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기 어렵다 젊은 대학생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득 차있다. 유퀴즈를 보는데 취준생의 표정이 하나같이 어둡다.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이 뚝뚝 묻어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토익, 오픽 그리고 컴활을 딴다. 조금 더 욕심을 내면 CFA 같은 자격증을 준비한다. 회사에 뽑히기 위해서는 우리를 증명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가장 명확한 증명은 숫자와 기록으로 남는 것들이다. XX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학점은 4.0이고
Excel을 잘 다룰 줄 안다. 마케팅 공모전에 참가해서 수상했다. 뭐든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일단 우리는 스펙을 쌓고 본다. 일석이조는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뭐지? 난 좋아하는 게 있는데.. 그걸 포기하면서까지 AICPA를 따야 할까? 나는 투자와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생각하고 느낀 것을 기록하는 것도 좋아한다. 이것들은 AICPA와는 거리가 멀다. 물론 AIPCA를 공부하면 투자에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다른 공부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쉽게 말해 투자자와 회계사는 아예 다르다. 결론적으로 나는 그날 산책하면서 AICPA를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을 접었다. 이 소금팍팍 웹사이트를 성장시키는 일도 재밌고, 읽고 싶은 책도 많다. 좋아하는 일이 이미 있는데도 그닥하고 싶지도 않은 자격증을 공부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느껴졌다. 공짜 점심도 없다 내 최고의 선택이었다. 투자 공부하면서 엄청나게 재밌는 분야라고 느꼈다. 그래서 책도 반 년 동안 50권 가까이 읽고 유튜브 <신과 함께>와 같은 영상도 찾아봤다.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재밌어서 했다. 삶의 활력소이자 취미 생활이었다. 이 분야에서 꼭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CFA를 공부했다면 절대로 지금의 결과는 없었다. 힘들고 고된 수험기간 때문에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 했을 거다. 취미처럼 자유롭게 공부한 덕에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다. 책을 보고 샤워하면서 책에서 읽은 이해 안 가는 내용을 곱씹을 수 있었다. 정리한 내용을 글로 쓸 수 있었다. 자유롭게 공부했고 내 길을 찾게 되었다. 비록 남이 보기엔 큰 발전이 없었을지언정 좋아하는 분야를 찾았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하루하루의 삶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무언가를 만나게 된 것은 드문 일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행복한 일이고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거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시간이었다. 약간의 용기를 낸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언제서부터인가 정말 싫어하는 말이 있다. 하나를 얻기 위해서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만 한다. 위의 말은 그 당연한 진리를 놓친다. 내가 자격증을 따려면 글을 쓸 시간, 책 읽을 시간, 리포트를 작성할 시간이 아예 없어진다. 우리가 스펙을 쌓는 동안은 내면이 소리치는 것을 못 본 체한다. 언젠가는 내면이 더 이상 소리치지 않는다. 별거 아닌 스펙 하나 따기 위해 우리는 제일 중요할 수도 있는 일을 포기한다. 사실 스펙을 쌓는다는 것은 우리가 실력을 기르기 위한 노력도 아니다. 남들도 하니까 따라하는 수동적 회피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생각한다. Connecting the dots 나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더 잘하고 좋아해야 한다. 