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 제갈량 유언 - yubi jegallyang yueon

유비 제갈량 유언 - yubi jegallyang yueon

유비는 222년 관우의 복수를 하러 오나라를 치러 갔다가

이릉에서 쳐맞고 촉한으로 돌아오지 않고 백제성에서 시간을 보내며 할랑할랑 복수의 기회를 노리는데

이듬해  유비는 끝내 백제성에서 수명이 다하게 되고 

제갈량을 불러 유언을 남기게 되는데

"그대의 재능이 조비의 열 배에 달하니 필시 나라를 안정시키고 끝내 대사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오. 만약 내 아들이 보좌할 만하면 보좌하시고, 그가 재능 있는 인물이 아니면 그대가 스스로 취하도록 하시오."

제갈량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신이 감히 고굉지력(股肱之力-신하로서의 헌신)을 다하고 충정지절(忠貞之節-충정의 절개)에 힘쓸 것이니, 죽기로 계속할 것입니다."

이게 제갈량에게 남긴 탁고(뒷일을 부탁함)

영안궁에서 남겼다해서 영안의 탁고라고 불리는 일화인데

겉으로 보기엔 유비의 대인배스러움과

제갈량에 대한 유비의 신뢰와, 유비에 대한 제갈량의 신뢰를 나타내는 멋진 에피소드이지만

탁고의 내용과 배경 때문에 과연 그 진의가 뭔지 당대 학자들부터 요즘 학자들한테까지 끝없이 논쟁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함

단지 뒷일을 부탁하는 이야기었으면 지금까지 그렇게 논란 될 일도 없는 평범한 탁고지만 문제가 되는 부분은 

"그대의 재능이 조비의 열 배에 달하니 필시 나라를 안정시키고 끝내 대사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오. 만약 내 아들이 보좌할 만하면 보좌하시고, 그가 재능 있는 인물이 아니면 그대가 스스로 취하도록 하시오."

바로 요부분, 스스로 취하라

다른 일반적인 탁고와는 다르게 제갈량에게 남긴 이 폭탄선언 때문에

그 진의가 뭔지 미스터리긴 함

유교 사회에서 신하가 왕을 제끼고 왕이 되는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역모였는데

그걸 당대의 석학이고 명사였던 제갈량 앞에서 유비가 직접 말했으니

일반적인 해석으로는 유비가 그만큼 제갈량을 존나게 믿었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유비가 제갈량을 믿지 못해서 일부러 저렇게 떠본거다.

제갈량에게 심리적인 족쇄를 차게한것이고, 그것 때문에 제갈량을 죽을때까지 일했다.

죽을때까지 제갈량을 협박해본 것이다.(유비패왕설)

같은 여러가지 설이 분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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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논란을 이리저리 많지만 대중적인 강의와 나름 파격적인 해설로 유명한 이 분 같은 경우엔 또 다른 해석을 남겨주기로 했는데

