑작스러운 재난과 같은 부상에 멀쩡할 리 없었다. 움츠러든 채 작은 고통이라도 금방 가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까이에 있는 멀쩡한 눈조차 흐릿했으나 제 몸을 일으키는 인영에 인상을 찌푸리며 자연스레 너를 떠올리며 바라본다. 아.. 꼴이 엉망일텐데. 병원에서 본 영상, 흘러내린 아기 인형, 뇌수를 쏟아붓던 사람을 보던 네 얼굴을 떠올리자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며 제 얼굴을 가렸다,) 그,그러지 않아도, ..되는데...(그럼에도 저를 부축하며 성당으로 향하는 걸음을 늦출새라 네게 방해가 될 순 없어 있는 힘을 다해 걸음을 옮긴다) 미안.. 괜히 티티를 번거롭게 해서.. 나도 피하려고 했는데..

티타니아: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마다린의 상처를 보고 있자니 문득 위화감이 치솟습니다.

하지만 마다린은 상처 입었을지언정 괴물이 되지는 않았잖아요.

하지만 이상하다고 한들 당장 이유를 알 수도,

계속해서 아침을 부르는 것처럼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으니까요.

하늘이 부서지건, 별이 떨어지건 티타니아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무참히 벌어지는 자연의 학살, 재난과 재해 앞에

시선을 빼앗겨, 도로에 붙박여 선 채로 가만히 모든 광경을 보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습니다.

대신 티타니아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요란한 말발굽 소리와

이건 세계가 종말을 맞으며 흘리는 BGM일까요?

확실한 것은, 사람의 이성을 갉아먹고 좀먹는 소리입니다.

티타니아:

SAN Roll

기준치: 33/16/6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눈을 꽉 감았다 떠도, 고개를 세게 흔들어도 소리는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엉망진창으로 뭉치고 뒤섞여서, 숫제 갓난아이의 우는 소리가 됩니다.

날카롭게 앙앙 울어대는 목소리가 지하철역에서 들었던 것과 똑 닮아서,

울음소리가 지겨워서,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서지만……

손가락 끝에 닿는 체온이 티타니아를 현실로 잡아당깁니다.

눈을 깜빡이면, 어느새 존재하지 않는 삿된 소리는 사라지고,

텅 빈 거리 위에는 여전히 마다린과 티타니아, 두 사람만이 살아있습니다.

온갖 요란한 소리 대신 너무나 익숙한 마다린의 목소리가 속삭입니다.

마다린:....(떨리는 숨, 멈추지 않는 피, 그럼에도 눈 앞에 보이는 성당을 두고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으면) 네 말대로.. 거의 다왔네.

마다린은 시야가 온전하지 않아 비틀거리면서도,

성당의 입구에 설 때까지도 별은 끊임없이 떨어졌습니다만,

두 사람이 다치는 일은 다시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티타니아:(왜, 어째서? 온갖 생각이 얽혔다만 웃는 네 모습에 불안을 뱉을 순 없었다. 그러니 자신도 입꼬리를 올려 웃었지. 이런 거지 같은 상황에 유독 다행인 점이라면, 자신이 연기에는 조금 능하다는 것 정도.) ...응, 다 왔어. 조금만 버티자.

부정할 이들은 모두 녹고 사라져 괴물이 되었다고 한들 그 어느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종말이 도래하더라도 티타니아와 마다린을 떼어낼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세월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탁하게 변색한 흰색의 벽돌,

견고하게 쌓인 높은 탑과 구원자의 죽음을 전시한 십자가.

벽돌과 기둥마다 섬세하게 새겨진 이름 모를 나무 덩굴이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듯합니다.

거대한 건물 앞에 서자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본능 같은 위화감입니다.

세계가 무너지는 가운데 이곳은 어째서 이토록 무사한가요?

티타니아: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내가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고 창세부터 감추인 것들을 드러내리라 함을 이루려 하심이라.

출처를 찾을 필요도 없는, 지겨운 그것을 떨쳐내고 나면

몇 걸음 앞서 성당의 입구에 선 마다린이 심각한 얼굴로 티타니아를 돌아봅니다.

마다린:... ... .티티.. 아까 그 문자.. 다시 확인해주면 안 돼?

티타니아:...어? 아, 으응. 왜? (그리 물으면서도 문자를 다시 확인해봅니다.)

인기척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서늘한 바람이 뒷덜미를 스칩니다.

마지막 무화과 핸드 아웃 - majimag muhwagwa haendeu aus

[행정안전부] 긴급 대피 요망. 가까운 성당, 교회로 집합할 것.

문자는 여전히 메시지 함에 얌전히 머물러 있습니다.

찬찬히 읽어도 내용의 변화를 눈치챌 수 없습니다.

티타니아와 마다린은 분명히 맞게 찾아온 것 같은데요.

마다린:... ...(느릿한 시선으로 문자를 확인하다 너를 바라보면) 여기... 사람이 하나도 없어.

문자에는 특정 성당, 교회의 이름이 쓰여 있지 않습니다.

분명히 이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성당은 이곳입니다.

이곳을 두고 구태여 더 작은 성당, 교회에 집합시킬 리가 없어요.

티타니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문자가 이상하다는 것을 진작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도 그럴 게, 성당이나 교회 둘 다 통상적인 재난 대피소는 아니니까요.

하지만 세계(행정안전부)는 분명히 티타니아를 이곳으로 불렀습니다.

티타니아:(돌아간다 한들, 다른 길이 있는가? 세계가 자신을 불렀다면. 이 지긋지긋한 목소리가 저를 이곳으로 인도했다면 기꺼이 어울려야지. 헛웃음을 지으며 널 내려다본다.) ...세계가 우릴 찾는 이유가 있으려나. 그래도 들어가 봐야겠지? 돌아갈 곳은 없으니까.

마다린:... ....(네 말에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인다. 무너지는 건물 속에서도 유일하게 온전하게 살아남은 건물이라곤 이 곳 하나 뿐이었으니) ... ..이 곳이라면 어떻게든 버텨주겠지. ..여지까지 살아남은 건물이니까.

