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화코발트 종이 색 변화 - yeomhwakobalteu jong-i saeg byeonhwa

염화코발트가 물을 만나면 왜 분홍색 혹은 붉은 색을 띄는지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일단 염화코발트의 구조와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중학생이신 것 같지만 고등학교 화학II까지 이해하실 수 있다고 보고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질문자께서 말씀하시는 염화코발트는 화학식이 CoCl2 [염화코발트(Ⅱ)]로 표현됩니다. 이것은 코발트 원자 하나에 염소 원자 두개가 붙어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무수물과 수화물의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무수물은 말 그대로 물 분자가 붙어있지 않다는 의미이고 수화물은 물 분자와 결합되어 있는 물질이란 말입니다. 답변자는 여기서 ‘결합’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것은 ‘화합’을 한 상태가 아니라 단순히 물분자가 붙어있음을 의미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염화코발트의 성질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염화코발트(Ⅱ)(곧CoCl2)는 화학식량은 129.8, 녹는점은 724℃이고 25℃에서 물 100g에 대한 용해도는 34.4g입니다.염화코발트의 무수물은 청색의 삼방결정계 결정을 띕니다. 질문자께서 궁극적으로 궁금해 하시는 청색과 적색의 발현은 밑에서 설명하기로 하고 일단 무수물 자체가 자연적으로 청색의 결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한편 염화코발트는 결합하는 물 분자의 숫자에 따라 1, 1.5, 2, 4, 6 수화물이 있습니다. 1 수화물은 청자색의 바늘 모양 결정으로 조해성이 있고 1.5 수화물은 짙은 청자색의 바늘 모양 결정이며 2 수화물은 장미 보라색 결정으로 역시 조해성이 있습니다. 4 수화물은 복숭아 적색 결정이며 6 수화물은 적색의 단사 결정계 결정으로 가열하면 청색이 됩니다.

그런데 하필 왜 이런 건습도 실험에 CoCl2를 쓰는가 하면... 예를 들어 다른 염화코발트인 CoCl3의 경우를 보자면 이것은 고체로서는 순수하게 추출되지 않고 용액의 조성도 분명하지 않은데다가 화학적으로 불안정해서 가열을 하면 쉽게 염화코발트(Ⅱ)와 염소로 분해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요컨대CoCl2가 염화코발트 중에서는 가장 안정하게 존재하니까 실험에 사용한다는 것이죠.

한편, 염화코발트종이는 CoCl2 수용액을 거름종이에 흡수시킨 다음 건조시켜 만듭니다. 또한 잘 알고 계시다시피 염화코발트(Ⅱ)는 건조하면 청색(CoCl2ㆍH2O)이지만 습기를 흡수하면 붉은색(CoCl2ㆍ6H2O)이 됩니다. 이것을 화학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염화코발트 종이 색 변화 - yeomhwakobalteu jong-i saeg byeonhwa

이제 왜 CoCl2가 원래 파란색을 띄고 물을 만나면 적색이 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대학교 일반화학 수준, 혹은 그 너머 무기분광학이라는 학문 수준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조금 쉽게 풀어서 쓰겠습니다.

코발트는 원자번호 27번의 금속으로서 그 자체의 색은 은백색을 띄고 있습니다. 코발트 원소의 전자배치는 [16Ar]3d74s2이며,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가장 높은 산화상태는 +4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최고의 산화상태의 안정도가 전이금속 계열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감소한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원소의 전자배치를 보자면, 염화코발트 중의 코발트는 본래의 갖고 있던 전자 중에 2개를 염소에게 빼앗긴 이온상태로 존재합니다. 이 상태에서는 본래의 안정된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서 전자를 끌어당기려는 성질이 있죠. 따라서 주위에 전자를 풍부하게 갖고 있는 무엇인가가 있으면 그 물질(이온 등)을 끌어 당기려고 합니다. 좀 더 들어가자면, 고체 상태에서는 염소이온과 전기적 인력에 의해서도 결합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코발트 이온 그 자체는 전자가 부족한 상태라는 것을 알아둬야 합니다.

코발트 이온은 적당한 파장의 빛을 흡수하여 그 에너지 상태가 높아지기도 하고 반대로 흡수했던 에너지를 방출하여 빛을 내기도 합니다. 이것은 비단 코발트 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온, 특히 금속이온은 거의가 다 그러합니다.

