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에이 건담 결말 - teon-ei geondam gyeolmal

 

턴에이 건담의 주인공 - 로랑 셰아크

안녕하세요? Sky Guitar 입니다. 긴 연휴 동안 제 블로그도 길게 쉬었네요. ㅎㅎ

오늘은 턴에이 건담의 이야기 중에 캐릭터 이야기로 시작 해 볼려고 합니다.

역시나 처음으로 소개해 드릴 캐릭터는 주인공인 로랑 셰아크 입니다.

특이한 점은 일본만화에서 흔치 않은 흑인 주인공 이란 점이랑

역대 건담 시리즈 주인공 중에서 유일하게 여자 성우가 담당했다는 점

또한 초반부터 정신적으로 성장이 끝난다는 점 입니다.

​로랑 셰야크는 달에 사는 인류인 문 레이스의 지구 귀환 작전 개시 2년전

키스 레제, 프란 돌과 함께 지구의 현 상황등을 관찰하기 위해 선발대로

지구로 파견 되었습니다. 거기서 강에서 헤엄 치다가 급류에 휩쓸리면서

떠내려 오는 것 나중에 주인 아가씨가 되는 키엘 하임과 소시에 하임 자매에게

구조 받은 후 두 자매의 집에서 운영하는 광산 노동자로 일하다가

기계 정비에 재능을 보여서 하임 일가의 전속 운전수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그집 머슴이 된 것이죠. ㅎㅎㅎ

주인 아가씨인 소시에 하임과 성인식을 하던중에 지구에 내려온 디아나 카운터와

밀리샤간의 교전이 벌어졌고 로랑 셰아크는 화이트 돌로 있다가

소생한 턴에이 건담에 탑승을 하게 됩니다.

전력적인 면에서 상대가 안되던 지구측인 밀리샤에 가담해서 동족인

문레이스들과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로랑 셰야크는 결론은 문 레이스와 지구인들간의 화합의 목적으로

전투를 벌였으며 뭐 전쟁 상황이기는 하지만 살인귀들인 기존 건담의

파일럿들과는 달리 사람을 죽이는 행위를 하지는 않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로랑 셰아크에 의해서 전사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고 봐야죠. 끝판왕인 깅가남 또한 뭐 로랑 셰아크가 죽인 것 아니고

턴에이 건담과 턴엑스의 공명 때문에 저 세상으로 간것이죠. ㅎㅎ

이 녀석은 여장을 한 것 때문에 로라로라 라고도 불리우는데요.

다른 남자들이 자신을 여장시키고 이름까지 바꿔 부르면

기분이 나쁠법도 한데 로랑 셰아크는 별로 신경을 안쓰는것 같습니다.

이 녀석은 한마디로 말해서 성격이 무지 착한대요.

그리고 개념또한 잘 잡혀 있는 캐릭터 입니다.

한가지 좀 답답한 면이 있는 것은 바로 머슴기질이 다분하다. 라는 것 입니다.

자신의 의견보다는 어쩃든 신분 때문에 주인아가씨인 키엘 하임 이나.

소시에 하임에 말대로 한다던지 그리고 자신의 동족의 여왕인 디아나 소렐의

말대로 움직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여복은 있는지 주인아가씨인 소시에 하임은 그를 좋아해서

키스신도 있고요. 마지막편에 보면은 여왕인 디아나 소렐을 모시면서 살아 갑니다.

뭐 결말에 둘이 결혼 했다. 그냥 주종 관계다 라는 주장이 팽팽히 대립하지만

어느 쪽이건 디아나 소렐의 말년을 시중들며 허드렛일을 하고 있습니다. ^^

진짜 머슴이던지 남편이던지 둘다 종놈 팔자라는 것이죠. ㅋㅋㅋ

턴에이 건담의 여주인공 - 디아나 소렐

신분은 문 레이스의 여왕 입니다. 그녀의 부친은 인공 자연을 구축한 콜로니인

미슬토를 통해 우주에서 효율적으로 식량을 생산하는 길을 개척함으로써

문 레이스가 달에 거주하는데 큰 공헌을 했고 이를 인정받아 자연스럽게

그의 딸인 디아나 소렐이 달의 여왕이 되었고 멘테나 가와 깅가남 가가

이것을 지탱하는 정치체제가 완성 되었습니다.

