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축 갈축, 적축 비교 - cheongchug galchug, jeogchug bigyo

최근 업로드한 레오폴드 FC750R PD를 포함하여 총 3대의 레폴 키보드를 보유하게되어 드디어 동일한 브랜드의 동일한 라인업 모델의 대표적인 스위치들을 비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근 지역에 키보드 타건샵이 있다면 좋겠지만 전국에 많이 있지도 않을 뿐더러 구매처 또한 한정적이기에 많은 분들이 온라인상의 정보들로 스위치를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오늘은 직접 타건해본 영상과 함께 사용 공간과 용도, 목적에 따라 선택하기 좋은 스위치의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클릭, 넌클릭, 리니어

기계식 키보드 청축갈축 적축 비교

( Feat. #레오폴드 )

멤브레인 키보드를 사용하다가 기계식 키보드를 처음 접한다면 가장 먼저 스위치를 선택해야합니다. 물론 디자인을 먼저 볼 수도 있지만 기계식 키보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타건감과 타건음이기에 가장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영상을 먼저 업로드 했습니다. 사용된 키보드는 모두 레오폴드 키보드이며 적축 타건에 사용된 키보드만 텐키리스 모델입니다. 별도의 흡음이나 윤활 작업 없이 촬영하였고 바닥에 수건이나 패드를 깔지 않은 책상 그대로의 타건 영상이며 오디오 수정도 하지 않았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청축, 갈축, 적축은 가장 대표적인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들 입니다. 작동 방식에 따라 클릭, 넌클릭, 리니어로 분류되고 있으며 위 이미지를 참고하면 조금 더 이해가 쉽습니다. 이미 수 많은 커뮤니티와 블로그 포스팅에서 청축 갈축 적축의 특징들은 나와있지만 제가 직접 타건하기 전과 후의 이미지가 너무 달랐기 때문에 각각의 축들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들을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청축 갈축, 적축 비교 - cheongchug galchug, jeogchug bigyo

제가 기계식 키보드에 입문한 모델은 레오폴드 FC900R PD 그레이 블루 청축입니다. PC방에서 처음 사용해본 청축이 마음에 들기도 했고 정말 오랜 시간 다양한 영상들을 찾아보면서 '가장 기계식 키보드' 스러운 모델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나네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마치 오래된 타자기를 연상하게 하는, 입력되는 구분감이 뛰어난 스위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는 소음이 크고 경쾌한 특징을 가졌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 타건감이 경쾌한 느낌은 아닙니다. 레오폴드와 체리MX가 제공하는 스위치 키압으로는 50g 정도 차이라고 안내하고 있는데 갈축과 적축보다 5~10g 정도 더 무거운 키압을 갖고 있으며 실제 클릭음(찰칵) 이 발생하기 전까지 손가락에 피로감을 주는 편입니다. 리니어 방식의 흑축보다는 가벼운 스위치라고 할 수 있지만 '걸리는 느낌' 이 있다는 점과 입력 높이 등으로 인해 생각보다 무겁게 느껴집니다.

청축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시끄러운 소음' 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갈축, 적축, 흑축, 은축, 백축과 비교했을 때 가장 소음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실제로 녹음을 해보거나 소음을 측정해보면 엄청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청축 특유의 독보적인 클릭음과 빠른 타이핑 시 느껴지는 소란스러움으로 '소음'으로 인식되는 부분은 어느정도 있으나 솔직히 기계식 키보드는 다 시끄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출시되는 저소음 적축, 저소음 흑축 등 키보드들과 노뿌, 토프레 무접점 키보드들이 그 대안이 되고 있는 것이겠죠.

온라인에서는 청축과 갈축이 입문으로 좋은 기계식 키보드라고 하는데 저는 청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스위치라고 할 수 있겠지만 가장 독보적인 특징을 지닌 스위치라서 범용성이 뛰어난 편은 아니기 때문이죠. 그러나 수동 타자기 처럼 철컥철컥하는 느낌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분명 만족할만한 매력적인 스위치입니다. (물론 찰칵찰칵에 가까운 소리입니다)

청축 갈축, 적축 비교 - cheongchug galchug, jeogchug bigyo

얼마 전 적축과 고민하다가 함께 질러버린 레오폴드 FC900R PD 그라파이트 화이트 갈축 모델입니다. 이미 알려져있는 특징들만 하더라도 제 취향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 생각되어서 생각조차 안하고 있었는데 뭔가 넌클릭을 경험하지 않고 기계식 키보드를 마무리짓기에는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서 구매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범용성이 뛰어난 스위치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레오폴드는 갈축이 진리라는 말까지 나와서 기대했으나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웠던 모델이지만 갈축이라는 스위치에 대한 느낌은 확실히 제공하는 키보드이기도 했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딱'여러모로 쓰기 좋다' 가 정답인 것 같습니다.