내면의 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내 마음이 이끄는 삶을 살고 싶다. 이렇게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자주 흔들린다. “이대로 괜찮을 걸까? 남들은 달려나가는데이렇게 여유를 부려도 괜찮을 걸까?” 불안함을 떨치는 건 언제나 어렵다. 작년이었다면 이런 생각이 들면 보름을 전전긍긍했을 거다. 그래도 지금은 반나절 만에 정신 차린다. 금방 나의 일상에 다시 몰입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AICPA를 딸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다듬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엔 회계 공부가 너무 하고 싶어서 시작할 것이다. 현재는 날 더 뾰족하게 만들고 싶다.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인스타그램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의 말처럼 점이 이어져서 선을 이룰 것이다. Connecting the dots. 겁먹지 말자.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고시급'19.3.28 11:10 AM (39.7.xxx.95) 이번 1차 합격하셨나요? 아드님은 정석대로 열심히 하고 계시네요. 응윈합니다.이번1차 고대200.연대성균관중대150.서강이대100 합격한거로 알아요 2. ...'19.3.28 11:11 AM (223.38.xxx.22) 친구들 2명 모두 1년 8개월해서 붙었어요. 3. 주위'19.3.28 11:11 AM (110.70.xxx.77) 가천대 재학중부터 공부하더니 졸업하고 탄 이웃지인 아들 강원대 재학중준비하고 졸업한해에 딴 아이 4. ㅁㅁ'19.3.28 11:14 AM (120.16.xxx.130) 남편이 회사다니면서 짬짬이 패스했는 데 5. ㅁㅁ'19.3.28 11:16 AM (120.16.xxx.130) 두뇌 영양제는 오메가3, 은행, 인삼, 비타민 비 & 씨 복합제 였는 데 단종되서 안나오네요. 오메가3는 지혈이 안되는 부작용이 있으니 수술 앞두신 분들은 드시면 안됩니다 6. 해피'19.3.28 11:17 AM (218.147.xxx.182) 지인 아이들이 거의 일이년
공부해서 회계사 된 아이들이 7. 원글이에요'19.3.28 11:17 AM (211.178.xxx.64) 답변과 응원 감사드려요 이제 시작이에요 8. ㅁㅁ'19.3.28 11:19 AM (120.16.xxx.130) 저도 한두과목 공부하다 말았는 데 회계기본으로 세무 상경과 졸업했으면 대학과정 수준 비슷해요 9. ...'19.3.28 11:21 AM (14.39.xxx.161) 초중고 12년 외국에서 졸업하고 10. ㄹㄱ'19.3.28 11:24 AM (211.179.xxx.4) 미국 cpa는 쉬운편이에요 한국회계사 시험이 어렵죠 회사가면 씨피에이는 수두룩 11. ..'19.3.28 11:30 AM (223.62.xxx.36) 중요한 건 회계사가 한물 간지 10년은 넘었어요 12. ...'19.3.28 11:38 AM (119.192.xxx.173) 원글님, 그럴 때 분하고 화나면 지는 겁니다. 무슨 공부한다, 뭐한다 말하지 말고 그냥 저 알아서 하겠지 하고 내색하지 마세요. 최근 주변에 아주 비슷한 일이 있어서 꽤 심각하게 이야기 나눈 적이 있어서요. 13. 그리고'19.3.28 12:02 PM (175.113.xxx.109) 4년전에는 CPA 취업하기 어려웠는데 14. ..'19.3.28 12:06 PM (125.128.xxx.97) 고시보다는 못하지 않을까요? 15. ㅎ그건'19.3.28 4:39 PM (39.17.xxx.4) ...님 변호사도 공무원 특채면 16. ㅁㅁㅁㅁ'19.3.28 7:56 PM (119.70.xxx.213) 한물갔다 푸념하는 직업은 참 많은거 같은데.. 17. ..'19.3.28 8:31 PM (223.62.xxx.36) 윗님 대기업 회계팀 직원 보다 돈 못 버는 회계사들이 훨씬 많아요 18. 요즘 좋음'19.5.2 6:22 PM (218.38.xxx.206) 회계사 요즘 완전 물 만났어요. 앞으로 10년넘게 호황예상해요 19. eeer'19.5.18 8:59 AM (110.70.xxx.100) 어렵습니다. 여기서 커뮤니티만 하는 사람들은 절대 그정도 난이도시험에 대해서 평가할자격도 없을정도로 어렵습니다. 다들 주위에 1~2년만에 합격했다는 애들있다고하니까 하면되는시험이라는착각도하고요즘 호황이네아니네 하는데.. 막상해보면 얼마못가서 다 수험생활 포기할정도로 공부량 장난아닙니다.. 수험생활평균 4년인 시험입니다. 여기 커뮤니티는 뭐 하루 10시간씩 1년공부는 장난으로 생각하는 누구나 그정도하는거라는 말로만 떠드는ㅋㅋ 본인들은 그렇게앉아있지도못하면서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