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기 마코토 죽음 - na-egi makoto jug-eum

"오빠! 잘보여~?"

코마루는 밝게 미소지었다. 오랜만에 보는 동생의 얼굴. 미래기관의 살인게임에 참가하는 나에기 마코토에겐 큰 힘이 되었다.

그 순간, 모노쿠마의 발톱이 코마루를 꿰뚫었다. 피. 피. 피.

그리고 나타난 초록색 양갈래머리 소녀의 모습.

"야호~! 안녕? 코마루언니 오빠야~?"

나에기는 완전히 굳어있다.

"어떡하지... 코마루언니, 죽어버렸네에~?"

이미 싸늘해진 코마루의 얼굴을 치켜올리는 모나카.

"이런... 코마루 언니는, 나에기 오빠를 만나기 위해서 이 토와시티에서 어떻게든 어떻게든 살아남았는데, 이렇게 죽어버렸네에~?"

"아, 참고로 이건 덤이야!"

그리고 피묻은 안경이 카메라 앞에 들이밀어졌다. 그리고, 그대로 안경을 박살내는 모니카. 어느새 나에기의 눈에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음~ 그리고 그리고, 이거! 코마루 언니가 말해 주었던가?"

카메라에 들이밀어지는 사진. 두 구의 시체. 그리고 거기에 적혀있는 것은...

"아하하하하하!! 좋은 표정이야 나에기오빠!"

"주... 죽여... 죽여버릴거야..."

"어라아~ 오빠도 '초고교급 절망'을 다른 미래기관 쓰레기들처럼 미워하는거야아~?"

"닥...쳐..."

"꺄하하~ 위선도 정도가 있지. 얼마 전까지 그 '초고교급 절망' 열다섯명을 어떻게든 살려낸게 누구더라?"

"윽...!!"

"있지, 그 언니 오빠들은 적어도 백만명씩은 죽인거 맞지이~? 근데에, 나에기 오빠는 고작 4명, 아니 살인게임에서 죽은 오빠 친구들까지 14명정도 죽었는데에, 이렇게 화가난거야?"

나에기는 표정을 점점 잃어갔다.

"꺄하하, 스무명도 안되는 사람 죽은거로는 이렇게 절망하는데, 백만명씩 열다섯... 적어도 천오백만명 죽인 사람들은 엄청 쉽게 용서하네에~ 열다섯 모두 살려주고 말이야? 그게 세계의 희망이란 사람이 할 짓인가아?"

나에기의 눈이 절망에 물들어간다. 죽은 사람의 환영들. 그것들이 나에기를 덮쳐온다. 고작, 이정도로 나에기 마코토는 점점 무너져갔다.

"그 천오백만명 모두에게 가족도, 소중한 친구도 많았는데에, 나에기오빠는 도대체 몇명의 원수를 그렇게 쉽게 살려준걸까아? 아니, 그렇게 그들을 살려준건 사실"

모나카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진다.

"오빠도 우리랑 같기 때문 아닐까? 오빠도 '초고교급 절망'인거야! 수천만명의 절망을 오빠 혼자 너어~무 쉽게 풀어줬잖아? 이제 그 사람들이 몇명이나 더 절망에 빠뜨릴까아?"

나에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오빠, 날 죽이고 싶어? 하핫, 그러면, 오빠를 죽이고 싶어하는 사람은 몇명일까? 백만명? 천만명? 아아, 어쩌면 오빠가 풀어준 사람들이 다 죽여버려서 한명도 안남았을지도~?"

모나카는 열심히 들고 대화하듯이 움직여주던 코마루를 던져버린다.

"저기, 죽어 마땅한건 나따위가 아니라, 오빠가 아닐까?"

그리고 모나카의 웃음소리와 함께 통신이 끊겼다.

나에기는... 나에기는 움직였다.

초고교급 절망, 나에기 마코토를 죽이기 위해서.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