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한국 음식 만들기 - oegug-eseo hangug eumsig mandeulgi

👩🏻‍🍳 해외에서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한식 메뉴,  집 요리 레시피.


어제는 짜장면을 만들어 먹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웃긴 일이긴 하다.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직접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을까 싶다. 한국에서 살 때 짜장면은 중국집에 전화해 배달해서 먹었던 음식이지, 직접 만들어본 적은 한 번도 없는 그런 음식이었다. 그리고 어제 짜장면 요리를 해본 결과, 의외로 해외에서도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한국에서 먹던 짜장면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먹고 싶을 때 나름 해 먹어도 괜찮은 그런 맛이었다. 

독일에서 살다보면 종종 먹고 싶은 음식이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그 음식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를 독일에서 구입할 수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마련할 수 없는 재료를 빼고 요리를 하든가, 대체 재료를 찾던가, 혹은 직접 재배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다행인 건 한인마트에서 웬만한 기본 소스를 다 팔고 있기에 한국에서 먹던 맛과 대강 비슷하게는 만들 수 있다. 

외국에서 한국 음식 만들기 - oegug-eseo hangug eumsig mandeulgi

#1. 양파와 버섯을 넣은 불고기

한인마트에서 구매한 불고기 소스와 간장만 있으면 만들기 쉽다. 고기는 독일 마트에서는 Rinderhackfleisch(발음:린더학플라이쉬)라고 불리는 다진 소고기를 구입한다. 팬에 고기를 약간 익힌 후, 불고기 소스를 첨가한다. 내 입맛에는 시중에 파는 불고기 소스의 맛이 너무 달아서, 물과 간장을 섞어 넣는다. 이후,  좋아하는 야채인 양파와 버섯을 썰어서 넣고 7-8분 더 가열한다. 기호에 따라 혹은 집에 당면이 있을 땐 나중에 당면도 추가해서 먹는다. 

#2. 모짜렐라 치즈가 듬뿍 올라간 닭갈비

한인마트에서 구매 가능한 불고기 소스와 간장(안 매운맛) 혹은 불고기 소스와 고추장(매운맛)을 이용해서 만든다. 요리의 메인 고기는 독일 마트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닭가슴살인 Hähnchenbrust(발음: 핸센브러스트)를 이용한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닭가슴살과 양파, 다진 마늘, 감자, 당근, 대파, 양배추 등의 야채를 그릇에 담는다. 불고기소스와 고추장(혹은 간장)을 적당량을 섞어 만든 소스를 재료들과 함께 버무린다. 독일 마트 향신료 코너에서 판매하고 있는 카레가루를 위에 뿌려서 한번 더 버무린다. 냄비에 재료를 넣고 익힌 후, 마지막에 모짜렐라 치즈를 올려 녹여주면 끝. 

독일에서는 정말 다양한 치즈가 판매되고 있고, 대부분의 치즈는 덩어리 채 판매되고있다. 이 곳에서는 보통은 하얗고 둥근 덩어리 치즈를 모짜렐라 치즈라고 불린다. 그래도 포장된 치즈 코너를 잘 살펴보면 한국과 동일하게 슬라이스 된 모짜렐라 치즈를 찾을 수 있다. 

#3. 소고기를 듬뿍넣은 된장찌개

한국 된장만 있으면 만들기 쉽다. 요즘은 한인마트가 아닌 독일의 일반 마트에서도 한국 된장이나 일본 된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식 된장국인 미소 수프를 좋아하는 독일인들이 많다.) 불고기 할 때 쓰는 고기인 Hackfleisch(발음:학플라이쉬)를 이용한다. 학플라이쉬를 참기름에 볶은 후 물을 넣고 된장과 좋아하는 야채인 양파와 버섯 그리고 감자를 넣고 끓인다. 