문 레이스의 목적은 지구의 환경이 회복되면 다시 지구로 돌아가는 것이

목적이였고 이에 따라 냉동수면 기술이 개발되어 오랫동안 디아나 소렐은

냉동수면과 각성을 거듭하였습니다. 오랜 냉동수면으로 그녀는 좀 골골 대는

편이기도 합니다. ^^

디아나 소렐은 냉동수면으로 억지로 생명을 연장하기 보다는 지구에서

자연 순리대로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깨달아 문 레이스가 지구에

돌아가야 할때가 되었음을 느끼고 디아나 카운터를 조직해서 지구귀환

작전을 계획했으니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들 과의 대립을 일으킵니다.

그러던 중에 자신과 똑같이 생긴 키엘 하임과 장난으로 했던 역할 바꾸기

하면서 키엘 하임의 묘지에 방문하고, 야전병원들에서 힘든일 을하면서

서서히 지구인의 입장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러던 중에 디아나 카운터내에서 디아나 소렐로 바뀐 키엘 하임에 정책에

대항하는 세력도 생기고 강경파인 깅가남 함대도 끼어들어서

대혼란을 겪는데요. 결국은 종넘인 ㅋㅋㅋ 로랑 셰아크랑 잘 극복을 합니다. ㅋ

디아니 소렐의 성격은 신분인 여왕답게 고귀하면서도 건담 3대 성녀라고 불려질

만큼 개념있는 여주인공으로 통하는데요.

이런 그녀를 많은 문레이스들이 존경하고 따릅니다. 뭐 그녀와 싸우기는

했지만 기므 깅가남도 결론은 디아나 빠돌이 ㅋㅋㅋ

디아나 소렐은 마지막에 보면 오랜시간 냉동수면으로 생명을 연장해서 지구에서

살면서 급속도록 건강악화 및 노화가 왔는지 지팡이에 의자하면서

살고 있는데요. 달의 여왕직은 키엘하임이 대신하고 그녀는 종놈인

로랑 셰아크의 시중을 받으면서 조용히 살아가는 것으로 끝을 맞이 합니다. ^^

오늘은 턴에이 건담의 남녀 주인공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다음번에는 다른 캐릭터들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Coming Soon!!

턴에이, 토미노의 승부수.

sonofspace.egloos.com/1230310

건담, 연대기의 시작, '역습의 샤아', 다시 한번 인류를에서 이어집니다.

토미노의 승부수1: 못생긴 건담처음 턴에이의 제작 소식이 들렸을 때 건담 팬들은 열광했습니다. 비록 V건담에서 말아먹기는 했지만 누가 뭐래도 건담의 아버지가 감독을 맡은 신시리즈였으니까요. UC만을 진정한 건담으로 치는 구건담 팬들은 다시 정통 UC 연대기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했을 겁니다. 그런데 조금씩 공개되는 자료들이 심상치가 않았습니다. 지온이나 연방 같은 기색은 코빼기도 안 보였고, 어느 시대인지 쌍엽기가 날아다니는 요상한 배경이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의 건담 팬을 경악시킨 충격적인 턴에이 건담이 등장합니다.

턴에이 건담 결말 - teon-ei geondam gyeolmal

(처음 턴에이 건담의 디자인을 봤을 때는 건담 시리즈를 한 편도 보기 전이었다. 그래서인지 별다른 거부감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도 멋있다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안 든다)

지금에 와서는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이네, 공학비례가 아름답네 어쩌네 하는 소리도 들리지만 처음 저 디자인이 공개되었을 때 건담 팬들은 분노와 패닉에 빠졌다고 합니다. '저런 건 건담이 아니야!'라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튀어나왔고요. 사실 제 눈에도 전혀 멋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저 특징적인 수염의 존재는 미관을 심각히 저해합니다(몸체만 놓고 보면 날렵하고 깔끔하긴 합니다). 턴에이 건담은 극 중에서도 팬들에게도 수염 건담이라고 불립니다.