훤히 열려있던 입구를 지나면 안뜰이 펼쳐집니다.

새순이었을 잔디는 흐릿하게 색이 빠졌고, 밟으면 버석거리는 소리와 함께 흩어집니다.

걸음걸음을 옮길 때마다 석고로 세운 조각상의 시선이 마다린과 티타니아를 내려다 봅니다.

기도를 올리는 성인, 십자가를 든 성인, 열쇠를 쥔 성인과 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 마리아의 조각상.

근엄하고 경건하기 그지없는 풍경이건만 오늘따라 왜 이리 스산하고 불길한지요.

닫힌 문 좌우로 나무가 가지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커다란 나무는 여태까지 보아온 다른 것들과 달리 새파란 이파리를 내고 있습니다.

끄트머리가 둥근 이파리들은 상당히 특이한 모양새입니다만,

꽃도 열매도 걸려 있지 않아 무슨 나무인지를 알기 어렵습니다.

여름 특유의 더운 바람이 불고, 가지가 몸을 떱니다.

티타니아:

교육

기준치: 65/32/13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수확 철이 멀었으니 당연히 열매가 열리지 않았겠죠.

꽃도, 열매도 내지 않았건만 나무 근처에 서 있으면 달콤한 향기를 맡을 수 있습니다.

마다린:티티, 여기 와서, (끙) 도와주면 안 될까? 아무리 힘을 줘도 열리지 않아서...(사람이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 역시 없는걸까....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덧붙여)

티타니아:(멍하니 무화과 나무를 본다. 철도 아닌 무화과가 왜이리 많이 보이고, 들리는 건지... 곧 들려오는 소리에 시선을 네게로 돌린다. 그 근처로 빠르게 다가가.) 응? 문이 잠겨있어?

마다린:(하긴 성당안에 저렇게 큰 나무가 있는건 신기하지? 보통은.. 교회 밖에다 조경으로 심어두는 경우가 많으니까...) 한번도 들어와본 적 없는 건물이라 몰랐는데 말이지.(결국 여는 것을 포기하고 문을 노크하듯 두드린다) 응, 딱히 열쇠같은건.. 보이지 않아서.

티타니아:... 어떻게하면 열리지 않을까? (근처로 가서는 문에... 몸을 쾅 해볼래요. 근력. 근력. 근력.)

티타니아:

근력

기준치: 55/27/11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꽝!!!!)

문으로 쿵 부딪히는 힘이 무색하게 쉽게 문이 열립니다.

문을 여는 힘 이상으로 문을 던진 티타니아는 휘청~

마다린:어어어, 티티 어어 어,(하다 쿠당탕하는 티티봐요) 얼마나 몸을 내던진거야?(간만에 활짝 웃으며 티티 일으켜줘요)

티타니아:(일으켜지며 문과 마다린을 한 다섯 번 쯤 번갈아보다가...) 문이 생각보다 쉽게 열려서...? 음, 뭐, 열렸으니 됐나. (마다린은 지금 다쳤으니 그럴 수있지... 괜히 우리애 꼭 붙잡고 있음 어리광 피우듯이...)

마다린:뭐.. (하긴 힘쓰기 대장 마다린이 열지 못해서 조금 자존심과 가오는 상했지만 다쳤으니 좀 못했던걸로 칠까요. 가오상했지만 말하지 않아요. 에구구 티티 넘어진 옷 여기저기 탈탈털어준다) 아무튼 열려서 다행이지~

마다린의 손을 붙잡고 몸을 일으키면 문 너머에는 예배당이 펼쳐져있습니다.

티타니아:(주춤주춤 안으로 향하며 기웃거립니다... 예배당은 처음이라 낯선 얼굴)

예배당은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내려앉았습니다.

별이 추락하는 소리도, 속삭이던 낯선 목소리도, 아기의 울음소리와 말발굽 소리,

바깥의 근심·걱정은 모두 거짓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천장까지 솟은 기둥 뒤로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색색의 빛을 떨굽니다.

웅장하기 짝이 없는 풍경이지만 감탄할 눈이 없군요.

좌우로 늘어선 긴 [의자]에는 예배드릴 사람이 없고,

앞에 솟은 [단상]에도 설교 할 사람이 없습니다.

오직 티타니아와 마다린을 위한 예배 시간일까요.

티타니아:(예배하는 사람 하나 없는 의자로 걸음을 옮깁니다.) ...무슨, 기도라도 하란 것처럼..

조사:나무를 깎아 만든 기다란 의자는 대여섯 명이 거뜬히 앉을 수 있을 만큼 여유롭습니다. 단상에 도착하기 위해선 그사이를 걸어가야 합니다.

칸칸이 지나도 사람의 흔적이라던가, 지척에 널려있던 시체라던가, 무너지던 괴물은 보이지 않습니다.

마다린:이런 상황이니 뭐,..(신에게 빌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지금에와서는 조금 의미없어 보이기도 하고 말이야.

티타니아:빈다고 들어주기나 할까? (유독 평화로운 분위기에 괜히 기분이 묘해진다. 이어 단상까지 걸어가 살펴봐.)

조사:포도나무와 엉겅퀴의 문양을 새겨 넣은 단상에는 전원이 꺼진 마이크와 두꺼운 책이 한 권 놓여있습니다.

검은 가죽 표지에는 당연하지만, [성경]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마다린:들어줄거였으면 이미 교회에 있던 사람들이 싹 빌었겠지, 살려달라고..~(그럼에도 농담처럼 양손을 엮어 쥐어요)

마다린:(X로X님........ 어쩐지 정통교회에서 모독적인 행위를 하는 기분.)

티타니아:(으흑) 그런데도 아무도 없으니... 그래도 빌어보게? (손을 모으는 모습에 그제야 옅게 웃는다. 그러며 자신도 성경을 펼쳐봐.)

마다린:(키킥, 이제 아픔이 어느정도 무더졌는지, 웃는소리를 내곤 단상 맞은 편의 의자에 앉는다) 아무 신이나 빌어도 들어주려나?

조사:공동 번역 성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수록되어있습니다.

