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기업 스펙 - geum-yung gong-gieob seu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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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 고득점으로 학벌을 커버할 수 있어요

금융공기업 중에서도 학벌을 많이 보는 것, 정확히 말하자면 특정 학교가 ‘편중’되었다고 알려진 곳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입니다.

그 외에 신용보증기금이나 주택금융공사, 기술보증기금 등은 직원들의 출신 학교가 다양한 편입니다. 제가 재직 중인 A 공기업의 경우 흔히 말하는 인서울 뿐만 아니라 지방 국립대 혹은 지방사립대 출신도 있습니다. 다만 전국에 소재한 지점이 많아 학벌이 다양한 편인 것 같습니다. 

지원하려는 기업에서 학벌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면, 각 기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임원진의 학력을 확인해보세요. 수많은 경쟁을 뚫고 올라간 임원진의 학력은 그 기관이 학벌을 얼마나 중요시하는가 보여주는 간접적인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필기시험을 통해 채용되기 때문에 학벌이 다소 부족하다 느껴지더라도 학점 및 토익 등의 다른 서류 스펙과 높은 필기점수를 확보하면 어느 회사든 충분히 합격할 수 있습니다. 

금융공기업에선 보통 SKY와 성균관대, 한양대, 서강대 출신이 많지만 ‘학교를 보고 뽑았다’ 보다는 ‘걸러놓고 보니 그 학교 출신들이 뽑혔다’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토익이나 학점의 경우 NCS 시행 이후 일부 금융공기업에서 영향력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지원자 대부분이 고스펙자인 만큼 고고익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학점은 4.0을 넘는 게 유리하겠죠.

하지만 학점 4.0 이상이 아니더라도 KRX나 한국은행 공모전 입상경력 같은 우수한 수상경력이나 자격증을 갖추고 있으면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신용보증기금처럼 학점을 많이 보는 금융 공기업이 있고 아닌 곳도 있으니 여러 군데 지원해서 서류통과 가능성을 살펴본 다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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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기업의 자격증 우대 여부

현재 상황에서 CFA나 FRM은 추천하기 애매한 자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두 자격증이 유망했던 시절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CFA는 준비 기간과 비용 부담이 크고 FRM은 난이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250만 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는 데 비해 서류 전형에서 인정하는 곳이 드뭅니다. 

CFA는 최소 3년의 기간이 소요됩니다. 게다가 LV1, LV2는 인정 안 합니다. 예전에 지역난방공사에서 인정해줬는데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FRM의 경우 예전에는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한국은행에서 자격증 유무를 별도로 표기하고 가점을 줬습니다만, 현재는 가점을 주는 기관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멘티님이 리스크 관리에 관심이 있어 FRM을 준비하거나 재무/투자분야 공부하기 위해 CFA를 대비한다면 괜찮겠지만 그런 것과 무관하게 취업만을 위해 자격증 준비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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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목적으로 한 자격증은 차라리 세무사나 CPA가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사견이지만 자격증 준비에 투자하는 시간에 전공 공부를 더 해서 필기시험 고득점을 노리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국제자격증에 관심 있다면 *AICPA가 조금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AICPA는 취득 전 회계학점을 요구하며 미국 영토 내에서 시험을 쳐야합니다. 또한 1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고 비용이 매우 비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원할 금융공기업의 자격증 우대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수험준비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더 궁금한 게 있다면 문의주세요.

*AICPA: American Institute of Certified Public Accountant. 미국공인회계사 

멘티님 안녕하세요. 치열한 학과생활과 막막한 취업준비에 고생이 많죠? 저도 힘든 대학생활을 거치고 취업했지만 요즘 취업은 장원급제에 비할 정도로 어려워 취업 준비생들을 괴롭힌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멘티님은 훌륭하고 체계적인 과정을 밟고 있네요. 그동안 묵묵히 걸어온 자신을 칭찬하세요. 저 역시 긴 여정에 박수와 격려를 보냅니다.

우선 질문에 대한 답부터 하고 취업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제가 항상 강조하는 부분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일방적인 글이라 답답하고 딱딱하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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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활동, 금융권에 한정짓지 마세요

짧은 글에 제 생각을 담기엔 능력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글을 길게 썼다가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 몇 번을 지웠네요. 지금부터는 멘티님이 공유한 스펙이나 경험, 의문사항 등에 대해 직설적으로 조언하고자 합니다. 조금 강하게 이야기해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세요.