문외한의 눈으로 봐도 저 디자인은 절대 팔릴 만한 디자인이 아닙니다. 이건 토미노 감독의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토미노 감독이 일부러 저런 파격적인 디자인을 선택함으로써 '건담다운 것'에 집착하던 팬들을 조롱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저는 한편으로 대량살상무기인 건담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일들을 탈피하기 위해 일부러 저런 이상한 디자인의 모빌슈트를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턴에이에서는 전투신도 별로 멋지지 않습니다. 특별히 눈에 띄는 건 마지막화에서 코렌의 특공이나 해리의 활약 정도고, 일반적으로 전투는 아주 밋밋합니다. 턴에이가 스펙상으로는 어마어마한 능력치를 갖고 있지만 극 중에서 드러나는 건 얼마 되지 않습니다. 무장도 라이플, 해머, 빔 샤벨 정도로 평범합니다. 특수 병기 같은 건 없습니다. 월광접도 애니메이션에서는 대단한 무기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전 전투신이 재미없어서 중간에 좀 지겹기도 하더군요.

 전 토미노 감독이 살상무기인 건담과 살육의 현장인 전쟁이 멋있게 그려지는 걸 피하고 싶어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기존의 건담 시리즈가 전쟁을 미화하는 부분이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했던 것 같고, 턴에이에서는 그런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려 합니다. 팬들에게는 물론이고 극 중에서도 턴에이는 전혀 사랑받지 못합니다. 오히려 흑역사를 불러온 ‘나쁜 기체’로 인식됩니다(V건담에서도 건담이 우주 이민자들을 괴롭힌 기체로 소개되었죠). 파일럿인 로랑도 별로 턴에이에 애착을 갖지 않습니다. 다른 주인공들이 건담을 아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반응입니다. 로랑은 턴에이를 유용한 병기 내지 도구로서 인식하고 사용합니다.

토미노는 정말 철저하게 성공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턴에이는 역대 건플라 중에서 가장 인기가 없습니다. 이렇게 스폰서에 큰 손해를 끼치면서 토미노는 목적을 달성합니다. 그는 건담이 가질 수 있는 인기의 원천을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사람들이 건담의 전쟁에 매혹당하는 것을 막습니다. 적어도 턴에이에서는 건담과 전투가 관심의 중심에 있지 않습니다. 턴에이는 비록 형식은 로봇물이지만 그 중심은 캐릭터들의 활약과 그들이 이끌어나가는 이야기에 있습니다.

토미노의 승부수2: 착한 캐릭터

캐릭터 면에서도 턴에이는 다른 시리즈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대체로 그전까지 건담 시리즈의 주인공들은 성격적으로 다소 문제가 있었습니다. 아버지한테도 맞아본 적이 없이 과보호로 자라온 아무로나, 이름이 여자 같다고 놀렸다는 사소한 이유로 군인을 패는 카미유는 어딘지 정신적으로 불안한 면이 있습니다. 쥬도는 건강한 성격이기는 하나 반항적이고, 경솔한 면이 있지요. 대부분 여러 이유로 한두 번씩 반항을 해서 브라이트한테 수정당하고는 합니다. 반면 턴에이의 주인공인 로랑 셰아크는 다른 시리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반듯하고 착한,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정신적으로도 안정되어 있고, 번민하는 일도 적습니다. 하기야 출신부터가 로랑은 민간인이 아니라 지구정찰을 목적으로 선발된 특수요원이니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에 중요한 차이점이 또 있습니다. 아무로나 카미유 같은 경우는 민간인의 신분에서 불가피하게 건담에 타고 원치 않는 전쟁에 휘말려 듭니다. 그러나 로랑은 자기 자신의 의지로 건담에 타서 전쟁에 뛰어듭니다. 퍼스트의 아무로나 제타의 카미유는 분명한 목적 의식 없이 건담에 타고 살아남기 위해 싸웁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철저히 전쟁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지만 로랑은 그렇지 않습니다. 로랑에게는 사람들을 지키고 전쟁을 막겠다는 분명한 의지가 처음부터 있습니다. 제8화인 '로랑의 소'에서 로랑의 의지는 분명히 들어납니다. 로랑은 이 화에서 자신이 문레이스라는 것을 고백하며 "달의 사람이건, 지구의 사람이건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자와는 모두 싸우겠다"고 선언합니다. 시드의 키라 야마토가 30화가 넘어서야 간신히 내린 결론을 로랑은 처음부터 내리고 있습니다. 로랑이 정신적으로 성숙하고 착한 캐릭터이기에 가능한 연출이었겠죠.