티타니아:

자료조사

기준치: 65/32/13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무심코 펼친 페이지에서, 익숙한 구절을 발견합니다.

2. 요한계시록 6:12 해가 총담 같이 검어지고, 달이 피같이 되며 하늘의 별들이 무화과나무가 대풍에 흔들려 선 과실이 떨어지는 것 같이……

zz

(ㅋㅋ_)

5

자료조사판정도 다시해주세요

티타니아:

자료조사

기준치: 65/32/13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헉헉)

다른 페이지를 살피러 책장을 넘기면 역시 익숙한 구절이 눈에 띕니다.

5. 마태복음 24:32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배우라. 그 가지가 연하여지고 잎사귀를 내면 여름이 가까운 줄을 아나니

자료조사

기준치: 65/32/13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에라이)

지루한 책이니 무언가 눈에 들이올 리가 없죠. 낯선 구절이 읽힙니다.

6. 마태복음 5:4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이요.

낯익은 구절이건, 낯선 구절이건 글줄을 읽다보면 티타니아는 깨닫게 될 것입니다.

여태 속삭이던 목소리와 퍽 비슷한 뉘앙스라는 것을요.

티타니아: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티타니아가 여태 들었던 이상한 영어와 숫자의 조합은……

낱낱이 적힌 이야기들은 일맥상통하게 세계의 마지막을 가리킵니다.

징조, 과정, 결과……. 모든 것이 빼곡하게 적혀 있어요.

티타니아가 길목을 지나며 보아온 광경과도 정확히 일치합니다.

티타니아:... ... (성경을 천천히 소리내어 읽는다. 조용한 공간에 낮게 제 목소리가 깔리면, 직후 작은 웃음이 어려.) ...성경이 곧 예언서라도 된다는 건가? ... 어떻게... (찰나처럼 부정했다. 그러나 자신이 바꿀 수 있는 것이 무엇이지? 정말 이게 신의 뜻이라면... 무력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건가. 그제야 시선을 들어 기도하는 네 모습을 바라본다. 그 즈음에서야 잠시나마 생각이 흩어진다.)

마다린:..(장난스레 엮어 잡았던 손으로 아무 신에게라도 빌어보는 시늉을 한다,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 성모마리아... 그러다 적막한 공간을 훑으며 귓가에 박히는 구절을 들으면) 꼭 종교인처럼 말하네. 성경이 예언서라고.. 조금 허무맹랑하지 않아? 내가 했던 모든 노력들이.. 예언에 의해 무산된다면 슬프잖아.

티타니아가 신을 믿었다면 예언의 성취에 감동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정해진 끝이 찾아왔다면…… 돌이킬 방법 따위 없다는 뜻이니까요.

한낱 인간인 두 사람이 발버둥 쳐봐야 종말은 입을 벌리고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을 뿐입니다.

티타니아:

SAN Roll

기준치: 33/16/6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사방에서 놓인 바람이 전쟁처럼, 죽음처럼 유리창을 흔듭니다.

붉고, 노랗고, 파랗고, 하얀 유리가 비명을 지르는 양 어지럽게 빛을 떨굽니다.

창틀이 흔들릴 정도로 거센 바람이 불더라도 무화과는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야, 나뭇가지 끝에는 열매가 매달리지 않았으니까요.

그저 꼭대기의 불그스름한 유리가 유난히 불길하게 흔들립니다.

그러나 유리가 깨지는 소리 대신 문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빈 예배당을 울립니다.

티타니아:하지만 무력감이 무색하게 종말은 도래했으니... 우리가 움직인 것조차 신의 예언일까? ...우리의 의지마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답을 구하지 않는 물음은 그저 그리 중얼이고 사라진다. 쾅, 소리에도 큰 반응은 없었다. 그저 하하, 옅은 웃음을 보이고는 좁은 문을 바라본다. 널 다시 한번 바라보곤, 빛을 등에 지고 손을 내밀어.) ...그래도 움직이는 게, 맞는 거겠지?

마다린:... 우리의 의지마저 신의 예언이라면, 그 예언에 무력해지는 것조차 신의 뜻이겠지..(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글쎄... 살면서 어느 누구라도 이런 상황을 겪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하니까 말이야. 작게 중얼거리는 말에는 부질없음이 묻어난다. 그럼에도 오색 빛을 등에 지고 저를 바라보는 몸이 성스럽기까지해서, 자신을 여기까지 이끌어준 손을 잡는다. 아마 놓칠 수 없겠지.. 잠긴 눈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우리가 최후의 인류라면 그걸 찾는게 우리의 몫이려나.

조사:암적색 커튼 너머에 비스듬히 가려졌던 좁은 문에는 [고해소]라고 쓰여 있습니다.

고해성사할 일 따위 있지도 않지만, 어째선지 열린 문은 티타니아에게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습니다.

티타니아:주어진 몫을 해내보자. 신이 우리에게 뭘 바라는 진 모르겠지만. (낮은 목소리는 꽤 차분한 어조였고. 고개를 돌려 너와 함께 고해소로 향한다.)

티타니아와 마다린은 최후의 인류에게 주어진 몫을 해내기 위해 고해소로 향합니다.

그 걸음은 신의 예언을 막고자 하는 마지막 몸부림입니다.

고해성사 : 지은 죄를 뉘우치고 하나님에게 고백하여 용서받는 일.

고해소라면 본디 용도에 맞게 칸막이를 치고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지은 죄를 낱낱이 고백할 수 있도록, 죄를 미워하되 지은 이까지 미워하지 않도록…….

이곳의 고해소에는 칸막이도, 의자도, 지은 죄를 고해할 신부도 없습니다.

대신 눈앞에는 두 그루의 [나무]가 서 있습니다.

티타니아:(조금 놀란 기색이 있었던가. 곧 익숙하게 나무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나무가 있네. 짧은 목소리가 울렸으나 어쩐지 당연하다는 목소리였다.)

조사:새파란 이파리를 낸 두 그루의 나무는 똑같이 생겼습니다.

거울에 비춘 것처럼 가지의 방향만 반대로 섰을 뿐입니다.