제갈량에게 남긴 탁고의 의미는

자기 스스로 왕이 되라는 의미가 아니라 택군(군주를 선택)의 권한을 준것이다 라는 해석

한마디로 유선을 지켜보다가 유선이 안 될 놈 같으면 유선 말고 다른 아들 중에서 똘똘해 보이는 놈을 왕으로 옹립해도 좋다

라고 공언을 해준거다 라는 해석

유교 사회에서 있을 수도 없는 신하가 왕을 쫓아낸다는걸

조금 순화시켜서 택군을하라는 의미였다라고 조금 틀었는데

문제는 이런 비슷한 택군을 한 사례가 이미 삼국지에 있음

바로 동탁이 소제를 내쫓고 헌제를 옹립한 사례인데

이것 때문에 동탁은 죽일듯이 까이고 반동탁연합군이 생겼고

헌제 역시도 이후에도 끊임없이 "정통성"의 문제로 시비가 걸렸고

원소 역시도 헌제의 정통성을 문제 삼으며, 유우를 황제로 추대하려고 하는 또 다른 택군을 하려는 사례가 생김

마찬가지로 원소 역시도 반역자 프레임이 씌워졌고

삼국시대 뿐 아니라 조선시대에도 택군은 당연히 반역으로 취급했고

택군이라하면 스스로 왕위를 취하는것보다는 좀 더 부드러워 보이지만

역시 유교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반역행위고

제갈량은 반역자로 프레임 갇히기 딱 쉽고 새로 옹립된 황제 역시도 정통성 문제로 시비가 생길게 뻔함

이런 문제 때문에 이중톈 교수 역시, 아마 이것도 아닐것이다 라고 애매한 결론을 내려놓고

유비의 진심이었는지 계략이었는지 유비 본인만 알일이긴 함

아마 진심으로 믿었기 때문 아니었을까? 라고 대충 결론을 지음

바로 이 탁고 문제가 2000년 지난 현대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문제 때문

유비는 어째서 가장 신뢰하던 제갈량에게 있을 수 없는 반역 행위를 해도 좋다는 말을 남겼나?

유비가 진심으로 신뢰해서 그런건지, 유비가 제갈량을 옭아맬려는 계략이었는지

아마 어느 쪽이었어도 유비의 속마음은 "제갈량이 그럴리도 없는 사람이고, 그럴수도 없을것이다"라는 생각은 깔려 있었을 것

그렇기에 어째서 속마음과 다른 말을 했는지 계속 논란거리임

유비의 제갈량에 대한 뜨거운 신뢰로 보는 입장에서는 유비를 엄청난 대인배라고 생각할것이고

유비가 제갈량에게 부담을 주기 위해서 그랬다고 보는 입장에선 유비가 능구렁이는 역시 능구렁이다 라고 생각할 이야기

역시 같은 황제인 강희제는 이 사건을 두고

"말 속에 다른 뜻이 있다" 라고 평가함

같은 군주의 입장이니 강희제의 사고 방식이 유비랑 비슷하다고 가정할 경우엔

그냥 유비가 순수한 의도에서 한 말은 아니라 역시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었다고 킹리적갓심이 들수 밖에 없음

(참고 강희제의 제갈량에 대한 평가 : "제갈량은 "죽을 때까지 온갖 정성을 다바쳐 나랏일을 돌본다." 라고 하였는데, 남의 신하로서 (이렇게 행한 자는) 오직 제갈량 한 사람뿐이었다.")

강희제의 시선으로 볼 때, 유비가 제갈량을 잘 낚아서 마지막까지 충성을 다하게 만들었다 볼 수도 있음

물론 유비의 본심은 당대에도 능구렁이 소리를 들었던 사람이라 누구도 파악하기 힘들지만

그럼 어차피 어떤 관점에서 접근해도 유비가 살아 돌아와서 "내 본심은 이거였어" 라고 외치지 않는한

뭐든 뇌피셜이 될 뿐이지만, 어쨌든 뇌피셜로 유비의 본심이 뭔지 파악하기 위해 다른 사례들을 살펴봄

삼국지에서 가장 유명한 탁고는 위에서 나온 영안의 탁고지만,

실제로 이 영안의 탁고 이외에도 후계자를 앞에두고 후견인을 지목하는 탁고의 사례가 몇차례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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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비와 조예가 사마의에게 죽기전에 후계자를 잘 돌보아 달라고 부탁한 탁고

(그리고 이 사례를 두고 이세민은 한명도 아니라 두명의 황제한테 뒷일을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도 통수를 친 사마의는 못 믿을 놈이다. 라는 평을 남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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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책이 장소와 (주유)에게 남긴 탁고가 있음

연의에서는 손책과 주유의 끈끈한 우정을 강조하기 위해서

손책이 주유와 장소에게 손책을 부탁한걸로 나오지만

손책이 실제로 부탁한 사람은, 가장 신뢰하던 주유가 아니라

강동의 이름난 명사였던 장소

심지어 배송지가 인용한 오력에 따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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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권에게 일을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하면, 당신이 대신 취해줘"