그런데 무수 상태의 염화코발트는 빛을 흡수하되 적색 계열의 파장의 빛을 흡수하고 나머지 색의 빛은 반사를 시키거나 통과시켜버립니다. 따라서 무수상태의 염화코발트는 사람의 눈에는 적색의 보색인 청색으로 보이게 됩니다. 왜 적색 파장을 흡수하는지는 대학 중급의 무기화학이나 분광학적 설명이 꽤 복잡하므로 일단은 생략하겠습니다.

여기서 위에 나와 있는 식처럼 무수상태의 염화코발트가 물 분자를 만나면, 염화코발트 1개가 물분자 2개를 잡아서 염화코발트 2수화물이 됩니다. 이때에 물분자 중의 산소원자는 자기가 본래 갖고 있는 전자 이외에 수소 원자 2개의 전자 2개까지 갖고 있는 전자가 풍부한 상태인데 코발트 이온이 이 산소원자의 전자를 끌어당기게 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끌어당기는’ 것이라고 표현하기엔 좀 무리가 있지만 이렇게 간단하게 표현하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코발트 이온이 가지고 있는 원래의 전자 궤도함수가 달라져서 외부로부터 흡수하는 빛의 파장이 달라집니다. 전자궤도함수는 위에서 언급한 코발트의 전자배치인 [16Ar]3d74s2를 이루는 각각의 전자가 에너지를 얻은 정도에 따라 분포한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것은 대학에 진학하시면 일반화학이나 유기화학, 나중에는 양자역학에서 배우게 됩니다.

결국 이렇게 물과 결합한 (CoCl2ㆍH2O)는 (CoCl2ㆍ6H2O)가 되어 청색 계통의 빛을 흡수하고 나머지의 빛은 반사 또는 그대로 통과시킵니다. 이렇게 물분자를 4개 더 얻은 염화코발트는 우리 눈에는 흡수된 청색의 보색인 적색으로 보이게 됩니다.

염화코발트가 물분자를 단 한개만 만나도 적색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분자 두 개와 만난 상태는 청색이고 이것을 종이에 흡수시켜서 만든 ‘푸른색’ 염화코발트 종이가 물에 들어가면 수많은 물분자를 만나기 때문에 충분히 (CoCl2ㆍ6H2O)가 되어 비로소 붉은 색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2개의 물분자와 결합해 있다가 물을 만난 나중에는 4개를 더 끌어다가 6개와 결합하는 것은 코발트의 '배위수' 때문이라고 알고 계시면 됩니다.

그리고... 잡담에서... 굳이 ‘푸른색’ 염화코발트 종이라고 표현한 것은 ‘붉은색’ 염화코발트 종이를 만들어서는 수분을 흡수시키는 실험을 용이하게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려면 물을 흡수한 다음에 변색하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만약 붉은색 염화코발트 종이를 만든다면 물이 있는지의 여부를 알아내는 데에는 이미 소용이 없어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벌써 물을 만난 상태의 색이 적색이니까요. 만약 붉은색 염화코발트 종이로 할 수 있는 간단한 실험이 있다면 대기중에 놔두고 얼마나 빨리 붉은색이 청색으로 변하느냐를 봐서 그 대기가 건조해지는데에 소요되는 시간을 파악하는 정도..를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에 나온 화학식을 보자면 붉은색 염화코발트 수화물을 가열하면 청색이 됩니다. 화살표가 한쪽만을 가리키지 않고 양방향을 모두다 가리키고 있으니까 정반응과 역반응이 모두 일어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붉은색 염화코발트에서 물분자 4개를 떼어내기 위해서 가열을 한다면... 자칫하다가는 종이가 타버려서 실험을 하나마나일 것입니다.

따라서 굳이 ‘푸른색’ 염화코발트 종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수분을 검출해내는 실험의 방향성을 나타내기 위해 굳이 일부러 강조해서 표현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더 궁금하신 것이 있으면 대학교에서 배우는 무기분광학 책을 구해서 읽어보시면 될 듯 합니다.

도움이 되셨길 빕니다.

출처 : 이곳...-지식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