끄트머리가 둥근 이파리들은 상당히 특이한 모양새로, 꽃도 열매도 걸려 있지 않습니다.

더욱 특이한 것은 나무의 가지와 몸통, 그리고 나아가 뿌리입니다.

눈처럼 새 하얀 나무의 가지와 몸통은 색과 달리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끄트머리에 걸린 이파리가 파릇파릇하니 그것을 증명합니다.

그리고 바닥에 놓인 뿌리는…… 놀랍게도, 허공에 떠 있습니다.

흙 한 점 없는 실내에서 어떻게 나무가 자라난 거죠?

심지어 뿌리는 바닥에 닿지도 않고, 느릿하게 꿈틀거리며 허공을 배회합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을 목격 한 티타니아, SAN 0/1

티타니아:

SAN Roll

기준치: 32/16/6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상하기 짝이 없는 나무입니다. 두 그루의 나무 모두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토록,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는 식물임에도……

무어라 불러야 좋을지 알 수 없는 무화과나무는 가지를 드리웁니다.

바람은 새어들지 않는데 향기는 이토록 짙습니다.

티타니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두 나무 중 한 그루의 가지에만 숨겨두듯, [무화과]가 달려 있습니다.

티타니아:...하, 또... (질리듯 헛웃음을 짓는다. 무화과를 가만 바라봐.)

조사: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한 탐스러운 무화과.

가지 끝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열매가 한껏 무르익어 달콤한 향기를 내뿜자, 절로 침을 고입니다.

과일의 그림자 아래로 나무껍질 표면에 새겨진 [글씨]가 보입니다.

티타니아:

언어(모국어)

기준치: 65/32/13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언어(모국어)

기준치: 65/32/13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각각 생명 나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라고 쓰여 있습니다.

왼편에 선 나무에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라고 쓰여 있는데,

글씨 위로 둥 그스름한 그림자가 드리웠습니다.

따라 시선을 올리면 가지 끝에 매달린 무화과가 보입니다.

우편에 선 나무, 생명 나무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티타니아: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이런 종말과 같은 상황에 무슨 소용이있겠냐만. 행운 -2 감소.

이리로 오세요…….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선 먹어야 해요…….

티타니아에게만 들리는, 뱀 같이 교활하고 상냥한 목소리입니다.

눈을 깜빡이면 그 열매의 표면이 얼마나 매끄럽던지요.

누군가는 선악과로부터 죽음이 시작됐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그저 눈을 밝게 하고, 선악을 구별케 하는 과실입니다.

마다린:....(한 곳에 몰두하고 있는 시선을 알아채고는) ... ..먹을거야?

티타니아:...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라면? (그리 중얼이며 무화과를 따낸다. 손에 쥔 것에서 풍겨오는 달콤한 향에 잠시 숨통이 트이는 듯했다. 어쩌면 조여오는 걸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그를 가진 채 네 앞으로 다가와.) ...이번에도 같이 먹을까?

마다린:이런걸로 세상을 구원할 수 있을까..(그저 성당에서 자란 나무 -조금 허공에 떠있긴 했지만- 에서 열린 과실일 뿐인데.. 자그맣게 중얼거린다. 성당에서 자란 열매는 뭔가 다르기라도 하려나? 고작 이런걸 먹는 것 하나로 멸망을 막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먹겠다만, 그럼에도 인상을 찌푸리는 것은 본능적으로 느끼는 역함을 숨기지 못한 채 인상을 찌푸린다) ... ..상한건 아니지?

티타니아:뭐라도 해봐야겠지. ...음? 방금 따냈는데... (무화과를 살펴봅니다. 썩은 곳이라도 있나요?)

티타니아: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교육

기준치: 65/32/13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평범한 무화과이며 딱히 위험해 보이지 않네요.

마다린:... 하긴, 그렇긴 한데..(게다가 방금 따는 장면을 목격하기 까지 했잖아요) ... ..티티 먼저 먹을래?(아니면 마다린 모르는 사이에 별똥별을 맞아 속이 뻥 뚫렸을지도 모르잖아요)

티타니아:신선해보이는데? 뭐, 음... 좋아. 나 먼저 먹을게. (으쓱인다. 냠...한 입 먹어봐요)

손가락 끝에 조금 힘을 주는 것만으로도 쉽게 가지 끝에서 떨어진 무화과는,

어쩌면 이 순간을 내내 기다려왔을지도 몰라요.

잘 익은 과실의 표면은 붉은 기가 도는 보라색으로 물들었습니다.

흐물흐물하게, 혀 위에서 녹는 식감이 꼭 봄에 내린 서리 같습니다.

잇자국을 남기고 뭉개진 단면은 혈관처럼 우둘투둘하게 일어나 여태까지 보아온 시체를 연상시킵니다.

분명히 혀끝에는 달기만 한데, 어째서 이토록 불길할까요?

날카로운 것이 깨지고, 부서지고, 산산이 조각나는 소리가 연달아 고요하던 성당을 할큅니다.

마치 예배당의 모든 창이 깨지기라도 한 것처럼……

티타니아:(우물거리다가 깜짝 놀라선 고개를 돌린다.) ... ... 설마 무너지진 않겠지?

마다린:...(참 맛있게도 먹는 모습과 달리 과육을 씹어낸 이후로 더욱 풍기는 역함을 숨기지 못한 채 쨍그랑, 깨지는 소리에 몸이 움츠러든다) ... ... ..무너지면 곤란하지않아? 더이상 안전하다고 할 만한 곳이.. ....나,나가볼까?

티타니아:(좀.,. 맛있긴 했음. 영 식감이 묘해져서 그렇지. 네 말에 느릿하게 끄덕이며 네 손을 잡아 이끈다.) ...건물에 깔려 죽는 것보단 괴물한테서 도망치는게 낫긴 하겠지.

마다린:(으, 나는 둘다 별로... 라고 하다 제 아픈 몸을 한번 보고 마지못해 끄덕인다) 역시 괴물한테 깔려죽는게 낫겠지.

다시 예배당으로 나가면, 이게 어찌 된 일인가요?

