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 전쟁 가능성 - migug leosia jeonjaeng ganeungseong

미 정보기구 수장 '푸틴, 우크라 대부분 차지하길 원해'... 전쟁 장기화 가능성

2022년 6월 30일

미국 러시아 전쟁 가능성 - migug leosia jeonjaeng ganeungseong

사진 출처,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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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미 상원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에이브릴 헤인즈 미 국가정보국 국장

미국 정보당국이 2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 대부분을 차지하고 싶어 한다면서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에이브릴 헤인즈 미 국가정보국 국장은 이같이 밝히며, 다만 그간의 전투로 러시아군이 크게 약화된 상태이기에 빠르게 점령지를 확대해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인즈 국장은 이는 이번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올해 3월 수도 키이우와 다른 도시 점령에 실패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전쟁 초기에 품었던 야망, 즉 우크라이나 영토 대부분을 차지하겠다는 꿈을 여전히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헤인즈 국장은 러시아가 이른 시일 내에 이 목표를 달성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미 상무부 주관 회의에 참석한 헤인즈 국장은 "푸틴 대통령의 단기적인 군사적 목표와 러시아 군사력 간에 간극이 있다. 푸틴 대통령의 야망과 러시아군의 능력 간 일종의 불일치"라고 설명했다.

키이우 점령이라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후, 푸틴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에 집중해왔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돈바스 지역은 산업이 잘 발달해 있으며 큰 면적을 자랑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곳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어 사용자들을 학살했다는 거짓 주장을 내세웠다.

러시아군은 최근 루간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를 장악하며 선전하고 있으나, 그 진척 속도가 느리고 우크라이나군의 저항 또한 만만치 않다.

'전쟁 장기화'

지난 5월 우크라 전쟁에 대한 미국 정보 당국의 평가 이후 첫 공식 석상에서 헤인즈 국장은 러시아가 이번 침공을 "오랜 기간" 끌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망이 꽤 암울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쟁의 향후 전개와 관련한 시나리오 3가지를 제시했다.

이 중 러시아가 "놀라운 성과는 없지만 점진적으로 점령지를 넓혀가면서" 전쟁이 천천히 전개된다는 설명이 가장 개연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실현 가능성은 적은 또다른 시나리오로는 러시아가 핵심 돌파구를 만드는 것과, 우크라이나군이 점령지를 일부 회복해 전선이 안정되는 것 등으로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가 적을 겨냥하기 위해 사이버 공격, 에너지 자원 통제, 심지어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비대칭 수단"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될 수도 있다.

한편 같은 날(29일) 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들은 가능한 한 오랫동안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유럽 전역에 걸쳐 NATO 군을 증강 배치할 것이며, 핀란드와 스웨덴을 회원국으로 초청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옌스 스톨텐베르크 NATO 사무총장은 냉전 이후 NATO의 가장 대대적인 정비라고 칭했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NATO가 "육지, 공중, 바다" 등 모든 영역의 모든 방면에서 강화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핀란드와 스웨덴 두 북유럽 국가의 NATO 가입 가능성에 대해 러시아는 NATO가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킨다며 비난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NATO 군과 인프라가 배치되면 러시아가 이에 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지금까지 지원 규모의 2배에 해당하는 10억 파운드(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이로써 미국을 제외한 국가 중 우크라이나에 가장 큰 군사 지원을 한 국가가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위해 한 달에 약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확대로 NATO가 직접 개입할 3가지 시나리오

  • 프랭크 가드너
  • BBC 안보 전문기자

2022년 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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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키이우 근처의 부차에서 건물 잔해를 살피는 한 여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관료들은 지난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군사 장비를 얼마만큼 더 제공할 수 있는지 논의했다.

직접 러시아와 전면전을 벌이지 않고도,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군사적 지원을 할 방법을 찾는 것이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NATO의 과제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NATO에 도와달라고 지속해서 명확한 목소리를 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를 막으려면 FGM-148 재블린(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NLAW(차세대 경대전차 무기), 스팅어 지대공미사일, 스타스트릭(휴대용 고속 대공미사일) 등의 최신 무기를 서방 국가로부터 신속하게 재보급받아야 한다는 게 우크라이나 당국의 설명이다.

이러한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공급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더 많은 걸 원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러시아의 공습과 장거리 미사일에 대항하기 위해선 탱크, 전투기, 공격용 무인 항공기(드론), 첨단 미사일 방공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군의 연료 및 기타 필수품은 지속해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정확히 NATO가 머뭇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전쟁의 확대'이다.

서방 지도자들은 끊임없이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단거리) 사용을 선택하거나, 이번 전쟁이 우크라이나를 넘어 유럽 대륙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무시 못 할 수준이다.