#4. 통조림 김치로 만든 김치찌개

사실 독일에서는 Sauerkraut (자우어크라우트/자워크라우트/사워크라우트)라고 절임 양배추가 있다.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채소 요리로, 독일식 김치라고도 불려진다. 자우어크라우트와 고춧가루, 다진 마늘, 피시소스로 김치와 비슷한 맛을 낼 수 있어서 이걸로 김치찌개를 만드는 독일유학생들이 많다. 자우어크라우트는 독일 어느마트에 가나 다 판매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난 한인마트에서 작게 150g씩 작게 포장된 한국 맛김치나 통조림으로 들어 있는 김치를 이용해 요리를 한다. 통조림 김치는 그냥 먹기엔 별로이지만, 김치찌게 끓이기엔 적격이라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상온 보관도 되고 보관 기간도 긴 편이라 비상용으로 구매해두고 필요할 때 사용한다. 김치찌개에도 어김없이 고기를 사용한다. 다른 음식에는 주로 소고기를 사용하지만, 김치찌개만큼은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섞인 다짐육을 이용한다. 독일어로는 Hackfleisch gemischt(발음: 학플라이쉬 게미쉬트)라고 불린다. 

요리법은 김치와 고기를 볶은 후 물을 넣고 끓여주면 끝이다. 김치 포장 안에 있는 국물이면 따로 간이 필요하진 않아 쉽게 만들 수 있다. 

#5. 참치를 넣은 양배추 전

모든 재료를 독일 마트에서 구할 수 있다. 캔참치와 얇게 썬 양배추를 통에 넣은 통에 밀가루 반죽을 넣고 잘 섞어준 후, 프라이 팬에 전 모양으로 넣은 후 익혀준다. 사용하는 밀가루는 Weizen 405 fein(발음 : 바이젠 405 퐈인) 혹은 Weizenmehl Type 405(발음 : 바이젠 밀- 티페 405). 독일 밀가루에는 405와 550이란 숫자가 쓰여있다. 미네랄 함유에 따라 나눠놓은 것으로 일반 요리용은 405, 베이킹 및  파스타 반죽용은 550이다. 

#6. 마요네즈를 섞은 참치와 아보카도를 넣은 김밥

번거롭지만 가끔씩 만들어 먹는다. 김밥용 김만 한인마트에서 구입하면 되고, 나머지는 독일 마트에서 구입 가능하다. 식초와 소금을 넣어 간이 된 밥을 준비한다. 캔 참치를 그릇에 옮겨 담고, 마요네즈를 넣어 섞어준다. 아보카도를 얇게 썰어준다. 김밥용 김을 깔고, 준비한 밥과 참치, 아보카도를 넣고 둥글게 말아준다. 김에 참기름을 바르고 참깨를 뿌려준다. 

난 한국에서 사 온 실리콘 김밥말이와 참깨를 사용해서 만들지만, REWE 아시아 식품코너에서도 참기름, 참깨, 대나무 김밥말이 모두 찾아볼 수 있다. 

#7. 손쉽게 만드는 카레밥, 짜장밥, 카레우동, 짜장면

독일에서도 카레가루를 판매하고 있으나, 내 입맛엔 영 아니어서 한인마트 주문한 카레가루를 사용한다. 패키지 뒷면에 적혀있는 방법대로, 양파와 감자 고기를 볶은 후 물과 가루를 넣어주고 끓이기만 하면 완성된다. 기호에 맞게 밥에 비벼먹거나, 우동면에 올려먹을 수 있다. 짜장 가루도 카레가루와 동일하게 만들어주면 되고 밥이나 면에 올려먹으면 된다. 

우동면은 REWE에서 판매되고 있고, 짜장면 면은 스파게티 면으로 대체 가능하다. 


블로그 글을 작성하면서 여기서 요리해먹고 있는 한식 리스트를 만들어봤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해 먹으며 살아가고 있는 거에 놀랐다. 일주일을 한식만 해 먹고살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메뉴가 있었다. (위에 작성하지 않은 것들도 많음.)

지인들이 종종 한국음식이 그립지 않냐는 질문을 하곤 하는데, 왠지 이 글을 본다면 더 이상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것 같다. 흔히들 생각하는 것과 달리, 해외에서도 요리할 수 있는 한국음식이 많다. 

그래도 가끔씩 생각나는 게 있다면, 양념치킨이다. 마음만 먹으면 만들어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너무 번거로울 것 같아서 쉽게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그냥 참았다가 한국에 놀러가면 많이 먹고 오거나, 닭다리 오븐 구이를 해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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