곳곳의 풍경이 이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유리가 깨지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바닥에 떨어진 유리 조각도 없습니다.

들었던 소리가 모두 거짓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마다린 또한 놀란 기색이 역력하니 환청은 아니었겠죠.

천장까지 솟은 기둥 뒤로 화려한 [일곱가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색색의 빛을 떨굽니다.

웅장하기 짝이 없는 풍경이지만…… 무언가 이상합니다.

색에 물든 유리 조각은 부서지고, 재조립되어 새로운 그림을 완성합니다.

창 틀에 걸린 것은 불규칙한 무늬의 배열에 그치지 않고,

티타니아:... ...신은 왜 이렇게... 이야기를 뚝뚝 나눠서 하는 걸까? (수능 국어 지문 같게... 한숨을 내쉬곤느 스테인드 글라스를 하나하나 천천히 살펴봅니다.)

마다린:음.. 보는 이를 흥미진진하게 하려고..?(드라마의 다음이야기.. 같은거 아닐까, 절정의 순간에 끊는거지. 그걸 신이 알고 있을리는 없지만 말이야.)

첫번째 스테인드 글라스에는 화려한 빛무리에 둘러싸인 가운데, 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신의 탄생을 축하하듯, 태초부터 존재하던 빛은 나팔을 불고 어둠은 요람을 펼칩니다.

태어난 신은 오직 홀로된 자이며, 시작과 끝이고, 알파와 오메가입니다.

완전하고 완벽하며 그 권능이 전지전능하니 타종이 필요치 않습니다.

티타니아:음, 신의 탄생인가? (끄덕이며 다음으로 넘어간다.)

두번째 스테인드 글라스에는 신의 머리 위로 궁창의 물이 갈라져 구름을 찢고, 바닥의 물은 흘러넘쳐 바다를 이룹니다.

물이 말라 드러난 곳은 땅이 되니, 신이 밟은 곳은 마을이, 밟지 않은 곳은 산이 되었습니다.

티타니아:(신화 내용 같네...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풀과 씨 맺는 채소, 열매 맺는 과목이 자라니 보기 좋았습니다.

바다에는 온갖 모양의 물고기와 짐승들이 생육하고 번성합니다.

땅의 짐승들 또한 넘어지고 내달리며 빈 곳을 채웁니다.

티타니아:으흠.... (뭔가 곧 아담과 이브 나올 것 같음.... 우선 계속 봅시다.)

마다린:... ...(뭔가 찬찬히 훑는 티티를 가만히 바라봐요) 뭘 그렇게 뚫어져라 봐?(같이 스테인드 글라스를 보면... 묘한 얼굴로 바라본다. 그만한 그림이었던가?)

신은 자기 형상, 곧 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했습니다.

심혈을 기울인 끝에 기어코 남자와 여자가 첫숨을 터트리니, 그가 매우 기뻐하며 축복했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며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 식물이 되리라.

여태까지 창조한 것 중에 신은 사람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땅에서 사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였으나……

티타니아:...창세기 내용 같지 않아? 저건 아담과 이브... (그리 중얼이며 다음으로 넘어간다.)

마다린:(가만히 타지 않은 볼을 문지른다. 그와중에도 생채기가 스쳤던 자리인지 따끔한 소리를 내고는) ... ..그..래?(아리송한듯 고개를 기울이고) 그런것 치곤, 사람들이 다다르게 생기지 않았나?

신의 형상을 닮았으나 그들은 신이 아니었습니다.

유한하고, 불안정하며, 망각하고, 죽고, 다시 태어나,

몇 번의 삶과 죽음이 반복되자 사람은 신을 감쪽같이 잊었습니다.

신이 사람을 만들기까지 보낸 날보다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을 보호할 새로운 신을 찾았습니다.

셀 수없이 많은 신의 이름이 태어나고 사라졌습니다.

사람들은 생육하고 번성했으며 땅에 충만했습니다.

티타니아:(상처 문지르지 말라는 눈! 한 번 했다가...) 그런가? ...사실 잘 모르겠어. 내용만 대충 이해하지... 교회에 와본 적도 없고. (중얼거리며 다음으로 넘어간다.)

마다린:(잉! 아쉬운듯 손을 떼요) 그건, 나도 마찬가지지만..(애초에 이런 신을 믿을만한 깜냥이 안되는 탓.) 아무리 그래도.. 이건 창세기 보다는..(흠, 모르겠다는듯 말을 줄인다)

신은 슬픔에 젖어 자신이 만든 것들에게서 눈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정성껏, 심혈을 기울여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열매를 만들었습니다.

꽃이 피지 않고, 열매를 맺는, ■■을 닮은 것.

무화과에 숨을 불어 넣어, 자신의 권능을 숨긴 신은 눈을 감았습니다.

다시금 눈을 떴을 때는 원하던 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 해부터 여름이면 무화과나무가 가지를 뻗고 열매를 틔웠고,

신의 행적은 바람을 타고 종이에 스며들어 사람들에게 전해졌습니다.

티타니아:(고개를 갸웃이며 다음 장까지 한 번 봅시다....)

사람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이 신의 피조물 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이 자신의 역할을 잊고 그것들을 보살피지 않자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얼음이 녹으며 바다가 넘치고 땅이 갈라지니 동식물이 죽어 나갔습니다.

신이 돌보지 않는 세계에 드디어 끝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체질이 녹고, 뼈가 스러지고, 살점이 문드러졌습니다.

썩은 피가 흘러넘치니 어디에도 신이 사랑한, 신을 닮은,

사람들은 그제야 신을 찾고, 구원을 부르짖었습니다.

마지막 유리 조각에 시선을 던졌을 때, 티타니아는 깨달았습니다.

티타니아: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마지막 무화과 핸드 아웃 - majimag muhwagwa haendeu 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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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이야기를 감당하기 위하여 가만히 서 있자면,

마치…… 마다린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처럼.

티타니아만이 삼킬 수 있었던 이유를 이제야 깨닫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는 티타니아의 것 이니, 오직 티타니아에게만 허락된 거예요.