라면서 유비가 제갈량에게 남긴 탁고와 똑같은 탁고를 남겼음

그럼 손책이 유비가 제갈량을 신뢰한만큼 장소를 신뢰했다는 말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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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좀 아닌것 같고, 그럼 손책이 주유도 아닌 장소에게 탁고를 부탁한 "합리적"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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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장소가 후계자로 강추하던 인물은 따로 있었음

솔까 듣보잡에 가까운 인물이므로 열전을 첨부

손권은 사실 강동 손가의 기질과는 좀 다른 상대적으로 좀 스케일이 작아 보였고, 이 당시 공금횡령으로 문제도 되고 꼬장꼬장한 장소가 보기엔 영 아니다 싶은 인물이었음

그렇기에 장소는 손책과 성향이 비슷하다 싶은 손익을 추천했고, 다른 사람들도 손익을 후계자로 지지하면서 손익이 후계자로 될 분위기

하지만 손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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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ㄴ 내 후계자는 권이 뿐임"

이라면서 손권을 지목했고, 결국 손권이 후계자가 됨

그리고 손권을 불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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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따먹기는 니가 나보다 못하지만, 집안 살림살이 하는건 니가 나보다 나을거야 ㅇㅋ?"

"형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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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장소 말 잘 들어 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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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ㅋ"

이미 신흥세력 특유의 초창기 폭발적인 성장은 잠잠해진 상태였고, 이제 필요한건 강동을 통합하고 유지시킬수 있는 "창업군주"보다는 "수성군주"로서의 면모를 갖춘 손권이 2세 후계자가 될 만한 인물이었고

손책의 이 선택은 대박을 치게 됨

오나라의 특성으로 유명하지만, 손견-손책을 거친 동오의 특성은 사실 유명하고 세력있는 호족 가문들의 연합체에 가까웠는데

손씨, 육씨, 주씨 등등 강동의 유력가문등을 모아주던건 다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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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책 이 사람의 카리스마가 있었기 때문

손책이 목숨이 간당간당한 상태에서, 비교적 만만한 손권이 후계자가 되자 여러 가문들이 이탈할 징조를 보였고

강동 전역에서 슬금슬금 반란의 기운이 생기게 됨(ex.이술)

아직 정신 못차리고 장례식장에서 울고 있는 손권에게 헤어드라이기 날린게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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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아 나 혼자 어떻게하라고 벌써 갔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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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이 인간아 퍼뜩 정신 안차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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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규흐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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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효렴이 대빵인데, 대빵이 약한 모습보이면 우짜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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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빵은 약한 모습 보이면 절대 안되는기다. 퍼뜩 인나라. 이 햄이 도와준다 안카나"

이렇게 손권은 장소와 주유의 필사적인 지지를 통해서 강동의 지배권을 인정 받음

이걸볼때, 손책이 장소에게 남긴 탁고의 진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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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죽으면, 오나라를 이을 매개체가 없어져서 공중분해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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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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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손권을 도와주고 호족들을 하나로 묶어줄만한 명망을 가진 사람은 선생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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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심더... 마 함 해보입시더"

한마디로 장소에게 손권 대신 강동을 취하라고 부탁한건, 실제로 짱 먹으라고 한게 아니라

자기가 죽은 이후에 강동을 하나로 묶어줄만한 사람이 장소밖에 없었기에

강동 연합체가 무너지지 않게 장소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내 동생 좀 잘 지켜달라 부탁한것

제갈량에게 남긴 탁고와 가장 유사한 사례가 손책이 장소에게 남긴 이 탁고이므로 이것과 유사한 관점에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고 봄

손책이 장소에게 집중적으로 남긴 탁고가 연의에서 손책과 주유의 관계에 집중하기 위해 살짝 그 대상을 주유로 바꾼것과 마찬가지로

연의에서 유비와 제갈량의 관계에 집중하기 위해서 탁고를 남긴 고명대신을 제갈량에 집중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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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유비의 탁고를 들은 대신은 두명, 다른 한 사람은 바로 이엄

