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 이야기 글 - jeonlaedonghwa iyagi geul

두 번째 이야기 -달걀 값이 송아지 값
봉이 김 선달의 이웃집에 욕심 많은 구두쇠 영감이 살았습니다. 김 선달의 재산은 여윈 황소 한 마리뿐이었지만, 구두쇠 영감네 집에는 살이 토실토실한 암소들이 여러 마리 있었습니다. 
‘우리 집 암소들은 새끼를 낳아야 하니 일을 시키면 안 돼.’
구두쇠 영감은 김 선달의 황소를 빌려 짐 나르는 일을 시키곤 했습니다. 그래서 김 선달은 구두쇠 영감을 골려 주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김 선달은 달걀 꾸러미를 들고 구두쇠 영감을 찾아갔습니다.
“영감님, 이 달걀을 받으세요. 따끈따끈합니다.”
“아니, 그걸 왜 나에게 주는가?”
“그야 영감님 달걀이니까 드리는 거지요.”
“내 거라니? 그럼 우리 집 닭이 낳은 알이란 말인가?”
“그런 게 아닙니다. 우리 집엔 수탉이 없는데 암탉이 알을 낳았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하고 살폈더니, 글쎄 영감님네 수탉이랑 온종일 같이 지내지 뭡니까? 영감님네 수탉이 없었다면 우리 집 암탉이 어떻게 알을 낳았겠어요? 그러니까 이 달걀은 영감님 것입니다.”
구두쇠 영감은 손뼉을 치며 좋아했습니다.
“그야 물론이지. 우리 집 수탉이 아니었으면 자네 집 암탉이 어떻게 알을 낳았겠는가? 그러니 달걀은 내 것이 당연하지.”
다음 날에도, 또 그 다음 날에도 김 선달은 구두쇠 영감에게 달걀을 갖다 주었습니다.
“아니, 아부를 해도 정도껏 해야지. 날마다 달걀을 구두쇠 영감에게 갖다 바치다니.”
사람들이 수군거렸지만, 김 선달은 아랑곳하지 않고 구두쇠 영감에게 계속 달걀을 갖다 주었습니다. 며칠 뒤, 구두쇠 영감네 암소가 송아지를 낳았습니다. 김 선달은 영감을 찾아갔습니다.
“영감님, 암소가 송아지를 낳았다면서요?”
김 선달은 성큼성큼 외양간으로 들어가 송아지를 끌고 나왔습니다. 그러자 영문을 모르고 서 있던 구두쇠 영감이 깜짝 놀라 물었습니다.
“아니, 왜 남의 집 송아지를 끌고 나오나?”
“남의 집 송아지라니요? 우리 집 황소가 아니었다면 영감님네 암소가 어떻게 새끼를 낳았겠습니까? 달걀이 영감님 것이듯 이 송아지는 제 것입니다.”
김 선달은 송아지를 자기 집으로 끌고 갔습니다. 구두쇠 영감은 아무 말도 못 하고 끌려가는 송아지를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자료 제공=‘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북한 전래 동화(박상재 글ㆍ서영경 그림ㆍ함께자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