왜 당신만 녹아내리지 않았는지, 당신만 다치지 않았는지,

이토록 낯선 목소리는 어째서 자꾸 정신을 뒤흔드는지,

괴물이 왜 티타니아를 향해 울부짖는지, 애걸하고 매달리듯 발아래 엎드려,

멈추지 않고 기어오는지. 징그럽기 짝이 없는 그 광경이 왜 그리 사랑스러웠는지.

모두 티타니아가 빚고 만들고, 꾸며, 축복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요,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건 티타니아뿐이에요.

티타니아:... 하, .... ... (멀끔한 숨을 들이켠다. 여전히 달콤한 향이 코 끝에 맴도는 것만 같았다. 헛소리라고 치부하기엔 무언가 하나하나 들어맞기 시작했다. 아, 그래. 창세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 그러니, 나는...) ... ...아, 마다린. 어쩌면 내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 지도 몰라. 아니, 있는... 그런 존재, 지. (드문 거리는 목소리는 혼란이 한가득 담겨있다. 나는 신인가? 인간인가? 공존하는 삶이 머릿속에 엉켜 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 나는 나이며, 동시에 나일 수 없었기에... 끝내 눈에 흐릿하게나마 빛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티타니아 폭스로서의 빛은 아니었겠지.)

마다린:뭐? (어지러운 낯을 한 얼굴을 바라본다. 그러다 네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라곤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말 뿐이었다. 네가 무엇을 깨닫고 어떻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인지는 알지 못했으나, 그 말은 지금의 상황에서 상당히 희망적이었다. 비록 그게 터무니없는 농담이라고 한들, 타개할 수 있는 어떤 것이라면 좋고, 기가막힌 농담이라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힘이되었다. 그럼에도 불길한 낯을 하는 이유는 네 얼굴이 농담을 하는 것도, 진실로 종말을 막을 수 있음을 확신하는 얼굴이라고 하기엔 여전히 혼란스러워 보여서) ... 그 말은 농담으로서 하는거야, 진심으로 하는거야?

신의 권능을 숨겨둔 과실을 찾기만 하면 돼요.

오래 고민할 필요도, 그것을 어디에 숨겨두었는지 기억해낼 필요도 없습니다.

그야, 이토록 달콤한 향기가 다시금 뇌리를 파고드는걸요.

여름을 기다린 열매가 완전히 만개했는지 예배당 전체에 무성한 향기로 가득 찹니다.

티타니아:...거짓 하나 없이 진심으로. ...그런데 영, 기쁘지만은 않아서... (내가 무너트린 세상에서 죽어간 울음 소리를 기억했다. 인간으로서 고통에 몸부리치던 순간이 이리 생경한데도, 나는 거짓 하나 없이 신이다. 진실로 와닿는 만큼 이리도 허무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 더 깊은 생각이 이어지기 전에 고개를 들었다. 그, 향. 내가 찾던 그 향을 따라 걸음을 옮긴다. 신에게 홀린 사람처럼, 그럼에도 네 손을 놓진 못했고.) ...할 수 있어. 모든 걸 돌릴 수 있어.

티타니아의 걸음걸이는 꼭 신에게 홀린 사람과도 같습니다.

신에게 홀린 사람을 본 적 있나요, 티타니아?

지천에 널려있던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들을 떠올립니다.

당신을 쫒아오던 괴물을 기억합니다. 그것들은 분명 신을 찾고 있었습니다.

냄새는 예배당 전체를 가득 채우며 풍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과실의 향기를 찾듯 고해소로 들어섭니다.

티타니아는 아까와 똑같은 나무 두 그루를 마주합니다.

새파란 이파리를 낸 두 그루의 나무는 똑같이 생겼습니다.

거울에 비춘 것처럼 가지의 방향만 반대로 섰을 뿐입니다.

티타니아: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눈을 씻고 찾아봐도, 나무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아도

무화과. 또 다른 열매, 혹은 비슷한 것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질문을 던지면, 마치 대답하듯 생명 나무의 이파리에 글귀가 드러납니다.

티타니아:(당황을 숨기지 못한 표정, 눈으로 글귀를 읽는다.)

가라사대,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 같이 되었으니

그가 그 손을 들어 생명 나무 실과도 따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아, 그래요. 감히 영생을 부여하는 그 열매를, 함부로 따먹지 못하도록,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배우라. 그 가지가 연하여지고 잎사귀를 내면 여름이 가까운 줄을 아나니.

무화과를 닮은 것에 숨겨두었잖아요.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도록,

비로소 여름, 모든 것이 녹아내리는 종말에 드러나게끔.

멀리서 잎사귀 있는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혹 그 나무에 무엇이 있을까 하여 가셨더니

주께서 나무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 하시니

랍비여, 보소서. 저주하신 무화과나무가 말랐나이다.

그러니 이 가지 끝에 열매가 맺힐 일은 없어요. 왜냐하면,

내가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고 창세부터 감추인 것들을 드러내리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이르노니 마다린의 살을 먹고 마다린의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영생을 얻으리니. 그 살을 먹고 피를 마시는 자는 영원히 살리라.

핸드아웃 <무화과>를 공개합니다.

티타니아:(부러 부정하듯 두어 번 더 나무 근처를 살핀다. 맹목적으로 그를 둘러보는 모습은 어느 순간부터 눈물이 흐른다. 아, 나는 감히 인간을 닮으려 했던가. 감히 인간에 섞여 살겠노라 다짐해, 끝내 후회를 낳는구나. 헐떡이는 숨결에 울음이 섞인다. 이 감정은 신의 것이 아니었다. 심장 박동이 빠르게 뛰는 것만 같아선, 그래서, 나는...) ...안돼, ...안돼!!!!! (끝내 찾을 수 없는 과일에 비명을 지른다. 무화과 나무를 멍하니 올려다보는 모습엔 무력감만이 남았다.)