턴에이 건담 결말 - teon-ei geondam gyeolmal

(이 화의 로랑의 강렬한 선언 때문에 나는 턴에이를 다 보았다. '생명을 소중히 하지 않는 모두와 싸운다'. 생각하면 간단한 결론인데 그전에는 누구도 여기에 도달하지 못하고 전쟁에 휘말렸다. 이런 생각이 비록 비현실적이더라도 호소력은 강하다. 문레이스이면서 몇 년간 지구에서 산 로랑이기에 서로를 이해하는 데로 나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로랑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야기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디아나 소렐이나 키엘 하임도 전쟁을 막고 평화를 이룩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능동적인 히로인들입니다. 이전의 시리즈에서 '시대'는 더 이상 개입할 수 없는 명제로 주어지며 이야기는 그 시대에 주인공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살아남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시대의 가혹함에 눈물 흘릴 뿐이었지요. 하지만 턴에이에서는 그런 시대의 흐름 자체를 변화시키려는 주인공들의 노력에 처음부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로랑과 디아나, 키엘 등은 전쟁을, 그리고 흑역사의 재래를 막기 위해 싸웁니다. 전쟁에 끌려 다니며 상처를 입는 주인공들과 자신들의 의지로 전쟁에 뛰어들어 평화를 만들어내려는 주인공들의 차이는 토미노가 의도하는 바가 확연히 달라졌음을 보여줍니다. 전자에서는 전쟁의 비극을 강조했지만 후자에서는 평화의 소중함과 그를 위한 노력에 더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턴에이에서는 죽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TV 애니메이션이라는 틀에서는 이 편이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턴에이 건담 결말 - teon-ei geondam gyeolmal
턴에이 건담 결말 - teon-ei geondam gyeolmal

(둘은 디아나 소렐로서, 그리고 키엘 하임으로서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 원래 건담 시리즈에서는 여성들이 많이 등장하고 활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전에는 어디까지나 '보조적' 역할에 불과했다. 하지만 턴에이에서 이 둘은 로랑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주역이다. 생각해보면 퍼스트에서 턴에이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비중이 점차 커져왔다. 퍼스트에서는 여성 파일럿이 하나도 없지만 V건담에서는 여성 파일럿이 더 많다. 시대와 감독의 인식이 변화했다고 할 수 있겠다)

덧붙여 턴에이에서는 '악'이라고 할 만한 캐릭터가 안 나옵니다. 퍼스트의 기렌 자비, 제타의 시로코, 더블 제타의 하만같이 전쟁을 일으키고 확대하는 악역은 사실 없습니다. 란바 랄이나 애나벨 가토 같은 군인의 이상을 보여주는 캐릭터도 없습니다. 턴에이에서 전쟁은 사소한 오해와 편가르기에서부터 퍼져나가고, 그것이 사람들의 호전성과 욕망에 불을 붙여 확대될 뿐입니다. 구엔도 전쟁을 통한 발전을 꿈꾼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캐릭터로 묘사되지만 악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습니다. 유일하게 긴 깅가남이 악이라고 칭할 만한데, 등장이 늦기도 하고 단순히 자신의 존재 의의를 전쟁에서 찾으려는 것에 불과해서 카리스마가 떨어집니다.

턴에이에서 전쟁은 어떤 누군가의 야심이나 이념의 충돌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충분히 대화와 상대에 대한 이해심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이방인에 대한 불신과 몇몇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에 무력 충돌로 확대됩니다. 달 거주민의 지구 정착 문제는 얼마든지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극 중에서 처음에는 사소했던 문제들이 분쟁을 거듭해가며 상대에 대한 증오로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똑같은 인간이지만 달과 지구라는 벽이 생기고 상대를 적대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우리의 실제 현실에서도 벌어지는 일들이죠. 단지 ‘우리편’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인간 이하의 존재로 취급하는 경향은 인간이 지닌 추한 결점입니다. 선을 긋기 전까진 똑같은 인간이었지만 선을 긋는 순간 섞일 수 없는 존재가 됩니다. 상대가 똑같은 인간이라는 사실마저 잊고 극렬한 증오심을 품기도 합니다. 내전 중에 빈번하게 일어나는 동족들 간의 학살은 우리 또한 경험한 바입니다.