제갈량이 탁고를 받았다는 사실에 의구심을 품는 사람은 딱히 없을거라고 생각함

다만 다른 한사람 이엄에 대해서는 대체 이엄이 왜? 라는 생각이 다들 들거

대충 이것을 통해서 이엄이 제갈량 다음가는 No.2 내지는 쩜오 위치에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이엄이 왜 쩜오였는지, 더 오래 섬긴 조운,위연 같은 장수들을 다 제끼고 쩜오가 된 이유가 뭔지는 이해가 안갈수 있음

이건 다른 세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유비 세력만 가지고 있던 독특한 특수성에 기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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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한 13주의 지도는 요리 생김

그리고 유비의 생애를 살펴보면,

1)유주에서 태어나서 황건적의 난 일어나서 동네 불알친구들이랑 거병함

2)독우를 패고 도망다니다가 다시 공을 세우고 공손찬 밑에 청주 평원군 현령이 됨

3)이후 공손찬 밑에 있다가 공융 SOS 받고 북해로 감

4)다시 도겸 SOS 받고 서주로 갔다가 서주목이 됨

5)여포 받아들였다가 통수맞고 서주에서 소패로감

6)여포가 공격해서 조조 밑으로 가서 예주목이 됨

7)여포 망하고 다시 서주목이 되나 조조 공격받고 튀튀

8)원소 아들내미 원담이 지배하는 청주로 감

9)이후 원소 명령으로 예주 여남으로 가서 공융이랑 같이 반란군 이끔

10)원소 죽고 조인한테 깨지고 유표한테가서 신야성에 머뭄

11)유표 죽고 조조 쳐들어와서 강하로 도망감

12)적벽대전에서 조조가 지고 나서 손권 지원받고 형남을 점거

13)이후 유장 SOS 받고 익주로 갔다가 익주를 삼킴

14)그 사이에 서량 출신 마초가 유비한테 귀순

15)하후연 죽이고 한중을 먹고 한중왕 선포

유주->평원->북해->서주->예주->다시 서주->다시 예주->형주->익주->한중

다른 누구랑 비교하기 어려울만큼 근거지를 자주 옮겼음

또 다른 특성은 다른 군주들은 자기 근거지를 중심으로 옆 근거지를 먹어서 근거지를 확장하는 방식이었다면

유비의 경우엔 근거지를 옮길때마다 아예 이전 근거지가 없어진 상태에서 새로운 근거지로 옮겨가는 방식

중국 전역을 떠돌이 생활하면서 살았고 이런저런 근거지 옮길때마다 합류한 세력들도 많음

자신의 근거지 연주를 거점으로 삼아서 지키면서 황제 옹립하고 세력을 확장한 조조나

강동의 유력한 호족 출신으로 강동을 통합하고 주변으로 세력을 확장한 손책/손권과는 상당히 다른 케이스

이렇다보니 세력 구성원도 위나라 오나라와는 굉장히 다를수밖에 없음

조조는 자기 친족(조씨,하후씨)들과 거점을 중심으로 한 장수들을 중심으로 황제 옹립한후 황실 세력들을 당내 야당으로 삼고 확장했고

손권은 아버지,형의 친위부대와 강동 출신들을 중심으로 성장했음

두 세력 모두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한 케이스

하지만 유비의 경우에는 위와는 다름, 전 중국에서 서로 다른 시기에 서로 다른 지역에서 서로 다른 이유로 유비에게 합류했고 이걸 최대한 단순화해서 봐도