마다린:(비틀거리는 걸음을 따라 어딘가에 맹신이 담긴 목소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저항없이 너를 따른다. 무언가를 찾고 있는 눈이었고, 다시 고해소로 들어서면 이전과 같은 풍경이다. 다만 이전과 다른 것은 네가 잔뜩 부정하며 분노하고 있어서. 세계를 멸망에서부터 구해낼 수 있는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티티! 왜,왜 그래?(저를 제치고 나무 주변을 둘러보는 네게 가까이 다가가며 붙잡는다) 무,무슨 일이야.. 나도 알기 쉽게 설명해주면 안 돼?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거라면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으니까! 가,같이 살아남기로 했잖아..

무화과에 숨을 불어 넣어, 자신의 권능을 숨긴 신은 눈을 감았습니다.

그는 사람 사이에 섞이고 싶었고, 다시금 눈을 떴을 때는 원하던 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래요, 티타니아는 분명히 원하던 바를 이루었습니다.

마다린은 살아 숨 쉬며 티타니아를 아끼고, 티타니아와 함께 했으니까.

마다린이 아무것도 모르는 눈으로 티타니아를 바라봅니다.

신의 권능을 도려낸 티타니아의 육신 또 한 한낱 인간에 지나지 않는 것

그렇다면 종말을 물리칠 구원자는 영원히 사라지고 말겠죠.

티타니아:... ... (그대로 주저앉는다. 달콤한 그 향이 왜인지 이렇게는 역겨워서는. 같이 살아남자는 목소리가 귀에 울린다. 무너지는 몸이 두려웠고, 네게서 나는 향이 역겨웠고, 나는, 네가. ...살았으면 했다.) ...마다린, ...차라리 네가 신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 십자가 위의 예수가 아니어도, 천둥을 다스리지 않더라도... 차라리 나보단 네가 신에 어울렸을 텐데. (헛웃음이 흐른다. 흐릿한 시야로 계속해 너를 찾는다. 스테인드글라스에 들어오는 빛은 왜 이리 붉게만 느껴졌는지. 그 안의 너는 왜 이리, 푸르고 아름답게 빛나는지.) ...내가, ...너를 죽여야만 세상이 돌아온다면. ... 너는 어떻게 하고 싶어?

마다린:(주저 앉는 너를 따라 무릎을 굽히고 시야를 맞춰 바라본다. 걱정되는 안색은 변함이 없었고, 그럼에도 네가 하는 얘기를 허투로 듣지 않는다. 하지만 이해할 수 있는 것과 진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결이 달라서) ... 내가.. 신이였으면 한다니. 물론 그랬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막았을테지만! .... ..그건 티티도 마찬가지잖아.. 나라고 별로 다른 수는 없었을 거야.(그저 이 상황에 대한 부정이라고 생각한다. 저를 찾는 얼굴을 또렷하게 마주하고는) ..... ....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중요한 걸 깨달은 거지, 티티.(입을 열어 네 말에 대답하는 표정은 더이상 당혹스럽지 않았다) ... 이런 상황에서도 쉽게 안된다고 말할 수는 없네,(적어도 네 말이 농담같지는 않으니까. 낮게 덧붙이는 소리와 함께)

.. 우리를 마지막으로 완전히 멸망해버린다면, 아마 원망하는 사람조차 없겠지. ...아무도 없으니까 하는 소리야.

티타니아:(가만 네 목소리를 듣는다. 아, 그래. ...그럼! 이 세상이 전부 멸망한다면 우리를 원망할 이도 없겠지. 너와 약속했지 않았는가. 함께하겠다고. 저 스스로 약조하지 않았던가. 둘 중 하나만이 남는다면 그가 자신이 되진 않으리라고. 아하하, 하하- 세상이 무너지는 소리를 등지고 맑게 웃었다. 아, 어쩌면 최고의 배우라 찬사 받진 못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제 역에 잡아먹힌 배우는 그저 미친 사람일 뿐이니. 극의 종장에서 나는 극을 새로 써내리라. 내가 함께하고자 하는 이를 곁에 두기 위해.)

...마다린. 우리, 같이 죽을까? (그리 울음에 차 물으며, 너를 향해 양 팔을 벌린다.)

마다린:(제 말이 끝나고서 조용한 적막 뒤 맑은 웃음이 누가 봤다면 손가락질을 하겠다만, 역시나 누군가조차 없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말 그대로 둘 만의 세상이다. 누구도 개입하거나 간섭할 수 없는. 제아무리 다른 이의 시선을 등지고 산다고 한들 티끌 하나라도 영향을 받은 적이 없을리가. 그러니 오롯이 자신의 결정을 묻는 일에는, 그것도 세상이 걸린 일에는 낯설 수 밖에) 이런 때라 그런가, 다른 날보다 로맨틱하게 들리네.

(망망대해와도 같은 기분을 느끼며 네 품에 제 몸을 가둔다. 그 어느때보다 위안이 되는 온기. 본능적으로, 이 상황에서 아무것도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없었으나, 이곳이 자신의 자리라고 느낀다. 내가 있어야할 곳이라고.. 이유를 알지못한 확신이다) ...정말 그걸로 만족해? 티타니아. 나는. .. ..내가 신이었다면.. 너를 어떻게든 살렸을 거야, 네가 죽는다고 한들, 내 권능이 닿는 한 못하는 것이 없겠지. 그러니 나는 너를 구할거야. .. 신이 아니라서 할 수 있는 소리인가?

티타니아:(제 품에 널 끌어안으면, 흘러내리는 몸이 크게 떨려온다. 달콤한 향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혀끝이 제일 크게 동했다. 삼키고 싶을 때마다 널 더욱 끌어안아. 널 내려다보는 얼굴은 여전히 엉망이다.) ...너를, 다시, ...살릴 수 있을까? 그러지 못한다면? 내 능력이 고작, 이 정도가 끝이라면? 너를 삼킨 기억을 안고 어떻게 살아가지? (이마를 맞대곤 눈을 감는다. 눈을 감으면 여러 감정이 섞여 진척에 있는 네 얼굴조차 제대로 그리지 못했다. 고작, 이리 나약한 제가 신이라서. 툭, 하고 제 눈물이 네 볼로 떨어진다. 가는 숨을 삼키곤 말을 이어.) ... ...그래도, 나를 믿어?