하지만 토미노는 턴에이에서 '피할 수 없는 전쟁 같은 건 없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발적으로, 때로는 불가피하게 벌어지는 분쟁과 충돌이 사람들의 호전성에 불을 붙인다 해도, 상대가 살아 있는 인간임을 잊지 말고, 이해와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면 극복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주인공들은 실제로 파국을 막고 평화를 이루어냅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강한 의지와 착한 품성을 지닌 주인공들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일부에서는 노예 근성이다 뭐다 말도 듣긴 합니다만 저는 끝까지 '싸움 속에 자신을 잃지 않은' 로랑을 좋아합니다.토미노의 승부수3: 정력(正曆)의 시대턴에이의 시대는 토미노 감독의 구상의 핵심 중의 핵심입니다. 처음 사전정보 없이 턴에이를 보는 사람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대체 어느 시대인지 구분이 통 가지 않기 때문이죠. 지구의 문명 수준은 20세기 초쯤으로 보이는데 달에는 한층 발달된 문명이 존재하고, 턴에이는 지구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UC 시대와는 아주 다른 시대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무려 자크(볼쟈논이라고 불리지만)가 땅에서 발굴됩니다. 자크가 발굴되면서 UC 세기와의 연결 고리가 서서히 나타납니다. 결국 작품 후반부에서 턴에이의 정력은 UC의 시대에서 몇만 년이 흐른지 모를 미래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이 시대 설정은 여러모로 교묘합니다. 토미노 감독이 이전까지와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UC 시대에 머물러서는 안 됐습니다. UC는 이미 증오의 연쇄가 휘감고 있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실은 더블 제타에서 잘 드러납니다. 더블 제타는 쥬도라는 신선한 주인공을 내세워 밝은 분위기로 시작했지만 결국 UC 시대의 무거움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지구거주자와 콜로니거주자의 극한 대립이라는 배경, 이전 시리즈에서 진행돼온 전쟁과 죽음이라는 '역사'는 이야기를 불가피하게 우울하게 만듭니다. 더블 제타뿐만 아니라 F91과 V건담도 그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람들 사이의 증오의 연쇄를 끊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헤이세이 건담 시리즈들처럼 아예 다른 시대를 창조해내는 건 더욱 안 될 일이었죠. 그랬다간 자신이 창조한 건담과 정면승부하겠다는 계획이 실현될 수조차 없는 거니까요.

 그래서 토미노 감독은 UC 시대의 머나먼 미래를 그리기로 선택합니다. 1~2백 년이 아니라 몇만 년이라는 까마득한 미래를 말이죠. 이 미래는 단순한 미래가 아닙니다. 턴에이의 세계는 일단 한 번 멸망해버린 세계입니다. UC 시대에서 그렇게 다툼을 반복하던 인류는 결국 파국을 향했습니다. 액시즈를 들어낸 아무로의 소망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를 멸한 것입니다. 한 번은 멸망한 세계, 하지만 생명이 살아남아 다시 번성하려는 세계, 그것이 턴에이의 세계입니다. 즉 로랑들의 싸움은 잘못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한 싸움입니다. 전쟁의 결과가 파멸뿐임이 증명된 세계이기 때문에 로랑들의 싸움은 더욱더 큰 중요성을 가지게 됩니다.

턴에이 건담 결말 - teon-ei geondam gyeolmal

(전쟁으로 멸망한 세계에서 인류는 다시 문명을 재건해간다. 발달한 문명이 다시 파멸적인 전쟁으로 치닫을지도 모르지만 턴에이에서 보여준 주인공들의 노력은 그런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게 한다)
턴에이의 엔딩은 과거 인류의 잘못을 알고 있는 인류가 좀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암시를 줍니다. 로랑과 디아나들의 노력 덕분에 월광접은 발동을 멈추고 흑역사는 반복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달과 지구의 사람들은 함께 협력하여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갑니다. 부드럽고 명상적인 엔딩곡 ‘달의 고치’가 흘러나오는 턴에이의 결말은 어떤 건담 시리즈보다, 어떤 애니메이션보다 희망적입니다. 자신이 창조해낸 UC 시대의 일들을 사람들이 교훈을 얻어야 할 역사로 만든 토미노 감독의 용단은 감탄할 만합니다. 그는 비극으로 점철된, 만들어낸 자기 자신이 싫어했던 UC 시대를 저버리지 않고 끌어안아 진정한 평화를 바라는 턴에이의 결말로 승화시킵니다. 저는 토미노의 이런 태도가 진정 책임감 있는 모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턴에이의 시대 설정에는 좀더 오묘한 구석이 있습니다.


건담, 시대의 일부가 되다