1)유주에서 유비가 날백수이던 시절부터 따르던 인물들. - 얘네는 혈족 내지는 코드인사

ex)관우,장비,간옹,진도

2)서주에서 유비가 터잡을 때, 유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세력. - 얘네는 골품제로 치면 성골

ex)미축,손건,미방,미부인, (조운) 등

3)형주에서 유비가 세력을 확장할 때, 유비에게 합류한 세력. - 얘네는 골품제로 치면 진골

ex)제갈량,방통,마량,황충,위연,장완 등

4)익주에서 유비가 입촉할때 적극적으로 유비에게 찬동한 세력. - 얘네는 6두품...은 애매하고 진골(가야계)

ex)장송,법정,맹달,팽양 등

5)익주를 유비가 점거한 후에 유비에게 합류한 유장의 신하들 - 얘네야말로 6두품, 일부는 진골(고구려계)

ex)황권,이엄,오의,장익,유파 등

여기에 원소 휘하에 있던 시절 합류한 애(진진), 서량 군벌이다가 유비 밑으로 온 애(마초), 조조 밑에 있다가 유비한테 온 애(왕평) 등 세세하게 나누면 끝이 없음

3번도 유표 생전에 합류한 애들(진골 커트라인) 유표 죽고 형주 정벌 시기 합류한 애들(6두품) 등등 나눌려면 끝이 없음

다만 대략적으로 유비 밑으로 합류한 시기랑 파벌 별로 나누면 이렇게 됨

근데 이걸보다보면 유비 세력을 나누면 독특한 특성이 알게 되는데

1부터 5로 갈수록 유비에게 합류한 시기는 늦지만, 반대로 세력규모는 더 크다는 사실

뒤로 갈수록 비교적 더 안정적인 시기에 합류했고, 유비와의 친밀도는 더 고생도 오래하고 오래 알던 애들에 비해서 떨어지는, 역으로 세력의 규모는 뒤로 갈수록 늘어나는 아이러니가 발생함

집권계파나 친위인사들에 비해서 당내 비주류 계파들이 오히려 규모는 더 큰 거꾸로 된 구조

심지어 마지막 유비 죽기전 삼국의 세력판도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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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보는대로

유비의 세력은 촉한 지역밖에 남지 않은 상황

그리고 유비가 죽기전 유비의 세력구도를 살펴보면

1번) 관우(죽음), 장비(죽음), 간옹(죽음) - 고향친구들 다 죽음

2번) 미부인(죽음),손건(죽음), 미방(배신) (<- 애 땜에 화병나서 사망)미축

4번) 장송(죽음),법정(죽음),팽양(죽음), 맹달(배신)

유비를 가장 오래 따른 1~2번 성골급 인사들은 이미 모두 죽었고

유비 입촉 당시에 유비에게 적극적으로 찬동했던 반유장 친유비파 익주 인사들도 공중분해

결국 남은건 3번과 5번 즉, 형주파와 익주파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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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유비 세력의 중추는 형주파가 되야 하는데 문제는 정작 유비 영토에서 형주는 이미 증발해버린

홍철없는 홍철팀 같은 상황이 발생해버림

최대계파는 익주파이고 영지도 익주파인데, 공적과 친밀도를 무시하긴 또 힘든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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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애매한 세력구도가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던건 유비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던 카리스마 때문

한실복고라는 명분이 있긴 했지만

원소의 추대를 받았고 명망이 높았던 유우

익주를 점거하고 황제 행세를 했던 유언과 유장

혈혈단신으로 드넓은 형주를 재패한 유표

광무제의 후손 출신인 유엽

혈통과 명망으로는 더 한실복고를 외칠법한 인물들이 있었음에도 유비가 한실복고의 대표격이 된건

유비가 조조의 대항마라는 포지션을 전략적으로 잘 유지했고, 다른 이들을 규합할 카리스마를 갖춘 인물이었기에

한중을 점령하고 한중왕을 선포하고, 조비가 선양을 받자 타이밍 좋게 소열제를 선포하면서 명분을 확보함

문제는 촉한의 구심점이었고, 여러 세력들을 이탈하지 못하게 막고 있던 유비가 죽고 난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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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유비는 살아 있을 당시 익주파가 위화감이나 차별 받았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이들을 많이 우대함

