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즈미르 주 셀주크 시에서 동쪽으로 8km 거리에 쉬린제(Şirince) 마을이 있다. 올리브 나무 숲 속 길을 따라 언덕을 넘어서면 더 이상 찻길은 없다. 마을 뒤, 큰 산이 버티고 있는 깊숙한 곳에 쉬린제 마을이 터전을 잡았다. 15세기 무렵의 낡은 가옥이 산비탈에 오롯이 모여 있고 아기자기한 물품을 파는 숍들이 참으로 어여쁘다. 특히 쉬린제는 ‘와인’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쉬린제 가옥들 *아기자기한 수공예 숍들이 매력적인 쉬린제
마을 쉬린제의 다양한 와인들 수제 비누 상가촌을 벗어나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할아버지가 파는 복숭아를 산다. 가격 대비 너무 많은 양을 준다. 영어를 전혀 못하는 나이든 할아버지에게 제스추어로 ‘과일 씻는 곳이 어디야’라고 물으니 언덕 위로 올라가라는 표시를 한다. 그곳에는 ‘수도’가 있었다. 복숭아는 기대한 만큼 달지는 않았지만 모두 씻어서 비닐 봉지 채 주렁주렁 들고 민가 속으로 들어간다.
*15세기 그리스 노예들이 정착한 게 기원 쉬린제에서 만난 아이들
그러나 민족 교환 사건 이후 쉬린제의 번성은 사그라 들었다. 1993년, 이 마을을 개발 시키겠다는 유명 언어학자이자, 여행작가, 기자였던 아르메니아 출신의 세반 니싼얀(Sevan Nişanyan, 1956~)이 부인(Müjde Tönbekici, 1970년~)과 함께 이곳에 정착했다. 마을을 원래대로 복구하겠다는 신념으로 원 재료와 건축 기술을 사용해 파괴 된 주택을 개조했다. 그들은 이 마을이 국가 유산이 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개조된 가옥 중 니싼얀 호텔(Nisanyan Houses)도 있다. 2006년 이후 니싼얀은 유명한 수학자인 알리 네신(Ali Nesin)과 네신 수학 마을(Nesin Mathematics Village)을 공동 개발해 현재도 많은 수학 전공자들이 찾는다. 니싼야 기념도서관(Nisanyan Memorial Library, 2013년)도 있다. 마을은 크지 않아 1~2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짧은 시간에도 무척 정감이 가는 쉬린제다. 아야술루크 언덕의 성 *셀주크 시내에 부서진 유적들 도시 안, 부서진 유적들에는 그리스, 기독교, 이슬람 문화가 뒤섞여 있다. 우선 셀주크 아야술루크(Ayasuluk) 언덕에는 셀주크 성이 있다. 성은 셀주크 제국과 오토만 제국 시기에 건축되고, 재건축되고, 확장되었다. 성 입구는 6세기 로마 건축물들의 석재로 건축되었고 15개의 탑이 있으며 1.5km에 이르는 도시 성곽들의 잔해로 둘러싸여 있다. 비잔틴 양식의 교회, 작은 모스크, 몇 개의 우물이 성채 안에 있다. 비잔틴 교회는 성 사도 요한 성당이다. 사도 요한(6년경 ~100년경)은 44년 유대인 왕 헤로데 아그리파의 박해를 피해 에페소로 왔다. 예수의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를 지키기 위해 이 곳에서 살다가 죽었고, 사후에 아야술루크 언덕에 묻혔다. 아야술루크 언덕은 BC 14세기에는 매장지로 사용되었다. 미케네의 아류시대(Sub Mycenean)의 무덤의 유적지로 밝혀졌다. 6세기, 비잔틴 제국이 이 곳에 성 요한 성당을 세웠다. 요한보다 더 앞서 온 사도 바울(10?~67?)은 기독교를 전파하러 이곳에 왔다가 주민들에게 돌팔매를 맞고 돌아갔다. 이사 베이 모스크 또 시내에는 이사 베이 모스크가 있다. 1304년 셀추크를 점령했던 아이든 올루라르 부족장의 아들인 '이사베이'가 1375년 건축했다. 모스크 내부에는 신전의 기둥으로 사용했던 원형기둥 4개와 미나렛 등이 남아 있다. 또 이사베이 모스크 근처에는 생장 교회와 성 존스 교회터가 발굴 중에 있다. 거기에 19세기의 목욕탕인 하맘 터 7개가 흔적으로 남아 있다. 그 외에도 시내 기차역 근처에는 로마시대의 수도교(Byzantine acquaducts Selçuk)의 일부가 남아 있다. 근처의 에페스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상수도 시설인데, 이를 지을 때 아르테미스 신전에서 석재를 가져다 사용했다고 한다. 글, 사진:이신화(on the camino의 저자, www.sinhwad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