마다린:(사람의 몸이야 본디 말랑했으나 몸이 온전한 상태를 잃어가자 다급한 마음에 끌어안은 팔에 힘을 준다. 엉망인 얼굴을 확인한 겨를도 없이 이마를 맞대고 물렁이는 코를 부빈다. 이런 상황에서 단단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을테니까. 익숙하게도 네게 불안한 목소리를 내려다 꾹 입을 다문다. 어쩌면 가장 혼란스러운건 제 앞의 상대였을테니까) 설마. 나는 티티를 믿어. 나를 살려줄 수 있을거라고. 살리지 못해도.. 다시 나아갈 수 있을거라고 말이야.(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듯 양뺨을 쥐고 엄지로 문지른다. 코끝에서 달큰한 향기를 풍기듯 느린 숨을 내쉬고) 나만큼 너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어?(이제 아무도 없잖아. 그런 말은 삼키고선 입매를 끌어올려 웃는다. 가까이에 있는 네게 입을 맞추면 무화과를 입에 삼키기를 종용하듯 말랑하게 닿는다)

티타니아:...없지. 나한테는 이제 너밖에 없는걸. (너는 알까. 진척에서 울려오는 달콤한 향보다 믿어준다는 그 목소리가 더 달콤하게 와닿는다는걸. 입술이 맞닿으면, 채 용기가 나지 않아 입을 벌리지 못한다. 무어라 하고 싶은 말은 많았으나, 그 어떤 것을 내뱉어도 후회일 뿐일 테니. 하지만 가끔 그런 생각을 했어. 온통 붉어진 세상에도, 너만은 푸르게 남아있길. 그 희망을 꺾어내질 않길. 붉음은 큰 재앙이고, 너는 그 반대에 서있기를. 닦아냈음에도 다시 끔 눈물이 흐른다. 그제야 입을 벌려 네 입술을 탐했다. 그 끝에 자신의 기도를, 사랑을, 제 모든 감정을 담아 깊게 너를 삼킨다. 생각의 흐름은 그에 그쳤다. 탐욕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붉음이, 재앙이, 신이. 끝내 너를 집어삼킨다. 감히 그를 사랑이라 정의해보며. 감히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인간에게 다시 만나자 ㅡ라 속삭이며.)

마다린:(맞아, 이제 나밖에 없잖아. 묘하게 개구진 목소리로 대답한다. 꼭 집착적인 대사였으나 내뱉는 말투는 홀가분했다. 비록 같이 살아남기로 한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분명 우리가 함께하는 미래는 어딘가에 존재할테니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하나뿐이었으니, 네가 맗하는 죽음이 와닿는 순간에도 평온했다. 너를 믿고, 나는 네 행동에 제 의지를 맡긴 채, 가만히 받아들이는 것 뿐이다. 작금의 상황을 예언한 신이 있을까, 묘한 물음이 일었으나 이제와선 소용없는 일이다. 내게 온 믿음을 건 마음의 이름은 희망이었으니, 지금의 행동은 그 희망을 위한 길이다. 흐르는 눈물을 다시한 번 닦아주며, 바라보는 시선이 무서울까 눈을 감는다. 또다른 재회를 고대한다. 귓가에 속살거리는 목소리에 화답하듯 가볍게 웃는다. 분명 다시만난다고 하면 할 수 있는 얘기들이 많을거라 생각하며.)

모든 것을 돌이킬 수 있는 것은 오직 당신뿐 입니다.

맞닿았던 입술을 시작으로 마다린은 순순히 티타니아에게 이끌려옵니다.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스칩니다.

전부 먹는 데에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잘 뜯어지지 않는 마디마디를 억지로 부러뜨리는 일에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붉은 물을 핥아 마시고,

남은 것은 희고 딱딱한 뼈와 먹기 거슬리는 머리카락 뿐입니다.

껍질도 버리고, 때에 따라선 심이 나 씨앗도 버리는 법이죠.

달고 짭잘한 맛은 혀 끝에 오래도록 남아있었습니다.

티타니아는 돌아온 권능으로 세계를 세우고 시간을 돌립니까?

티타니아:(붉은 과즙이 묻은 입가를 닦아낸다. 그리곤... 너를 다시 만나기 위해서, 기꺼이 세계를 세우고, 시간을 돌립니다.)

손끝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티타니아는 시간을 돌리고 세계를 세웁니다.

녹아내리던 조각조각들이 단단하게 실체를 갖습니다.

떨어진 별이 너무 많아 제자리를 찾는 일만이 조금 까탈스러웠을 거예요.

그렇게 세상을 돌이키고 나면, 당신은 곳곳을 내려다 봅니다.

마다린과 당신이 사라진 세계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만,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하나쯤 있을지도 모릅니다.

찬양하는 이들이 하나 둘 늘기 시작한 것입니다.

물론, 구원자가 아닌 이의 이름은 잊혀지는 법.

끓는 듯한 지옥불에 떨어진 마다린을 기억하는 이는 없습니다.

당신이 잃은 것은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END 01.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티타니아는 신의 전지전능함을 얻습니다. 에필로그로 이어집니다.

마다린을 먹고 신이 된 티타니아는 2가지의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마다린을 되살린다. 두 번째, 시간을 되돌린다.

티타니아:(무엇을 먹어도 역겨움만이 가득했고, 세상이 저를 칭송하는 소리는 네 죽음을 비난하는 소리처럼 들렸다. 형체 없는 기억만을 남기기엔 나는 너무 나약했고, 무력했으며, 네가 그리웠기에...) ...돌아와, 마다린. (그리 낮게 중얼이고는 너를 되살리도록 한다. 그 끝엔 옅은 미소가 어려있었다.)

그럼 생전과 똑같은 마다린이 천천히 눈을 뜹니다.

익숙한 얼굴이지만, 인사만은 낯설기 짝이 없습니다.

모든 기억을 승계 받은 새로운 마다린에 불과합니다.

무화과나무가 매 해 무화과를 내지만, 전 해의 무화과는 아닌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마다린을 되찾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EPILOG 01. 가라사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마지막 무화과 핸드 아웃 - majimag muhwagwa haendeu a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