 

1. 멘티님의 스펙은 학점 외에 건드릴 것이 없습니다. 스펙에 연연치 말고 자신감 있게 도전하세요. 시간이 정말 많이 남았다면 토익을 더 쳐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CPA급이 아닌 이상 금융공기업에서 득이 되거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증은 없습니다.

 

2. 뽑히는 게 어렵겠지만 원하는 분야나 회사의 인턴은 되도록 해보세요. 원하는 회사라도 다녀보고 맞지 않아 퇴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한 번의 퇴사경험이 있습니다.

 

3. 직무스쿨과 금융 아카데미를 정말 듣고 싶은 것이라면 추천하지만, 스펙을 위해 듣는 거라면 큰 도움은 안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할 만한 대외활동이 없다면 이런류의 활동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금융권으로 한정 짓지 말고 하고 싶은 대외활동은 되도록 많이 해볼 것을 권장합니다.

서류보다 필기가 더 큰 변수

금융 공기업은 서류보다 A매치라 불리는 필기 시험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합니다. CPA 공부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열심히 준비해보세요.

 

긜고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근면, 열심히’ 이런 컨셉을 살려 자소서를 쓰는 것 같습니다. 물론 멘티님에게선 그런 노력이 보이고 그런 인생을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류의 자소서는 굉장히 차별성이 떨어집니다. 표현 방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세요.

 

취업 시장에서 도는 말이 있죠. 최고의 스펙은 관계다. 넓은 인맥을 확보하는 게 본인을 위해서도 좋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경로는 사람밖에 없습니다. 금융 아카데미나 다른 대외활동도 그런 식으로 접근했으면 좋겠습니다.

자격증 외 취업공부는 스터디를 통해서 하고, 대외활동에서는 많은 인맥과 교류하길 바랍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 하다 보면 차별점이 보이고 내가 내세울 장점과 숨길 단점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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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아이덴티티를 가져라

취업 준비의 핵심은 ‘아이덴티티를 가져라’ 입니다. 수많은 경쟁자와 무의미한 스펙경쟁에 빠지다 보면 정작 중요한 무기를 잃곤 합니다. 너무 스펙에 의존하고 연연하기보다 자신의 색깔을 찾고 그에 맞는 경험을 쌓으며 준비하세요. 

다소 원론적이고 유치한 답변으로 보이나 취업과 사회생활을 겪으며 느낀 점이고 확실히 정체성이 뚜렷한 인재가 조직에서 빠르게 성장합니다. 취업에서 경쟁자와 차별을 보이고 싶다면 본인을 정확히 알고 그 정체성을 부각하기 바랍니다.

멘티님은 충분히 많은 경험치를 쌓으며 대학생활을 해온 것 같습니다. 다만 너무 스펙 쌓기에 치중한 경험이 아닐까싶은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질문 글에 드러나지 않은 많은 시간들이 있겠지만, 그 시간을 스펙과 본인 어필에 필요 없는 이야기로 치부하고 뒤에 미뤄둔 건 아닐까요?

거쳐 온 시간을 증명할 상장과 증명서가 없다고 그것을 뽐내지 않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취업에 연연치 말고 하고 싶은 것들을 많이 해보세요. 

"대학에 가면 00할 수 있다. 취업하면 00할 수 있다." 모두 거짓말입니다. 하고 싶은 건 지금 해야 할 수 있습니다. 스펙과 관련 없을 것 같은 경험도 인생과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보세요. 다수의 경험이 본인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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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자기소개서

아 다르고 어 다르단 말이 있습니다.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같은 인재가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사견이지만 멘티님은 훌륭한 스펙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경쟁자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멘티님 스펙으로는 충분해요. 

그럼에도 서류 전형에서 낙방을 경험했다는 것은 자신의 표현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거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어떤 컨셉의 인재인지, 나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저 사람 매력있다. 연애를 할 때도 이게 중요하죠. 스펙도 매력 중에 하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취업은 사람을 뽑는 일입니다. 옆에서 같이 일할 사람을 뽑는 일이죠. 같이 일하고 싶을 만큼 매력있는 인재를 뽑습니다. 내가 진입하려는 분야에선 어떤 매력이 통할지 고민해 보고 그 부분을 어필하세요.

지금의 가시발길이 미래의 나에겐 영광스런 첫 걸음일 수 있습니다. 아직 잘 모르고 부족한 상태겠지만 자신만의 판단과 기준으로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지 않아도 멘티님만의 기준으로 훌륭한 인생을 살아온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효율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고 나만의 차별성을 갖춘다면 좋은 결과를 맞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