자기를 공공연히 욕하고 다녔던 유파를 익주 정벌 이후 오히려 관직을 높이고

반유비파였던 황권을 중용하고 황권이 이릉대전 이후 위나라에 투항하였지만 그의 가족을 벌주지 않음

오의와는 결혼을 통해서 친인척 관계가 되고

유봉의 사형 이유 중 하나가 맹달을 핍박해서 도망가게 했다 였을 정도

익주파와 형주파가 동화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동화정책을 펼침

어찌되었건 유비가 살아있을 당시에는 갈등이 폭발하지 않았으나 아직 어린 유선이 황제로 등극한 이후에 이들 사이의 갈등이 폭발하지 않을거라는 보장이 없음

그런 의미에서 유비의 탁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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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가 탁고를 남긴 두 고명대신인 제갈량과 이엄은 한마디로 형주파와 익주파의 대표

각각을 두 계파의 보스로 밀어줄테니까, 둘 모두 싸우지 말고 자기 아들 도와서 잘해보라는 의미

이엄이 선택된건 당시에 이엄말고 익주파의 대표가 될만한 법정(사망),맹달(배신),동화(사망),황권(배신) 등이 모두 이미 남아있지 않았고

또 다른 이유는 이엄은 익주 인사이긴 했지만 형주에서 오래 살았던 인물

어찌보면 익주파와 형주파에 한다리씩 담고 있는 혼혈격인 인물로 볼 수 있었고

둘 사이 갈등을 중재하기에 제격이었던 인물이었음

다시 생각할때 유비가 탁고를 한 두명의 인물에게 남기고 싶던 말은

"싸우지 말고 잘 해봐라" 

후계자(유선과) 후견인(제갈량,이엄)을 지정해준 것.

조비, 조예가 사마의에게 손책이 장소에게 부탁한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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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일반적인 탁고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인 그 중에서도 제갈량에게 남겼던 특별한 말

"그대의 재능이 조비의 열 배에 달하니 필시 나라를 안정시키고 끝내 대사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오. 만약 내 아들이 보좌할 만하면 보좌하시고, 그가 재능 있는 인물이 아니면 그대가 스스로 취하도록 하시오."

의 진의는 뭘지, 이건 손책이 장소에게 남긴것과 완전히 동일하게 봐야하는지는 아직도 문제가 있음

1)장소와는 다르게 고명대신이 둘이었고 이엄이 보는 앞에서 남겼다는 것

2)사실 삼국지가 전국시대긴해도 엄연히 황제가 있었고, 손책은 제후 행세를 하긴 했어도 제후는 아니고 그냥 일개 장수고 대를 이어서 땅을 지배할 권리는 없었음.

3)비슷한 사례로 도겸 역시도 알려진것과 달리 서주를 무력으로 점거한 군벌이었고 그렇기에 자기 후계자로 아들을 지목해서 물려주고 그럴 상황이 못 되었음. 고로 유비를 선택.

4)한실 복고라는 유교적 명분으로 만들어졌고 독립적인 황제를 선포한 촉한과 호족 연합체였고 군벌 집단이었을뿐 나라가 아니었던 강동 상황은 비교 불가.

이런 점에서 택군이든 직접 황제가 되는거든 명분상 불가능한데 굳이 이엄과 유선 앞에서 제갈량에게 대신 취하라를 운운한 유비의 진의는 손책과는 완전히 동일선상에서 보기 어려움

유비는 정말 제갈량을 견제하고 싶었던거지, 아니면 너무나도 믿고 있었던거지

다만 유비가 사람을 기용할 때 특성을 보면, 완전히 신임해서 전권을 맡길 사람이 아니면 아예 쓰지도 않는 성향으로 볼때, 애매하다 아리까리해서 제갈량을 떠본건 아니라고 생각함.