  • '전쟁범죄'란 무엇이며, 푸틴 대통령을 기소할 수 있을까?
  • 우크라이나 전쟁: 불에 탄 시신과 탱크로 뒤덮인 부차의 거리

현재까지 이뤄진 서방 세계의 지원

  • 유럽연합(EU)이 10억 유로(약 1조3000억원), 미국이 17억 달러(약 2조900억원)를 지원하는 등, 30개국 이상으로부터의 군사 원조
  • 물자 지원은 무기, 탄약을 비롯해 대전차 및 대잠수함 미사일 시스템과 같은 방어 장비에 국한됐다.
  • 지원한 무기에는 FGM-148 재블린(열추적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견장식 대전차 무기),
  • 스팅어 지대공미사일(30년 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소련을 호되게 울린 것으로 유명한 휴대용 대공 미사일),
  • 스타스트레이크(영국제 휴대용 고속 대공미사일) 등이 포함됐다.
  • NATO는 탱크나 전투기 같이 더 직접적인 공격 장비를 공급할 경우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 그러나 NATO의 회원국인 체코는 개별적으로 T72 탱크를 제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개전 당시 '핵 억지력 부대'라 불리는 러시아 핵전력 담당 부대를 '준비 태세'로 돌입시키는 등 러시아가 핵무기 보유국임을 전 세계에 상기시킨 바 있다.

그러나 아직 러시아의 핵탄두의 별다른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했다면서 미국은 직접적인 유사 대응을 피했다.

그러나 푸틴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막대한 핵을 보유한 러시아를 몰아붙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라는 것이다.

서방 국가가 지난 77년간 한 번도 사용된 적 없는 핵무기를 극도로 혐오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에 '저위력, 단거리'로 제한을 뒀지만, 러시아군은 원칙적으로 전쟁 시 저위력 전술핵 탄두를 사용할 수 있다.

NATO 지도자들은 비록 그 피해가 우크라이나 내 국지적 목표물에 국한되더라도, 일단 한번 '핵 금기'가 깨지면 러시아와 서방 세계 간의 끔찍한 핵전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은 8억 달러 규모의 무기 및 군사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사항:

  • 스팅어 지대공미사일 800기
  • FGM-148 재블린 2000기
  • 스웨덴제 휴대용 대전차 무기로 1회용 무반동총인 AT-4 6000기

그러나 러시아군이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잔혹 행위들이 속속 알려지면서 NATO의 러시아를 향한 결의는 굳건해지며 자제하고자 하는 마음은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이다.

비록 소련제 구식 탱크인 T72이긴 하지만, 체코는 NATO 회원국으로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지원했으며, 또 다른 회원국인 슬로바키아는 대공 미사일 방어시스템 S-300을 제공했다. 전쟁 초기에는 위험해 보였을 행보다.

한편 영국 하원 국방위원회의 토바이어스 엘우드 의장은 '핵무기 망령'을 언급하는 푸틴은 허세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며 NATO가 좀 더 많은 조처를 해야 한다고 믿는 인물 중 하나다.

"우리(NATO)는 기꺼이 제공하려 했던 무기 공급과 관련해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라는 엘우드 의장은 "좀 더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생존할 만큼의 무기를 공급하고 있는 것이지, 이들이 이길 만큼 보내고 있지 않다. 현재 태도를 바꿔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정말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이번 전쟁이 범유럽 전쟁으로 번져 NATO가 휘말리게 될 수 있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서는 여러 잠재적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분명 서방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시나리오들이다.

그중 3가지를 소개한다.

1. 우크라이나군이 NATO로부터 받은 대함 미사일을 서남부 해안 도시 오데사에서 발사해 흑해 앞바다의 러시아 군함을 격침하는 시나리오다.

군함 침몰로 100명에 가까운 러시아 해군과 해병대원 수십 명이 목숨을 잃게 된다.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이 정도 규모의 사망자를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며, 푸틴 대통령은 어떤 형태로든 보복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2.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가 폴란드, 슬로바키아와 같은 NATO 회원국에서 넘어오는 군수 물자 보급대를 노리는 시나리오다.

만약 NATO 회원국의 국경에서 사상자가 발생한다면, NATO 헌장 제5조가 발동할 가능성이 있다. 한 나라에 대한 공격은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한 조항이다. 이에 따라 공격받은 회원국을 보호하기 위해 NATO 전체가 나설 수 있다.

3.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격렬한 전투로 산업 시설이 파괴돼 독성 화학 가스가 방출되는 시나리오다. 이미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보고된 바 없다. 그러나 만약 과거 시리아가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도시인 구타에서 그랬던 것처럼, 독가스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리고 러시아의 고의적인 독가스 공격으로 밝혀진다면, NATO는 이에 대응할 의무를 지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이 중 그 어떠한 시나리오도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 또한 충분히 존재한다.

서방 세계가 이번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드물 정도로 단결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극적'인 행동이라기보단 '반응하는' 수준일 뿐, 최종적으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야 할지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동영상 설명,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군용 헬리콥터가 미사일에 격추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경험이 풍부한 영국 군 장교는 익명을 요구하며 "영국 정부가 위기관리를 하고 있는지, 실제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가 더 큰 전략적 질문"이라고 말하며 "위기관리와 실제 전략 수립을 위해선 상황의 최종 단계까지 고려해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제3차 세계대전 발발을 제외하고, 현재 할 수 있는 최대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푸틴이 우리보다 훨씬 능숙한 '포커 선수'라는 점입니다."

엘우드 의장 또한 "러시아는 (단계적 위협 확대를) 매우 효과적으로 잘한다. 서방 세계가 두려워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우리는 '전쟁 확대의 사다리'를 제어할 능력을 잃었다"라면서 이에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