청축 갈축, 적축 비교 - cheongchug galchug, jeogchug bigyo

넌클릭이라는 이유로 '조용한 청축', '정갈한 타건감', '기본에 충실한' 이라는 수식어들이 붙는 갈축이지만 다시 말하자면 이도 저도 아닌 스위치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클릭도 아니고 리니어도 아니지만 구분감은 어느정도 제공하며 그렇다고 확실히 입력되는 느낌도 애매하죠. 실제로 타건음은 적축과 비슷하고, 사용감은 망가진 청축과 비슷합니다. (비유가 좀 이상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만약 청축의 타건감에 조용한 스위치라는 생각을 갖고 계시다면 과감하게 버리시는게 좋습니다. 타건감, 타건음 전혀 다른 키보드이며 굳이 청축과 적축 중 더 비슷한 스위치를 꼽으라면 오히려 적축과 더 비슷합니다. 위에 첨부한 영상에서도 청축보단 적축과 유사한 것을 볼 수 있고 타건감은 두 스위치의 중간 어딘가에서 갈축 양념을 한 스푼 넣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나는 무난한 키보드가 좋다.', '청축은 너무 시끄러워서 못쓸 것 같은데 적축의 수걱수걱 느낌은 싫다.', '기계식 키보드를 한 번도 안써봤는데 뭘 써야할 지 모르겠다.' 싶으시다면 갈축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게이밍을 즐기는 분들이 아니라면 다른 스위치를 추천드립니다.

청축 갈축, 적축 비교 - cheongchug galchug, jeogchug bigyo

정말 사고 싶어서 엄청 고민하다가 지른 레오폴드 FC750R 스웨디시 화이트 적축 모델입니다. '키캡을 샀더니 키보드가 사은품으로 왔다.' 라는 레오폴드의 이미지를 그대로 제공해주는 매력적인 이케* 에디션이죠. (미니언즈 에디션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전투용으로 흑축을 사용하다보니까 리니어 스위치 계열에 대한 인식도 좋고 최근 사무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저소음 적축 기계식 키보드들이 인기라서 적축과 저적 중에 고민하다가 적축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흑축을 생각하면서 적축을 선택한 것은 결론적으로 '잘못된 선택'이었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타건을 하고 있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청축 갈축, 적축 비교 - cheongchug galchug, jeogchug bigyo

청축이 가장 유니크한 스위치라면 적축은 가장 '심심한 스위치' 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입니다.)'걸리는 느낌' 없이 한번에 내려가는 타건감과 리니어 계열 특유의 '서걱' 거림 덕분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스위치라고 하기도 하며 타건감은 저소음 적축과 함께 가장 재미없습니다. 그래서 만약 조용한 키보드를 찾는 분들이라면 저는 무조건 무접점 키보드를 추천드리며 실제로 만족도도 윤활 노뿌와 토프레가 더 높다고 할 수 있죠.

그러나 적축은 그 심심한 타건감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소란스럽지 않은 타건음과 부드러운 타건감, 빠른 타이핑에서도 낮은 피로도와 정갈한 사운드는 ASMR에 딱 적합한 그런 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통울림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추가 흡읍 작업과 풀윤활 여부가 사용감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만 저는 순정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크게 불편함은 없습니다.

청축 갈축, 적축 비교 - cheongchug galchug, jeogchug bigyo

기계식 키보드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청축 갈축 적축은 각각의 매력이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셋다 호불호를 보이는 스위치들입니다. 완전 마음에 든다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조금씩 존재하며 그런 것들을 보완하여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스위치들이 실버축, 백축, 흑축, 저소음 적축 이라고 할 수 있죠. (실제로 저소음 적축은 흑축과 타건감, 타건음 모두 굉장히 유사합니다.)

정답은 역시 직접 타건을 해보고 구매하는 것이 좋습니다만 키보드 한 번 쳐보겠다고 먼 길을 떠나는 것도 귀찮기도 하며 뭔가 유튜브 영상들만 봐도 내 마음에 드는 키보드를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누군가 기계식 키보드를 구매하려고 한다면 일단 인근 PC방 몇군데를 다니면서 거기 있는 키보드들을 타건해보고 결정하라고 합니다. 대부분 청축과 갈축이겠지만 두 축이 모두 마음에 안든다면 입문용으로 리니어나 무점점도 고려할 수 있는 것이겠죠. 물론 한 번에 만족스러운 키보드를 찾는 것은 꽤나 어렵습니다. 타이핑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결국 여러 대의 키보드를 구매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몸소 경험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많은 키덕을의 코멘트는 환영합니다.

+

아참, 리니어는 꼭 윤활까지 생각하라고 이야기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