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결말 - salangbang sonnimgwa eomeoni gyeolmal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결말 - salangbang sonnimgwa eomeoni gyeolmal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비록 51년 전의 작품이지만, 여전히 중고등학교에서는 이 영화의 원작인 사랑 손님과 어머니를 1인칭 관찰자 시점의 대표작으로 가르치고 있고, 아직까지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옥희에 대한 패러디가 등장하기에 대한민국에서는 꽤나 인지도가 높은 작품이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최근까지도 드라마, 뮤지컬 등으로 제작되면서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데, 최초로 사랑 손님과 어머니를 영상화시킨 건 1961년, 신상옥 감독의 영화였다.

  당시 신상옥 감독은 최고의 흥행감독 중 한 사람이었는데, 그는 평생에 걸쳐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왔지만, 이 당시 그가 주로 관심을 가졌던 건 문예영화, 멜로물, 여성 중심의 영화, 사극 등의 장르였다. 사랑 손님과 어머니는 이런 점에서 당시 신상옥 감독의 취향에 잘 맞아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비교적 원작의 스토리를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원작은 40페이지가 채 안 되는 단편이었던 지라, 원작의 내용만으로 1시간 30분 가량의 영화를 끌고 가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신상옥 감독은 원작의 스토리를 헤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추가했는데, 재미있는 건, 영화에서 새롭게 추가된 에피소드들이 과부의 재혼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게, 계란 장수와 식모의 러브스토리인데, 이 둘은 원작에서 등장하지 않았거나 비중이 작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비중이 매우 높아졌는데, 여기서 식모는 옥희의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과부다. 하지만 어머니와는 달리 식모는 적극적인 애정공세로 재혼에 성공하게 된다. 결혼까지 성공한 둘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어머니의 모습은 이 영화와 원작과의 차이를 보여준다.

 

  이렇듯 초반부터 원작과는 다른 시선을 가진 에피소드들을 곳곳에 삽입한 결과, 영화의 결말은 원작과 미묘하게 달라졌다. 원작에서도, 영화에서도 사랑방 손님이 갑작스럽게 집을 떠난다는 것은 일치한다. 그러나 단 한마디 말의 변화로 원작과 영화의 결말은 완전히 달라져버렸다. 원작에서의 사랑방 손님은 다시 오겠다는 확언을 하지 않고 떠나간다. 그렇기에 원작의 결말에서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사랑은 사실상 끝났다. 그러나 영화에서 사랑방 손님은 떠나기 전, 옥희에게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남긴다. 이로 인해 원작과는 달리 영화는 둘의 사랑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는 분위기로 끝이 난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앞서 언급한대로 정말로 충실하게 소설의 내용전개를 따라가고 있다. 그러나 몇몇 에피소드의 추가로 등장인물들이 재가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가진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이는 영화가 원작과는 다른 결말을 보여줄 거란 걸 암시했다. 결과적으로 똑같은 내용의 결말이지만, 그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져버렸다.

  이 부분은 원작이 나온 30년대와 달라진 60년대의 시대적 분위기 때문인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추가한 요소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다만, 신상옥 감독에 따르면, 당시 영화법에서 지정해놓은 상영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영화는 상영이 불가능했기에, 몇몇 부분을 더 촬영하여 영화의 시간을 늘렸는데, 이 때 추가된 에피소드들은 과부의 재가를 응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어떠한 이유이든 간에, 영화의 분위기가 달라진 건, 신상옥 감독의 개인의지가 많이 반영된 결과인데, 이로 인해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원작과 스토리는 같지만 분위기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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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중 어머니 역을 맡았던 최은희는 실제 신상옥 감독의 아내로, 북한에도 신상옥 감독과 같이 납북되는 등,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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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관찰자였던 옥희의 비중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하면 바로 떠오를 정도로 매력적인 인물인지라, 영화에서도 여러모로 재미있고 귀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옥희의 배우 전영선은 이후로도 꾸준히 영화에서 얼굴을 비췄지만,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영화계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비록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51년 전의 작품이지만, 당시 아역이었던만큼, 아직 정정한 나이일텐데, 지금은 뭐하고 사실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