그렇다면 유비가 제갈량을 지목해서 대신 취하라라고 말할 때, 반대로 제갈량이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을텐데.  그런데 굳이 제갈량에게 다른 사람이 보고 있을때 말을한 이유는

유비 제갈량 유언 - yubi jegallyang yueon

사실은 유비가 제갈량에게 한 탁고를 들려주는 대상이 제갈량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후계자(유선)와 또 다른 후견인(이엄)에게 들려주고 싶었던건 아닐지

'내가 지금 이 사람에게 대신 취해도 된다는 허가를 내주고 있는걸 기억해라' 라고

위에도 말했듯이 촉한이란 나라는 유비의 카리스마를 토대로 만들어진 다국적 연합의 세력을 띈 집단

거기에 유비가 죽을 당시에 촉나라에서 유일하게 전국구라고 볼 수 있는 유비가 사망한 상태.

유비 제갈량 유언 - yubi jegallyang yueon
유비 제갈량 유언 - yubi jegallyang yueon

당시 촉나라에서 전국구라고 불릴만한 인물은 유비와 관우 단 둘 뿐.

관우가 죽고나서 유비가 오나라를 칠것인지 말것인지 베팅장이 열렸을때

유비가 오나라를 치지 않을것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촉나라에서 대군을 이끌만한 장수는 관우 밖에 없는데, 관우가 죽었으니 오나라를 공격할 수 없다"

였을 정도

않이 왜 관우뿐이야? 라고 할 수 있겠지만

FM만 해봐도 시즌 40골 넣고 우승하고 별 지랄을 다해도, 발롱도르 1,2,3위를 우승도 못하고 스탯도 떨어지지만 결국 포텐/어빌 높고 명망 높은 놈이 날름 가져가는것처럼

조운이 계속 소소한 전과를 보여줬고 관우와는 다르게 실수를 한적도 없고

위연이 입촉과 한중전투에서 활약을 보여줬지만

얘네는 결론적으로 대군을 이끌만한 카리스마와 명망, 지위 자체가 딸린다는 소리

유비 생전 No.2에 대해서 미축이다, 관우다, 제갈량이다 논쟁은 많지만

애초에 둘과는 비교도 할 수 없던 지위에 있던게 관우.

나중에 또 기회되면 써보고 싶지만 관우가 죽기 직전에 가지고 있던 권한은 삼국의 어떤 다른 장수랑 비교가 하기 힘든 어떤 특수한 부분이 있음.

한마디로 촉나라에서 전국구라고 할만한 애는 유비 관우 (잘쳐줘서 장비까지) 뿐이고 실제로 대군을 이끌어본 경험도 이 둘 밖에 없음.

유비 죽었을때, 위나라가 축제 분위기에 이제 촉나라는 끝났다고 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

제갈량은 이름난 명사이긴 했지만 군사적인 부분에선 사실상 듣보잡이나 마찬가지였고, 아직 나라 전체를 좌지우지할만한 지위를 가지지 않은 상태.

유비 제갈량 유언 - yubi jegallyang yueon

유비가 탁고를 제갈량과 이엄에게 남긴건  그 둘을 푸쉬해주기 위한거고 유선의 튜터로 임명한거지만

특별히 제갈량에게 남긴 대신 취해라라는 유언의 속뜻은

제갈량이 아니라 이엄과 유선에게, 이 사람이 내가 죽고 난 이후에 나를 대신해서 나라를 이끌 사람이라고 공표해주기 위한게 아니었을지

아직 지역구인 제갈량에게 곧바로 전국구가 될 수 있는 권한을 양도해준것

장소 같은 경우엔 강동에서 끼치는 영향에 한해선 전국구였지만 제갈량의 익주영향력은 그게 아니었으니.

유교 사회에서 선왕의 유지는 후세 왕들이 맘대로 번복하기 어려운 힘을 가지는데, 절대로 수정 불가능한 마지막 유언으로 제갈량에게 저런 탁고를 남긴 속뜻은

유선과 이엄,  제갈량에게 태클을 걸 수 있는 힘을 가진 두 사람에게 제갈량 말 잘 들어라 라는 자기 의견을 전달한것

실제로 같은 고명대신이었으나 제갈량과 이엄의 위치는 분명한 차이를 보였고, 이엄의 묘한 열등감(?)은 제갈량을 모함하기 이르지만 오히려 제갈량이 이엄을 날려버림.

제갈량 살아 생전 유선은 아무런 전권을 행사하지 못했지만 허수아비 황제로 남거나 제갈량은 황제를 농락한 간신으로 기록되지 않고 별다른 트러블 없이 제갈량이 나라를 이끌어 가게 됨.

유비 제갈량 유언 - yubi jegallyang yueon
유비 제갈량 유언 - yubi jegallyang yueon

또 다른 탁고에 내비친 속내는 "조비보다 그대의 재주가 월등하니"

탁고에서 조비는 언급하지만, 동오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떠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음.

사실 촉한의 정체성 자체가 한실복고라는 명분과 찬탈자 위나라로 부터 나라를 되찾는다는 의지에서 만들어졌고

필연적으로 위나라와 적대해야하고 그렇기에 오나라와는 공생해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관우가 오나라로부터 제거 당했고, 유비는 그 복수를 하려하다가 패배하고 홧병에 걸린 상태.

어쩌다보니 촉나라의 왕고와 투고가 불편한 공생이나마 해야하는 오나라에 의해 당한 상태에서

분명히 명분상으로도 실리상으로도 오나라와 동맹을 주장해야하지만 누구도 쉽게 나서기 힘든 상황

유비 제갈량 유언 - yubi jegallyang yueon



유비도 바보는 아니니 오나라와는 필연적으로 다시 합해야 된다는건 알고 있었고

육손과 편지를 보내며 신경전을 펼쳤지만 정작 오나라에 대한 재침공 준비는 안한걸 보면

어떻게든 오나라랑 다시 친해져야 된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던 상태

하지만 관우와의 의리상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도 오랑 화친한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음

대신 오나라를 침공해야한다 말할때, 적극적인 주화파였던 제갈량에게 힘을 실어주고

제갈량 앞에서 오나라와 관계는 언급하지 않고 조비만을 언급한것은

제갈량에게 뜻대로해도 된다는 의사표명이었고, 마지막 죽기 직전까지는 관우와 의리를 지키기 위한것

아들인 유선 입장에서도 아버지의 원수인 오나라와 화친 주장은 어려운 일이지만, 

고명대신인 제갈량이 대신 나서서 오나라와 화친을 주장하고 유선이 받아들이면 그럴듯한 그림이 됨

유비가 제갈량과 이엄에게 남긴 탁고는 둘에게 힘을 실어주고, 동시에 제갈량에게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권한을 다른 두사람이 보는 앞에서 주기 위한 과정

유비 제갈량 유언 - yubi jegallyang yueon

제갈량이 그래도 될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동시에 능력을 믿었기에 제갈량을 선택해 푸쉬해준것.

이 선택은 어찌되었던 잘한 선택이었던게, 제갈량과 마찬가지로 탁고를 받았던 사마의와 비교할때

"그런 사람은 또 없었지"라고 제갈량이 강희제에게 칭찬 받은것과 달리

"그런 사람은 또 없었지"라고 사마의가 당태종에게 까임 받은걸 생각하면

유비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사람이 촉한의 수명을 늘려주고 가능성을 살리기에 최적의 선택이었다고 볼수밖에

유비 제갈량 유언 - yubi jegallyang yueon

유비가 제갈량과 이엄에게 남긴 탁고 간단하게 세줄 정리

1.(제갈량,이엄에게) 너희 둘이 이제 계파 짱들이니 싸우지 말고 유선 도와가면서 잘해봐라.

2.(유선,이엄에게) 근데 제갈량이 내가 약속한 NO.1이다. 그니까 개기지 말고 애 말 잘 들어라.

3.(제갈량에게)주적은 위나라임. 이제 너 밖에 믿을 사람 없으니까 뒷일 잘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